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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밥심’으로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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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4-02-26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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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은 쌀을 깨끗이 씻어 어느 정도 불린 후 밥물을 맞춰 만든 음식이다. 흰밥이라고도 하며, 지방에 따라 곤밥, 산디밥, 밭벼밥이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이 밥이라는 음식은 우리 민족이 5천년 동안 먹어온 가장 귀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친숙한 음식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른바 ‘밥심’이라고 해서 우리 민족 모든 힘의 원천은 밥에서 나온다고 했다.

 

오늘은 밥의 재료인 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자. 우리민족은 예전부터 아침에 만났을 때 “좋은 아침”이라 하지 않고 “식사했습니까”라고 인사했을 정도로 밥에 익숙했다.

 

19세기의 학자 이규경(李圭景 : 1788∼1863)이 쓴 백과사전 형식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는 다양한 조선시대의 모습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이 책을 보면 당시 조선의 어른 남자 한 끼 식량이 7홉이라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것이 하루 두 끼만 먹던 그 시절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4배쯤 되는 양이다.

 

또 어느 학자에 따르면 밥을 담는 용기 자체가 고구려시대엔 지금보다 4배, 조선시대엔 2배쯤 컸다고 한다. 지금은 밥공기라고 하지만 과거엔 밥그릇, 더 옛날엔 밥주발 또는 밥사발이라고 표현 할 정도로 많은 양의 밥을 우리 조상들은 먹은 것이다.

 

그래서 조선 후기 이 땅에서 순교한 프랑스 출신의 다블뤼 신부는 조선의 식생활과 관련해 “우리 천주교인 중 한 사람은 7인분을 먹는다. 이는 그가 먹은 막걸리 사발수를 계산하지 않은 것이다”라며 놀라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처럼 우리민족은 예로부터 대식가(大食家)였다. 그런데 요즘 우리민족의 ‘밥심’이 갈수록 약해지는 추세라고 한다.

 

얼마 전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하루 평균 쌀 소비량은 184g이라고 했다. 한 공기 밥을 짓는 데 90~100g의 쌀이 든다고 할 때 예전과 견주어 보면 하루에 밥 두 공기도 안 먹었다는 얘기다.

 

그리고 병관리본부에서 내놓은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보면 우리 몸의 에너지원이 되는 음식으로 쌀의 비중이 많이 떨어지고 술의 비중이 늘었다고 한다.

 

이러다가 ‘밥심’ 대신 ‘술심’으로 버텨야 하는 것은 아닌지 매우 걱정이 된다. 하긴 필자의 경우를 보더라도 정말 요즘에는 ‘밥심’ 보다는‘술심’으로 사는 것 같아 남 보기가 민망해진다.

 

‘나무 아홉 짐하고 밥 아홉 번 먹기’라는 옛말이 있다. 이 말은 정월 대보름에 밥을 아홉 그릇 먹고, 나무를 아홉 짐하며, 나물을 아홉 바구니 캐는 풍속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것은 9라는 좋은 수를 매개로 하여 밥을 아홉 그릇 먹거나 나무를 아홉 짐 하는 것이다. 이처럼 정월 대보름에는 무슨 일을 하든지 아홉 번 해야 좋다고 생각하는데 바로 보름에 찰밥을 아홉 번 먹으면 그해를 잘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책을 아홉 번 읽기도 하고, 매를 아홉 번 맞기도 하는데, 이렇듯 무슨 일이든 아홉 번을 하면 한 해 동안 기운이 펄철 나서 건강하고 부지런하게 잘 살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밥의 경우, 정월 대보름이라는 특성에 따라 찰밥을 먹기도 하고 오곡밥을 먹기도 한다. 보통 보름밥, 농사밥이라고 불렀다.

 

우리가 즐겨 먹는 ‘자포니카’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은 6~7%로 밀보다 함유량이 적으나 질적인 면에서 훨씬 우수하다.

 

대부분이 전분질로 되어 있으며 단위 중량당 열량은 다른 곡물보다 훨씬 높아 인구부양 능력이 곡물 중에서 으뜸이라고 한다.

 

지방질은 올레익산, 리놀레익산, 팔미틱산 등 불포화지방산으로 주로 쌀겨층이나 배아에 분포되어 있다. 현미의 경우 2~3%, 백미의 경우 0.5% 정도 함유하고 있다.

 

탄수화물은 그 비중이 78%로 가장 높은데, 대부분이 전분으로 되어 있다. 또한 비타민 B와 E, 인, 마그네슘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무기질은 인이 많고 칼슘이 적다고 한다.

 

또한 쌀로 만든 밥을 먹을 경우 성인병 등 각종 질병 예방 및 퇴치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이것을 주기적으로 섭취하면 대장에서의 발효과정에서 낙산이 생겨나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시키며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

 

쌀에 함유된 섬유질 성분은 구리, 아연, 철 성분 등과 결합해 해로운 중금속이 인체에 흡수되는 것을 막아준다. 또한 수분 유지력이 커서 변비를 막고 인슐린 분비는 적어 비만,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각종 성인병의 예방을 돕는다고 많은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5천년 넘게 우리민족의 힘이 되어준 밥을 많이 먹어야 한다. 우리 몸도 그렇지만 우리 농업을 살찌우게 하는 군원이 되기 때문이다. 정말로 지금은 ‘술심’이 아니라 ‘밥심’으로 살아가야 할 때다. 

 * 이관일(시인,대중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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