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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맛없을 때, 따뜻한 가을 추어탕 한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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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3-11-1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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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어탕은 여름 음식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대표적인 가을 음식이다. 추어에서, 미꾸라지‘추(鰍)’자는 고기‘어(魚)’와 가을‘추(秋)’가 합쳐져서 이루어진 글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어탕은 말 그대로 가을철의 대표적 보양식이다.


추어탕의 유래를 보면 송(宋)나라 휘종(徽宗)이 고려(高麗) 인종(仁宗) 원(1123)년에 국신사(國信使)를 보낼 때 수행한 서긍(徐兢)이 송도에서 보고 들은 것을 그림을 곁들여서 기록한 책 ‘고려도경(高麗圖經)에 처음으로 추어탕의 유래를 알 수 있는 기록이 나오지만 미꾸라지는 강이나 논에 흔하므로 서민들이 그 이전부터 먹어왔으리라 추측된다고 학자들은 이야기하고 있다.


그리고 다른 문헌에서도 추어탕에 대한 효능이 자세히 나와 있는데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미꾸라지는 맛이 달며 성질이 따뜻하고 독이 없어 비위를 주고 설사를 멈추게 한다고 했으며,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뱃속을 따뜻이 덥혀 주며 원기를 돋우고 술을 빨리 깨게 할 뿐 아니라 발기불능에도 효과가 있다고 기록돼 있을 정도로 우리 선조들은 추어탕을 즐긴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추어탕을 끓이는 방법은 미꾸라지의 모양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첫째는 미꾸라지의 가시를 흐물흐물할 정도로 푹 삶는 것으로, 주로 중부 지방에서 많이 쓰던 방법이다. 둘째로는 뜨거운 탕 속에 덩어리 두부를 넣고 산 미꾸라지를 그대로 넣어 미꾸라지가 두부 속으로 파고들게 익히는 방법이다. 북쪽과 전라도에서 이런 방법을 썼다.


서울식은 사골과 내장을 끓인 국물에 두부, 버섯 등을 넣고 삶아 놓은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어 끓이는데 추어탕과 구별해‘추탕’이라고 부른다. 원주식은 특이하게 고추장으로 국물 맛을 낸다.


그리고 남원추어탕이라는 브랜드로 널리 알려진 남원의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따로 삶아서 체에 놓고 걸러 살점만을 따로 발라 닭 국물에 갖은 양념과 채소를 넣고 끓인 것이다.


먹을 때는 미꾸라지의 비린내를 없애려고 산초 가루를 넣고 먹는다. 이렇게 먹는 추어탕은 가시가 없어 가장 먹기 좋았기에 추어탕의 대명사가 된 것 같다.


또한 남원 추어탕은 섬진강의 지류인 소하천이나 개울에서 자라는 미꾸라지를 잡아 남원 지역의 토란대와 운봉 지역의 고랭지 푸성귀를 말린 시래기를 주재료로 넣어서 탕으로 끓여 만든 미꾸라지국으로, 전국적인 사계절 보양 음식이자 남원의 대표적인 향토 음식이 되었다.


이런 추어탕은 위장에 전혀 무리를 주지 않으며 소화가 빨라 위장질환 등에 적합한 음식이며 나이가 들어 소화력이 떨어져 있거나 병환 뒤 회복기나 수술 전,후의 기력 회복에 많은 효과가 있다.


그리고 강장, 강정식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또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인 칼슘과 비타민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어른들은 몸이 허하면 미꾸라지 탕이나 미꾸라지 어죽을 먹었던 것이다.


또 추어탕은 피부와 혈관, 내장에 생기를 주어 젊음을 유지 시키고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며, 특히 추어탕에는 미꾸라지의 미끈미끈한 점액 물질인 뮤신에는 황산 콘드로이친(chondroitin)이 들어 있어 나이가 들어 나타는 세포의 노화와 위축, 색소와 칼슘의 침착에 의한 피부 윤기의 떨어짐을 치료하거나 예방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예전에 우리네 농촌에서는 추분이 지나고 찬바람이 돌기 시작하면 논에서 물을 빼주고 논 둘레에 도랑을 치는데 이것을 ‘도구 친다’라고 했다.


이때 도랑을 이용하면 진흙 속에서 동면을 위해 논바닥으로 파고 들어간 살찐 미꾸라지를 잔뜩 잡을 수 있는데, 이렇게 잡은 미꾸라지로 국을 끓여 동네잔치를 여는데 이를 ‘갑을 턱’ 또는 ‘상치마당’이라고 했다.


마을어른들께 감사의 표시로 미꾸라지국을 대접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상치’가 노인을 숭상한다는 뜻이라고 한다.


어쨌든 여름이든 가을이든 상관없이 우리네 인심과 맛, 영양까지 고루 담긴 따뜻한 추어탕 한 그릇, 어떨까 싶다.  * 이관일 (시인,대중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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