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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가 사랑니 뽑기를 싫어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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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11-03 07:5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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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의 진료와 시술분야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일반적인 인식으로 보면 뭐니 뭐니 해도 이뽑기(발치)가 기본이다.

치의학이 의학영역에서 독립적인 한 분야를 이루고 있는 이유도 치의학의 진료 분야가 의외로 다양하다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치의학 전문대학원의 전공 필수과목만 해도 구강악안면외과, 구강내과, 교정과, 치주과, 보철과, 보존과 등 10개 이상의 과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의사로서 환자의 치아건강을 위해 두루 전문성을 가져야하겠지만 현실은 또 그렇지도 않은 듯하다. 어제 오늘의 일도 아니지만 병원입장에서 반기는 분야는 역시 치아교정과 임플란트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이유는 부록이다.

논란도 많다. 그렇게 필요한 시술이라면 건강보험적용은 왜 안되나서부터, 병원별로 가격 차이는 왜 그렇게 많으니, 이른 바 네트워크치과를 통한 임플란트시술가를 둘러싼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다시 원론으로 돌아가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는 사랑니의 통증에 시달리다가 병원엘 가면 이상하게 반응이 떨떠름하다. 마지못해서 시술한다는 눈치다. 때로는 다른 치과에 가서 발치하기를 권하기까지 한다. 아무리 봐도 좀 이상하다. 왜 치과에서 발치를 꺼리는 걸까? 

강남의 압구정동에서 디아트치과 고형준원장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설명한다. 치과의사에게 사랑니발치는 들이는 시간과 노력에 비해 보험수가가 낮은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또한 사랑니 발치는 단순한 발치로 보기에는 의외로 난이도가 큰 시술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시술과정에서 자칫 신경손상이나 안면마비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련한 치과의사의 경험과 수술 실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다시 정리를 하자면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위험부담을 안고 하기도 껄끄럽고 보험수가도 낮은 사랑니 발치를 그리 환영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얼핏 이해가 될 것도 같지만 아무래도 석연치는 않다.

이에 대해 30대 중반의 개원의, 고형준 디아트치과 원장은 사랑니 발치는 많은 임상경험이 필요한 분야로서 자신의 경우 연세대 치대 재학시절 치의학과 동아리 ‘에셀’의 회원으로 캄보디아와 아제르바이잔에 해외 의료봉사를 나갔던 경험을 이야기하며 멋쩍게 웃는다.

97년과 98년. 현지 의료봉사 시 많을 때는 하루에 발치를 80건 이상이나 했던 경험을 들려준다. 다행히도 발치 후에 문제가 되었던 환자는 없었으며 지금 치과개원의로는 비교적 젊은 나이지만 사랑니 발치 시술경험만큼은 본인이 아마도 베테랑경력에 속할 것 같다는 이야기다.

보험수가 문제, 위험부담 문제 등을 이유로 사랑니시술을 꺼린다는 치과의사들을 비난만 할 문제는 아니다. 현실은 현실로 받아들여야 한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서도 이윤만을 좇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사랑니시술에 기꺼이 나서는 디아트치과 고형준원장의 미소가 반갑고 믿음직스럽다.
                                             윤명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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