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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개혁으로 세운 드라이브인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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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03-18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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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부의 규제개혁은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현장중심의 규제개혁으로 국민들에게 환영을 받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직접 발로 뛰는 현장답사로 불필요한 안전 관련 규제를 풀어, 민간이 꼽은 2010년도 ‘규제개혁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와 함께 정부의 각종 행정서비스 간소화는 일반국민이 뽑은 ‘규제개혁 베스트 10’에 1위로 선정될 정도로 국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3월 8일 오전, 소방방재청 방호과 이동원 소방경은 경기도 분당으로 차를 몰았다. 주유소 내에서 차를 탄 채 음식을 주문하는 이른바 ‘드라이브인 휴게음식점’이 새로 설치된 주유소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원래 안전관리상, 주유소 내 음식점을 두는 것은 불법이었다. 휘발유와 같이 위험물이 산재한 주유소에 음식점을 설치하는 것은 화재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장의 수요가 하나둘 생기자,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드라이브인 휴게음식점’ 설치를 허용하는 것으로 법을 개정했다. 2010년 7월 이 법이 시행된 후로, 전국에 20여 개의 ‘드라이브인 휴게음식점’이 신설됐다.

소방방재청은 일선 소방서의 화재 예방·진압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소방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업무를 담당한다. 이 소방경은 “위험물 안전관리를 담당하고 있는데, 가끔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도 있다”며 “책상에 앉아서 보면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현실적으로 안 맞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자 입장에서 안전·위험물 관리 점검

이날 방문한 분당주유소 내에는 패스트푸드점이 ‘드라이브인 음식점’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이동원 소방경은 현장을 둘러보고 성수길 주유소 소장에게 애로사항을 물었다. 성 소장은 “요즘 기름값이 많이 올라 주유소 경영이 어렵지만 드라이브인 음식점 설치로 고객유인 효과도 있고 고정적인 임대료 수입도 있어서 그나마 낫다”며 근황을 털어놨다.

이곳 주유소 내 패스트푸드점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3백~4백명 정도로 상당하다. 매장에 좌석도 있지만 이용객 중 3분의 1은 차에서 간단히 커피나 햄버거를 시키는 ‘드라이브인’ 서비스를 이용한다. 경기도 성남시 수내동에 사는 윤준호(37)씨는 “차를 타고 자주 들른다”며 “주차를 하지 않고도 간편하게 커피를 살 수 있어 참 편리하다”고 말했다. 현장을 둘러보고 난 후 이동원 소방경은 “흡족하게 잘됐다”며 “규제 완화로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윈-윈 효과가 있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소방방재청은 매주 수요일을 ‘규제현장 답사의 날’로 정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소방방재청은 매주 수요일을 ‘규제현장 답사의 날’로 정해 현장의 애로사항을 듣고 정책개선에 반영하고 있다.

이처럼 소방방재청은 수요자 입장에서 안전규제에 접근하는 현장중심의 규제개혁을 해 왔다. 이 같은 노력으로 소방방재청은 지난 1월 대한상공회의소가 선정하는 ‘규제개혁 우수기관’으로 뽑혔다.

소방방재청은 작년 한 해 각종 어려운 안전 관련 규정을 합리화해 건의과제 수용률이 92.2퍼센트로 청(廳) 단위 가운데 가장 높았다. 특히 매주 수요일은 ‘규제현장답사의 날’로 정하고 다중이용업소, 주유소 등을 방문해 업체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그 결과 소방방재청은 지난해 관련 업체 총 87개소를 방문하고 46개의 규제개선을 추진했다.

국민 선정 ‘베스트 10’에 행정분야 4개나

국민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기 위해 ‘맞장토론회’도 도입했다. 소방방재청 관계자와 국민, 전문가 등이 한자리에 모여 규제개선을 토론하는 ‘맞장토론회’는 신선하다는 평과 함께 6건의 고질적인 규제 문제를 개선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동원 소방경도 ‘맞장토론회’에 참여해 ‘주유소 담 설비 기준’을 완화하는 규제개혁을 이끌었다. 평소 현장답사를 통해 얻은 생생한 정보가 바탕이 됐다. 이같이 적극적인 규제개혁으로 이 소방경은 올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선정한 ‘규제개혁 우수공무원’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0년에 이어 2년 연속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지난해부터 ‘규제개혁 우수공무원 시상식’을 개최해왔다. 각종 규제로 사업추진에 곤란을 겪던 기업현장의 목소리에 정부가 귀를 기울이고 굵직한 규제 대못을 뽑아낸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다.

정부 각 부처의 활발한 규제개혁은 기업뿐 아니라 국민들도 반기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행정서비스의 간소화다. 지난 2월 코리아리서치의 설문조사 결과, 일반국민이 뽑은 ‘규제개혁 베스트 10’에 행정서비스 개선 분야 항목이 4개나 들어 있었다.

가장 환영을 받은 것은 1위인 ‘온라인 민원서비스 확대’이다. 과거 주민등록등본 하나를 떼기 위해 일일이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했던 불편을 대폭 개선했다.

노원구에 사는 문지연 주부는 “요즘 맞벌이 부부가 많은데, 과거에는 퇴근 후 집에 오면 주민센터가 문을 닫아 간단한 서류 하나 떼기가 부담스러웠다”며 “지금은 인터넷 클릭 한 번으로 간편하게 집에서 받아 볼 수 있으니 정말 편리하다”고 말했다. 현재 온라인 민원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신청서류는 3천여 종, 발급서류는 1천2백여 종까지 늘어났다. 이로 인해 5천여 종의 민원업무 중 60퍼센트가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처리되고 있다.

규제개혁 베스트 3위로 선정된 ‘공무원 시험제도 응시연령 폐지’도 사회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노량진의 한 고시학원에서 근무하는 이만성 차장은 “2008년 11월 공무원 채용시험응시 상한연령 폐지 후 만학도가 많이 늘었다”며 “지난해 경기도에서 53세 되는 분이 행정직 9급에 합격하는 등 공직사회에 큰 변화가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공무원 시험에서 최종 합격자의 연령대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2010년 연령폐지 수혜연령층의 합격 현황을 보면 7급 공채 합격자 중 36세 이상이 75명, 9급 공채 합격자 중 33세 이상이 2백55명으로 30~40대 연령층이 2년 사이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서울 노원구 공릉 우체국에서 일하는 김영석(52) 주무관도 2009년 국가직 9급(우정본부) 공채에 합격한 늦깎이 공무원이다. 그는 “평소 공직에서 일해 보고 싶다는 꿈을 꿔 오던 중 2009년부터 공무원시험 응시연령이 폐지된다는 소식을 듣고 도전한 결과 자신의 꿈을 이뤘다”고 밝혔다.

늦깎이 공무원들은 사회생활을 통한 경륜을 바탕으로 탁월한 민원 해결 능력을 보이고 있어 현장의 평가도 좋다. 이처럼 규제개혁으로 국민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확대했다. 또한 민간 경력자 채용으로 개방적인 공직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김판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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