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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확산, 초기대응 미흡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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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01-2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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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제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원인과 관련, 구제역 발생 초기대응이 미흡했고 축산농가가 밀집돼 있어 질병의 피해가 컸으며, 날씨까지 추워 소독 등 차단방역에 지장이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공기전파나 사료 및 정책 자체의 오염, 야생동물에 의한 전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증거나 사례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그동안의 역학조사 결과를 토대로 구제역 확산원인 및 지역별 전파경로 등에 대한 분석결과를 이 같이 중간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경북 안동지역 양돈단지의 경우 작년 11월28일 처음 구제역이 신고됐으나, 실제 이 단지에서 11월23일 의심축이 신고돼 간이 항원키트 검사를 해 음성으로 나와 초동방역조치가 늦어졌다.

검역원은 이미 같은 단지의 돼지에서 항체가 검출된 것을 볼 때 11월 중순경에 이미 구제역이 발생했고 이동통제 전에 농장인근이 심하게 오염된 것으로 확인했다. 돼지의 바이러스 배출량은 소에 비해 1000배 정도 높다.

경기북부에서는 안동에서 구제역이 검역원에 신고되기 10여일 전인 11월17일에 안동 발생농장의 분뇨를 통해 경기도로 구제역이 전파됐다.

특히 파주·연천 지역의 돼지 농장들이 이미 감염된 상태에서 이동통제 전에 경기도내 타 지역으로 질병이 많이 전파된 것이 전국적인 확산요인으로 분석됐다.

또한 예년과 달리 이번 구제역은 겨울에 발생했고, 한파가 지속돼 차단방역에 어려움이 컸던 것이 확산의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됐다.
검역원은 또 우리나라는 외국의 축산과는 다르게 한 지역 내에 많은 농가들이 밀집돼 있고 지역마다 축종이 특성화되는 특징이 있어 질병이 감염될 경우 그 피개가 큰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최초 발생지역인 안동의 경우 집성촌이 많아 밀접한 인간관계가 형성돼 있어 평소 회합이 많은 지역이라며 구제역 발생 이후에도 발생농가와 비발생 농가 간에 자주 만나면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주변지역으로 전파됐다는 것.

축산 농가가 밀집돼 있는 특성 때문에 동시에 인근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함에 따라 매몰처분이 지연되고 매몰처리에 동원되는 인력이 제한되는 등 초동방역에 어려움이 많았던 것이다.

검역원은 이외에도 강추위로 인한 차단방역의 어려움도 구제역 확산에 한몫 했다고 판단했다. 과거 구제역은 발생시기가 3,4,5월로 소독 등 차단방역에 큰 문제점이 없었지만 이번 구제역은 겨울에 발생했고 전국에 한파가 지속돼 소독 등 차단방역에 어려움이 컸다는것이다.

검역원은 다만, 그 밖의 공기전파, 사료 및 정액 자체의 오염 및 야생동물에 의한 전파 가능성 등이 제기돼 조사를 실시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증거나 사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지역 2개 양돈농가 인근에서 공기를 포집해 공기전파의 가능성을 조사했으나 지금까지 공기전파의 증거는 없으며, 사료 자체의 오염이나 동물의 정액을 통한 질병 전파 가능성에 대한 실험에서도 오염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야생동물에 의한 전파 가능성도 검사가 진행 중이나 현재까지 구제역에 감염된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다.

검역원은 이 같은 조사결과 농가의 자체 방역조치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구제역 예방접종을 해도 2주가 지나야 효과가 나타나고 그 전후에 언제라도 감염될 수 있는 만큼 백신접종 이후에도 최소 한 달간 강력한 차단방역과 소독 실시 ▲한파로 소독이 충분치 않은 점을 감안해 해빙기에 철저한 주변소독 ▲농장을 출입하는 모든 사람과 차량에 소독 실시 등을 거듭 당부했다.

< 지역별 전파경로 분석>

◆ 경북지역

안동지역은 구제역 발생 사실 확인이 늦어진 사유 이외에도, 구제역 등 질병이 처음 발생해 긴급 대처 경험이 부족했다.

안동지역의 특성상 동일 성씨(집성촌)가 많아 밀접한 인간관계가 형성돼 있으며, 평소에도 회합이 많은 지역으로 구제역 발생 후에도 발생농가와 비발생 농가가 자주 만남으로서 바이러스가 급속히 주변지역으로 전파됐다.

안동지역의 한우농가는 대부분이 동일한 사료를 사용하고 있어 사료차량의 오염 등과 농가의 차단방역 미흡으로 동시에 여러 농가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북지역은 경기도 등에 비해 타 시도와의 인적 물적 교류가 많지 않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전국적으로 확산되지 않고 안동지역 및 인근 시군으로만 전파된 것으로 판단된다.

◆ 경기 북부지역 및 인천지역

구제역이 최초 신고된 안동 양돈단지의 축분처리 기계 설치와 관련 양돈단지의 축분(약 1.5톤)이 11월17일 경기도 파주에 있는 축분처리 기계 개발업자에게 배송됐다.

이 시설업체는 일정 상태로 건조시킨 축분 시제품을 가지고 인근 양돈단지를 다녀온 사실(11.26)이 확인된 바 있어, 이러한 과정에서 경기도 지역으로 구제역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됐다.

경기 북부지역의 최초 신고는 12월14일이며, 이 시기는 경기 지역이 축분에 오염된 후 이미 상당한 시일이 경과된 시점이어서 파주 지역에서 의심축이 신고돼 초동방역이 이루어지기 이전에 이미 주변지역의 축산농가로 바이러스가 퍼져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사실은 주변 농가의 구제역 검사결과 항체양성 농가가 확인돼 이미 주변지역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경기 북부 연천의 경우 안동의 경우와 같이 최초 감염 농장이 대단위 양돈단지였고, 이 양돈단지는 동일한 길을 사용하고 있어 빠르게 주변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경기 지역은 인적·물적 이동이 많아 사료차량, 출하차량, 수의사, 수정사 등에 의해 구제역 발병이 확인되기 전에 많은 지역으로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 강원지역

강원지역의 구제역 전파는 경기 북부지역의 발생농가와 동일한 사료를 사용한 사료차량에 의해 화천지역으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강원지역 내 철원, 춘천, 원주, 강릉, 삼척, 영월, 고성 등으로 구제역이 전파된 주된 원인중의 하나로 횡성군 소재 공장에서 제조된 사료의 배송차량에 의한 전파로 추정된다.

또한 원주, 횡성, 홍천지역의 양돈 농장들은 동 지역에 상호간 위탁농장 등을 운영하고 있어 서로 질병이 전파되고 있었고 , 원주의 양돈 농장에서 사용한 사료(원주 소재)와 동일한 사료를 사용했던 양양의 돼지농장에서도 구제역이 확인됨으로서 사료차량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됐다.

◆ 경기남부 지역

경기 남부지역의 구제역 전파는 원주와 생활권이 같은 여주·이천 지역에서 먼저 확인됐는데, 강원도 횡성소재 공장에서 제조된 사료의 배송차량(사람)에 의한 전파로 추정된다.

이천·여주·안성지역의 경우 추운 날씨가 지속되면서 소독이 불충분하게 이루어졌고, 발생농가가 증가하면서 감염축 매몰처리의 지연, 이동통제의 어려움 등의 원인으로 주변지역으로의 전파가 더욱 확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 충청지역

충청지역은 경기 남부지역과 사료차량, 출하차량 등 축산관련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지역으로 사람 또는 차량에 의해 구제역이 전파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충청지역의 최초발생은 여주·이천과 인접한 충주의 한우농장에서 확인됐고, 이 발생지역은 여주·이천이 생활권이어서 여주 등에서 구제역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충청지역 내에서의 전파는 사료차량, 정액·동물약품 배송차량, 가축 운반차량, 오염지역 방문 등 다양한 요인이 관여된 것으로 조사됐으며 사료차량에 의한 구제역 전파가 가장 위험성이 높은 전파요인 중의 하나로 추정됐다.

또한 인천 소재 도축장을 이용한 보령의 돼지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됐는데, 동 도축장은 인천, 파주, 김포 등의 구제역 양성농장들이 비슷한 시기에 가축을 동일 도축장에 출하했던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황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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