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험 열기만 가져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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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9-13 08:46본문
정부는 국민의 문화체험 기회를 늘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공연이나 전시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의 <창경궁의 아침>, 국립중앙박물관의 <토요가족음악회>,
국립극장의 <토요문화광장>, 국립현대미술관의 상설 전시회가 대표적이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관람할 수 있는 ‘무료’ 문화체험 여행을 떠나보자.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 사는 30대 주부 김나리 씨는 지난 8월 중순 초등학생 아들 승리 군을 데리고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을 찾았다. 어릴 적부터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았던 승리 군에게 대영박물관의 소장품을 전시한 <그리스의 신과 인간>전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그곳에서 뜻밖의 ‘횡재’를 했다. 관람을 마치고 우연히 들른 상설전시관 등에서 삼국시대 유물, 조선시대 회화 등을 무료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김 씨는 “교과서로만 만났던 우리 문화유산과 역사를 훑어볼 수 있어서 좋았다”며 “관람료 부담이 없으니 앞으로는 아이와 자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 군은 “그리스의 조각상들도 훌륭하지만 우리 선조들의 기술도 그에 못지않게 대단했다는 것을 알았다”며 “정교하고 화려한 신라시대 금관과 가야시대에 입었던 철제 갑옷을 보면서 조상들이 자랑스러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우리 주변에는 이처럼 고가의 관람료를 지불하지 않고도 공짜로 즐길 수 있는 문화체험 프로그램이 의외로 많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국악원, 국립극장, 국립현대미술관 등 정부가 운영하는 문화예술기관에서는 누구에게나 무료로 개방하는 공연, 전시회를 항상 마련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에 자리한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 조상들의 문화유산을 전시한 선사·고대관, 중·근세관, 상설전시관 등을 무료 개방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의 유물을 보관한 아시아관도 마찬가지다. 요즘 가장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유물은 선사·고대관 신라관에 전시된 천마총 금관과 허리띠다.
1973년 발굴된 천마총 금관은 이듬해인 1974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신라명보> 특별전에 출품된 이래 첫 서울 나들이다. 신라의 황금문화를 대표하는 이들 유물은 내년 2월 13일까지 전시된다.
북한산 진흥왕순수비 |
토요일에 열린마당을 찾으면 〈토요가족음악회〉도 감상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한 시간가량 진행되는 이 음악회는 박물관의 정적인 이미지를 깨고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하는 편안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2007년부터 시작됐다. 음악에 국한하지 않고 마술쇼, 비보이, 탭댄스, 현대무용, 사물놀이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올해 8월 현재까지 5만여 명의 시민이 관람했으며 소녀시대, 2AM 등 대중가수부터 동춘서커스단, 태권도시범단 등에 이르기까지 1백여 개 팀이 출연했다.
국립중앙박물관 ☎ 02-2077-9000 www.museum.go.kr
서울 한복판 남산 자락에 자리한 국립극장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 사방이 탁 트인 문화광장 특설무대에서 <토요문화광장>을 연다.
무대와 객석의 물리적 거리뿐 아니라 마음의 거리까지도 좁힐 수 있는 친근함이 매력인 <토요문화광장>은 1993년 시작된 이래 18년간 37만여 명의 관객이 다녀간 국립극장의 대표적인 장수 프로그램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KB국민은행이 후원함으로써 기업과 문화가 함께하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올해는 5월 1일부터 9월까지 총 22회에 걸쳐 펼쳐지고 있다. 가을의 문턱인 9월 11일에는 젊음과 열정의 무대인 <홍대 놀이터를 옮기다 3탄>이 마련돼 있다. 실력파 인디밴드 ‘소규모 아카시아밴드’‘라벤타나’가 출연할 예정이다.
9월 18일에는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딴따라땐스홀의 아빠와 함께 춤을>을 통해 로큰롤 스윙댄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9월 25일에는 여성 타악 그룹 ‘드럼캣’이 타악 퍼포먼스 공연을 펼친다.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사운드를 뿜어내는 드럼캣의 공연을 끝으로 올해 <토요문화광장>은 막을 내린다.
국립극장 ☎ 02-2280-4114 www.ntok.go.kr
유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