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사당하는 현대인의 척추…무릎 · 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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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9-03 08:09본문
국민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이 발간한 ‘2010 상반기 건강보험주요통계’에 따르면 2009년에 2001년 대비 입원에서 다빈도 질환 순위가 가장 상승한 질환으로 무릎 관절 질환 및 척추 질환을 꼽았다. 무릎관절증은 11,307명에서 60,641명으로 5.36배, 무릎의 관절 및 인대탈구, 염좌 및 긴장이 16,462명에서 65,024명으로 3.95배 증가하였다. 기타 척추병증은 13,532명에서 58,444명으로 4.32배, 허리뼈 및 골반의 관절 및 인대의 탈구, 염좌 및 긴장은 21,629명에서 85,438명으로 3.95배가 늘어났다. 이처럼 무릎 관절 및 척추 관련 질환이 3~5배까지 증가한 이유는 인구 고령화 및 레저 활동 인구의 증가, 컴퓨터 및 전자기기 사용인구 증가 등을 들 수 있다.
서서히 찾아오는 무릎 관절염
무릎 관절은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이지만 그 구조가 불안정하고 늘 체중을 지탱하며 움직이는 부위이기 때문에 퇴행성 변화가 일찍 시작되는 곳이다. 무릎의 구조를 살펴보면 평평한 정강이뼈 위에 허벅지뼈가 단순히 맞닿아있고 근육과 인대가 이를 지지하고 있어 움직임이 자유로운 만큼 불안정한 형태를 취하고 있어 부상의 위험 또한 높다.
최근에는 레저 인구의 증가로 인해 2~30대에게도 반월상연골 파열, 십자인대 파열과 같은 무릎 부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만일 과격한 운동 후 무릎에서 ‘딱딱’하는 소리가 나거나 계단을 내려갈 때 무릎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무릎을 구부렸다 펼 때 무릎이 뻣뻣하고 아픈 경우라면 무릎 관절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닌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부상 후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무릎 관절이 불안정해져 결국 퇴행성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 밖에도 비만이 있는 경우, 하이힐을 자주 신거나, 직업 특성상 반복적인 동작을 많이 할 경우에도 관절염이 조기에 찾아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관절에 무리를 주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운동전에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스트레칭을 먼저 실시하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강도를 서서히 높여나가야 한다. 비나 눈이 오는 날 외출 시, 등산 등의 야외활동 시, 또한 실내에서도 항상 낙상사고를 유의하여 한 순간의 실수로 관절에 큰 부상을 입는 일이 없도록 한다. 평소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처럼 무릎에 무리가 가는 습관을 피하는 것은 물론 관절 건강에 좋은 걷기나 수영 등을 꾸준히 실시하는 것이 좋다.
혹사당하는 현대인의 척추
80%의 사람들이 인생에 한 번 이상 요통으로 고생한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요통은 감기만큼 흔한 질환이다. 대부분의 시간을 앉아서 보내는 현대인들은 장시간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고, 그에 비해 운동시간은 턱없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 척추질환에 취약하다.
생활 속에서 가장 흔히 겪고 있는 척추질환 중 하나는 ‘허리를 삐끗했다’고 표현하는 ‘요추부염좌’이다. 요추부염좌는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주우려고 허리를 굽힐 때나, 화분을 들어 올릴 때 등 예기치 않게 일상 속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다친 순간에는 허리를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하나 근육, 인대에 일시적으로 발생한 문제이므로 대부분 2주 내로 호전된다. 중요한 건 사후관리이다. 한 번 늘어난 인대는 회복이 어려우므로 작은 충격에도 다시 염좌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지고 잦은 염좌로 인해 허리 주변으로 가해지는 충격을 제대로 지탱하지 못하게 되면 작은 충격에도 디스크가 탈출해 허리디스크로도 이어질 수 있다.
척추뼈와 뼈 사이에 위치해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하는 디스크는 척추가 움직일 때마다 눌리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하는 등 자유롭게 변하는 구조물이다. 나쁜 자세나 외부충격으로 인해 디스크에 비정상적인 압력이 가해질 경우 디스크 파열이 일어나는데, 탈출한 디스크가 척수신경을 압박하여 다리와 허리에 통증을 일으키게 된다. 20~30대에 허리디스크 환자가 많다면, 40대 이후의 중년층에는 노화가 주원인인 척추관협착증을 주의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신경이 지나가는 자리인 척추관이 좁아져 내부의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으로 100미터만 걸어도 다리가 저리고 불이 나는 듯 한 통증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만일 허리를 숙였을 때 통증이 심해지면 디스크를, 통증이 줄어들게 된다면 척추관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척추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상에서 바른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의자에 앉아있는 자세는 서 있을 때보다 약 2배 이상의 체중이 허리에 실리게 되므로 의자에 앉을 때는 엉덩이를 등받이 쪽으로 바싹 기대앉은 뒤 엉덩이, 허리, 등이 차례로 얹어지는 느낌이 들도록 바로 앉는다. 모니터를 주시하느라 등을 구부정하게 하고 목을 빼는 자세는 의식적으로 피해야 한다. 평소 걷기운동을 꾸준히 실시해주면 척추 뼈를 둘러싼 기립근을 강화시켜주어 척추건강에 도움이 된다. 시선은 15m 정도 앞으로 두고, 팔을 90도 각도로 구부리고 앞뒤로 흔들면서 걷되 무엇보다 허리는 곧게 세우고 걷는 것이 중요하다.
관절척추전문 튼튼마디한의원 민유식 원장은 “멀쩡하던 건물이 어느 날 갑자기 무너지는 경우는 드물다. 평소 관리를 잘해왔다면 급증하고 있는 관절, 척추질환으로부터 내 몸을 지킬 수 있다. 무릎과 척추는 잠을 자는 시간 외에 늘 하중을 지탱하는 부위이므로 무엇보다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통해 무릎과 척추에 가하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틈틈이 스트레칭을 하고 자세를 바꾸어주는 것만으로도 관절과 근육에 쌓인 긴장을 해소하고 유연성을 길러줄 수 있다. 평지 걷기는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는 전신운동이자 가장 효과가 뛰어난 운동 중 하나이다. 단, 이미 관절염을 앓고 있거나 척추 관련 질환으로 진단을 받은 경우엔 주의가 필요하다. 운동은 무리가 느껴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실시하고, 운동 시간과 강도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명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