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찾아가는 무료 법률상담 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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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7-21 09:52본문
‘법으로써 국민을 돕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한마디로 표현하는 말이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법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다문화가정, 농어촌 등 사회적 약자들이 많은 곳에 지소를 세우고 올해는 전국 각지를 다니며 무료 법률상담을 제공하는 이동법률상담차량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뭐라 할지 몰라도 이 돈은 제게 피 같은 돈입니다.”
경북 영주시 풍기읍에서 수십 년째 과수업을 해온 홍득수(가명·52) 씨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1월 초 이순자(가명·40) 씨에게 사과 8박스를 24만원에 팔았지만 대금을 받지 못했다. 홍 씨는 억울하고 답답했다. 그러나 소액이어서 법적으로 대응하자니 그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러던 홍 씨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영주지소가 개소됐다는 소식이었다. 자신과 같이 억울한 농민들에게 무료로 법률상담을 해준다는 이야기에 그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안고 그곳을 방문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는 홍 씨의 딱한 사연을 듣고 비록 소액이지만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홍 씨는 “법에 무지해 적은 돈은 돌려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앞으로 불합리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도움을 청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법을 잘 모르는 국민들을 도와 법의 ‘정당함’과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올해 창설 23주년을 맞이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지난해 6월 정홍원(66) 이사장이 부임하면서 ‘찾아가는 법률구조 서비스’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법률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어민·장애인·국가보훈대상자 등 전액 무료 법적 지원
현재 서울 서초구 서초동 본부를 비롯해 전국 시군 법원이 있는 지역에 18개 지부, 39개 출장소를 운영 중인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이들 지역 외에도 법률 서비스가 필요한 소외계층을 위해 지난해부터 5년간 67개 지소를 개소하는 계획을 추진했다. 그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 강원 동해지소 등 15개 지소가 세워졌다. 올해 5월 말 기준으로 15개 지소에서 1천3백13건의 법률구조와 7만6천2백36건의 법률상담 실적을 올려 특히 법에 취약한 농어촌, 다문화가정, 장애인 등 소외계층에게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역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강원 양구지소 등 15개 지소를 추가로 마련했다. 대한법률구조공단 지소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법률상담을 포함해 소액사건심판법(2천만원 이하)의 적용을 받는 민사사건, 화해·독촉 및 조정에 관한 사건의 소송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농어민,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임금체불 근로자, 가정폭력 피해여성, 국가보훈대상자 등에게는 전액 무료로 법적 지원을 제공한다.
전국 곳곳 방문해 원스톱 법률구조 서비스 제공
전국 지소에서 접수된 법률상담 내용은 주로 소액 사기나 임금체불, 보이스피싱 등이 대부분이다. 노인이나 장애인 등 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뜯기거나 주변 이웃에게 돈이나 땅을 빌려줬다가 못 받는 경우 등 억울하고 분하지만 사건 해결 방법을 몰라 그냥 지나치기 일쑤인 사건들이다. 지소는 이런 고민거리를 세심하게 상담해 가까운 출장소나 지부로 전달, 체계적이고 신속한 법 절차에 따라 해결해준다.
그러나 향후 5년간 전국에 67개 지소를 다 설치한다고 해도 여전히 법률 사각지대는 남는다. 대한법률구조공단은 이런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7월 8일 경기 가평지소 개소식 날, 찾아가는 법률구조 서비스를 구현할 ‘이동법률상담버스’를 출범시켰다. 농어촌, 산간 벽지 등 전국 곳곳을 방문해 법률구조 사건을 접수하는 등 원스톱 법률구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동법률상담버스에는 공단 직원 2명이 배치된다. 이들은 사건 접수부터 기록 송부 등 신속하게 법률구조 절차를 진행해 전국 각지에 숨어 있는 국민들의 작은 불편사항들을 속 시원히 처리해줄 전망이다.
이동법률상담버스는 공식 출범 전인 지난 6월 15일 충남 서천군과 금산군 농협지부에서 시범 운영을 했다. 이때 25건의 무료 법률상담을 비롯해 법률 강연 프로그램까지 제공해 주민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었다. 이런 긍정적 반응을 토대로 대한법률구조공단은 매월 방문지역에 대한 이동거리 및 방문지역 법률상담 수요를 사전 조사해 이동법률상담버스 운행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송문홍 홍보실장은 “이동법률상담버스는 지역 축제, 다문화가정 대상 법률 강연 등과 같은 특정한 주제를 뽑아서 소외된 주민들이 좀 더 많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할 방침”이라며 “30개 지소 운영과 더불어 찾아가는 법률구조 서비스를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명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