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반다리로 응원 후 심한 무릎통증 왔다면 ‘슬개골 연골연화증’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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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6-25 07:20본문
월드컵을 맞아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하기 위해 거리로 나온 임혜연 씨(22 / 여). 일찌감치 자리를 잡고 장시간 좁은 공간에 앉아 있다 보니 자세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특히 ‘양반 다리’를 오래 하고 있다 보니 무릎 앞쪽에 통증이 느껴졌으나 장소가 비좁아 참고 응원을 해야 했다. 사람들과 갑자기 함께 일어나 응원을 하는 순간에도 역시 무릎이 뻣뻣해지는 느낌이었다.
이처럼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무릎을 구부리고 앉아 있을 때 무릎 앞쪽 통증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극장에서 위와 같은 통증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많아 이를 ‘시네마사인(Cinema Sign)’이라고 한다. 무릎에 미치는 압력은 무릎을 구부린 각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양반다리나 쪼그려 앉기처럼 구부리는 각도가 큰 자세는 최대 20배까지 하중을 받기 때문에 더 큰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만일 앞서 말한 증상과 함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무릎이 아프고,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통증이 느껴지다가 다리를 펴면 괜찮아지는 증상이 있다면 ‘슬개골 연골연화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슬개골’이란 무릎 관절 앞부분의 접시모양으로 생긴 뼈를 말하는데, 슬개골 아래쪽에 위치한 연골은 외부의 충격과 체중을 견뎌내는 완충작용을 하는 부위로 자동차 타이어처럼 단단하지만 탄력을 지니고 있는 부위이다. 평소 하이힐을 즐겨 신거나 무리한 운동을 실시한 경우, 외상을 입는 등의 이유로 연골에 손상을 입게 되면 연골이 물렁물렁해 지는 ‘슬개골 연골연화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건강한 연골은 하얗고 단단하며 표면이 매끈하지만 연골이 물렁해지면 표면이 거칠어지고 색깔도 탁해지는 특징이 있다.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특히 젊은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데,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근육량이 적고, 임신과 출산을 겪으며 관절이 약해지는 과정을 겪기 때문이다. 평소 멋을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거나 하이힐을 자주 신는 습관 역시 젊은 여성들의 관절을 손상시켜 무릎 통증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이다.
연골연화증 초기단계라면 적절한 휴식을 통해 호전될 수 있으나 증상이 계속될 경우 젊다고 지나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연골연화증을 그대로 방치하게 되면 무릎에서 쿠션 역할을 해 주는 연골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관절 손상이 누적되어 퇴행성관절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관절전문 튼튼마디한의원 민유식 원장은 “한번 손상된 연골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초기 진료와 예방이 중요하다”며, “평소 쪼그려 앉거나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 무릎을 꿇고 않는 자세 등은 피하여 무릎 앞쪽 슬개골에 실리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걷기나 수영, 실내자전거 타기 등을 꾸준히 실시하면 관절의 유연성을 키우고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명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