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리소스 암특집, 위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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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6-15 10:06본문
내시경으로 위암을 절제하는 범위도 기술의 발달로 점점 넓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암 크기가 2cm 이하면서 암세포가 점막층에 국한된 경우에만 내시경으로 ‘위점막 절제술’을 시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암세포가 점막층에 국한된 10cm 크기의 위암도 내시경으로 떼어낸 사례도 나와 주목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조기 위암 수술 대상자 10명 중 3명은 내시경으로 치료를 끝낼 수도 있다는 계산이다. 조기 위암 내시경 치료는 전신마취없이 수면상태에서 시술이 이뤄지는 데다 위장 전체를 그대로 놔두기 때문에 수술 후 삶의 질에서도 유리하다. 또한 흉터가 전혀 남지 않으며 감염이나 합병증에 대한 위험도 적은 것이 수술에 비해 큰 장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다.
림프절은 암세포가 가장 먼저 퍼지는 면역 기관으로, 위장 주변에는 수십여 개의 림프절이 포진해 있다. 그 중 한개에라도 암세포가 이미 번져 있다면 위장 안쪽만 긁어내듯 암을 떼어내는 내시경 치료는 무모하기 그지 없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의 수술로 위장도 떼어내고 그 주변의 림프절도 죄다 걷어내는 치료를 해왔다.
이에 맞서 외과 의사들이 새로운 무기로 들고 나온 것이 복강경 위암 절제술이다.
복강경은 배에 약 4개의 구멍을 뚫고 각각에 수술 기구를 넣어 밖에서 기존의 수술법과 같이 위를 잘라내고, 주변의 림프절도 걷어내는 방법이다. 즉 배를 여는 개복수술로 인한 환자 부담을 줄이면서, 치료는 확실히 하자는 것이다. 물론 잘라낸 위장을 밖으로 빼내고 나머지 위장을 소장과 연결하는 수술은 약 7cm 정도의 절개를 통해 한다. 기존의 위암 수술은 15~30cm를 개복한다.
분당서울대병원외과 한호성 교수팀은 최근 복강경을 이용해 조기 위암 수술을 한 환자 24명과 ‘개복수술’을 한 환자 23명의 치료 성과를 비교한 결과, 통증 기간·수술 후 합병증 등이 복강경 수술에서 훨씬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한 교수는 ●조기 위암 크기가 2cm를 넘거나 암세포가 점막층 밑으로 침투하는 상황이라면 확실한 치료 효과와 환자 편의를 위해 복강경 수술을 하는 것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조기 위암 수술의 절반이 복강경으로 이뤄진다는 것이 한 교수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위암 수술을 하는 외과 의사들의 의견은 어떨까.
신촌세브란스병원 외과 노성훈 교수는 ●국내에서 5년 이상의 장기적인 치료 결과 데이터 없이 최신 치료라는 명목으로 이들 치료법이 확대 적용되는 것은 환자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이라며 “암 치료는 간편함 보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확실한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또 ●위암 크기가 클수록 림프절 전이의 위험성이 높다는 점에서 내시경 치료는 철저히 제한된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술이외에도 위암 치료의 가장 획기적 변화는 먹는 항암제의 임상 도입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스위스 로슈사가 말기 대장암·유방암 치료제로 개발한 ‘젤로다’를 위암 환자에게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로슈사는 여의도 성모병원과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4개 병원에서 진행성 위암 환자 44명에게 1일 2회, 18주간 투약하는 임상시험결과 환자의 34%인 15명에게서 암 크기가 절반 이하로 감소하는 등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이는 기존 주사 항암제의 반응률 20%선을 훨씬 웃도는 결과다. 또 환자의 30%는 투약 후 암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 ‘안정 상태’를 보였다.
또 최근에는 일본 다이호사가 개발한 ‘TS-1’도 국내서 발매되고 있다. ‘TS-1’은 순수 위암 치료를 위해 개발된 먹는 항암제.
캡슐 형태의 ‘TS-1’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5-FU’ 계열 항암제보다 독성이 낮으면서도 저용량에서 뛰어난 항암 효과를 갖는다는 게 다이호사측의 설명이다.
이와함께 유전자치료 등과 함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병행하면 왠만한 위암은 퇴치가 가능하다는게 전문가들의 희망있는 지적이다.
유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