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와 함께 시작되는 ‘우울한 불면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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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6-18 08:59본문
다가오는 주말부터 본격적으로 장마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들어 날씨가 흐린 날이 부쩍 늘었다. 주부 김명희(43세)씨는 평소처럼 운동을 하고 집안일을 하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날씨가 흐려지면, 기운도 없고 기분이 우울해진다고 한다. 여름 장마철이면 항상 우울증 증상을 보이는 그녀였기에 이번에 시작되는 장마가 그녀는 두렵기까지 하다.
장마철이 되면 왜 우울해질까?
장마철이 되면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이 많아 햇빛 보기가 쉽지 않다. 햇빛이 줄어들면 멜라토닌과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생성이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신체리듬이 깨져 우울증이 유발 될 수 있다. 특히 멜라토닌은 뇌 속의 송과선이라는 부위에서 밤에 집중적으로 분비하는 호르몬으로 수면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마철의 우울증은 장마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심각한 정도는 아니지만, 가을과 겨울에 햇빛이 줄어드는 계절성 우울증과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특히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남성에 비해 여성이 두 배 이상 많다.
우울증과 불면증의 이중고
불면증이 오래되면 우울증이 나타난다. 통계적으로도 불면증이 있는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높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하며 열이 오르는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이 지속되면 늘 피곤하고 점점 예민해지면서 실수도 많아지고, 자신에 대한 실망과 불안함이 커지게 된다. 결국 우울증으로 연결된다. 우울증은 과도한 슬픔과 절망감, 과민성, 흥미의 결여, 에너지 상실 같은 증상을 동반한 기분 장애이다. 심각한 우울증을 가진 환자의 90% 정도는 바라는 것보다 일찍 깨고, 잠이 드는 데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밤에 자주 깬다. 약한 강도의 우울증이라도 오래되면 불면증이나 졸림 증상이 뚜렷이 나타난다. 반대로 심한 우울증이라 하더라도 충분한 수면을 취하게 되면 우울증의 증상들도 많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통증과 수면장애의 악순환
우울증과 갱년기 장애 등으로 인해 장마철 불면증을 앓는 사람들 중에는 40~50대 여성들이 많다. 특히 이들을 더욱 괴롭히는 것이 바로 관절염 등의 질환으로 인한 통증이다. 특히 관절염은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 장마철에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습도가 높은 날에는 관절 내의 순환이 원활하지 않아 관절의 통증이 더해지게 되는데, 장마철에는 평균 습도가 보통 때보다 2배 이상(80~90%) 높아지기 때문에 관절 통증이 심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통증과 함께 더위까지 겹쳐 수면장애를 겪게 되는 것이다. 잠이 들었더라도 잠자는 동안에도 끊이지 않는 통증으로 쉽게 깨게 되고, 이런 수면장애가 반복되면서 피로감이 쌓이고 관절의 통증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되는 것이다.
불면증 전문 자미원 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불면증과 우울증은 서로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갖는다. 실제로 불면증에 이용되는 양약 처방을 보면 대부분 수면제, 항우울제, 신경안정제가 함께 처방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연결고리를 끊으려면, 먼저 숙면을 취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불면의 요소를 제거하고 잠을 잘 잘 수 있는 수면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장마철에는 습도와 기온조절이 중요하며 장마철에 우울증이 심해진다면 우울증 치료와 함께 불면증에 대한 치료를 병행 혹은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