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돕는 서민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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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5-14 07:46본문
무주택 26년 만에 내 집 마련을 하게 해준 ‘보금자리주택’, 노동 일용직을 하다 구두수선점을 창업하게 해준 ‘미소(美少)금융’, 대학을 졸업하고 일정 소득을 얻은 후 학자금 대출을 갚을 수 있는 ‘든든학자금’.
서민들에게 희망을 준 ‘친(親)서민 3종 종합선물세트’라 할 만하다.
무주택 기간 26년, 매달 10만원씩 20년 가까이 불입한 청약저축 2천3백만원. 지난해 10월 사전예약 방식으로 공급한 첫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된 김창수(65·서울 구로구 구로동) 씨의 기록이다. 김 씨가 당첨된 아파트는 서울 강남 세곡지구 74제곱미터.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중에서도 노른자위 지역으로 주목받은 세곡지구에 입성하게 됐다. 무주택 기간, 청약저축 가입 기간과 불입액을 따져 순위를 정하는 보금자리주택의 청약방식에서 김 씨는 최상위 당첨권에 들었다.
경기 의왕시청에서 기능직으로 근무하다 은퇴한 김 씨는 “무주택 기간과 청약저축 가입 조건 등이 다른 사람들보다 유리해 당첨권에 들면서도 분양대금을 치를 여력이 없어 그간 청약을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부터 정부가 주변 시세의 50~70퍼센트 가격으로 서민들에게 분양하기 시작한 보금자리주택이 김 씨에게 서울에서 첫 보금자리를 마련할 기회를 준 것. 현재 부인, 자녀 넷과 함께 전세 2억원짜리 아파트에 사는 김 씨는 오는 2012년 말 드디어 ‘내 집’에 입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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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금자리주택으로 내 집 마련 이뤘어요
친서민정책의 대표주자인 ‘보금자리주택’은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가 뽑은 ‘2009년 10대 히트상품’에 선정될 만큼 큰 관심을 모았다. 보금자리주택은 생애 최초 특별공급, 노부모 특별공급, 3자녀 특별공급 외에 청약저축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일반 공급분도 무주택 기간과 청약저축 불입 기간 등을 따져 철저하게 ‘집 없는 서민’에 초점을 맞춰 당첨자를 선정한다.
정부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전국에 분양주택 70만 가구와 임대주택 80만 가구 등 모두 1백50만 가구의 보금자리주택을 공급한다. 특히 주택 수급불안이 심각한 수도권에는 2012년까지 당초 예정된 40만 가구보다 20만 가구를 더 늘린 60만 가구를 앞당겨 공급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서울 및 수도권 출퇴근자의 편의를 고려해 수도권 그린벨트 지역에 당초 2018년 계획보다 6년 앞당겨 32만 가구를 공급하는 보금자리주택 물량도 포함돼 있다.
제주도에서 돼지고기 전문식당을 운영하는 박모 씨는 지난 3월 미소금융 제주지점에서 5백만원을 대출받았다. 덕분에 가게의 도배를 새로 하고, 고장 난 화장실을 고쳐 단골 고객들에게서 “확 달라졌다”는 칭찬을 듣는다. 박 씨는 연리 4.5퍼센트에 18개월 동안 원리금을 균등 상환하기로 했다. 부부가 모두 신용회복 지원 중이라 제도권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든든한 원군을 만난 것이다.
서울에서 일용 노동직을 하던 이모 씨도 최근 미소금융에서 5백만원을 대출받아 대중목욕탕 안에 자그마한 구두광택점을 창업해 신바람이 났다. 이 씨가 신용불량자이지만 자활 의지가 높다고 판단한 미소금융재단에서 무담보로 대출해준 덕분이다.
미소금융 덕분에 신바람 나는 창업 성공
이처럼 서민에게 ‘아름다운 웃음’을 찾아주기 위해 시작된 ‘미소(美少)금융’은 자활 의지는 있지만 신용도가 낮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들을 위한 무담보 소액 대출제도다. 2009년 12월 15일 첫 미소금융 지점으로 삼성미소금융재단이 문을 연 데 이어, 5월 6일 현재 전국에서 35개 지점이 활동하고 있다. 서민들의 높은 호응에 따라 정부는 올해 미소금융 지점을 1백 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이들 지점은 4월 26일 현재 2만2천5백34명을 상담해 그중 8백39명에게 총 6억8천5백만원을 대출해줬다. 대출받은 사람들의 만족도도 높다. 재단 측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 대출자 33명의 75.8퍼센트가 ‘매우 도움이 된다’고 응답했다. 특히 대출 이자에 대해 ‘매우 저렴하다(91퍼센트)’ ‘대체로 저렴하다(9퍼센트)’고 만족스러워했다.
미소금융대출 상품 중 창업 임차자금 및 운영자금 대출 이자는 연 4.5퍼센트, 노점상 등 무등록사업자 대상 대출 이자는 연 2퍼센트(거치 기간 무이자)다. 신용등급 7~9등급에게 제도권 금융이 사실상 막혀 있고, 사설 대부업체의 법정 이자가 최고 49퍼센트인 데 견주면 매우 유리한 조건이다.
대학 4학년인 전모 군은 졸업을 1년 앞두고 ‘신용유의자’가 됐다. 지난해 5월 설립된 국가장학기관인 한국장학재단에서 학자금 대출을 받았다가 이자를 6개월 이상 연체하자 신용불량자와 같은 뜻인 신용유의자로 등록된 것. 전 군은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어 학업을 중단할 뻔했으나 새롭게 ‘든든학자금’을 대출받으면서 졸업의 길이 열렸다.
정부가 올해 첫 도입한 든든학자금은 졸업 후 소득이 4인 가족 최저생계비(2009년 기준 1천5백92만원)를 넘어서는 시점부터 대출받은 학자금을 상환하는 방식으로, 전 군과 같은 신용유의자에게도 대출을 해준다.
든든학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는 대상은 소득분위 1~7분위에 속하면서 신입생의 경우 수능 또는 내신 6등급 이내, 재학생은 성적 B학점 이상, 12학점 이상 이수자다. 올해 이런 기준을 통과해 든든학자금을 대출받은 대학생은 10만9천4백26명. 신입생과 재학생이 각각 60 대 40의 비율을 차지했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올해 1학기 학자금 총대출은 39만5천3백87건. 이 가운데 28퍼센트가 올해 첫 시행한 든든학자금 대출이다. 대출 액수는 등록금 실소요액 전액과 한 학기당 생활비 1백만원 이내다.
든든학자금으로 학비 걱정 없이 학교 다닌다
이러한 3대 서민대책 외에 정부는 서민생활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생활공감 대책’은 지난 2년간 국민 아이디어 2백66개를 실제로 국정 운영에 반영했다.
예를 들어 ‘잠자는 소득세 환급금 찾아주기’ 아이디어를 실행해 1백39만명에게 총 7백11억원을 돌려줬고, ‘양성 평등에 어긋나는 분양권 청약제 개선’ 아이디어를 실행해 부부 간 분양권 지분 증여를 허용하기도 했다. 이처럼 작지만 가치 있는 생활공감 대책도 국민과 소통하는 정부의 친서민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명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