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차…3표 차… 이대로 물러날 평창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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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2-16 09:07본문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세 번째 도전장을 던졌다. 과거 두 번의 유치전에서 축적한 경험과 온 국민의 유치 열망을 무기로 이번에는 기필코 성사시키겠다는 각오다. 정부도 막대한 경제 파급효과를 가져올 동계올림픽 유치에 총력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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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동계올림픽은 과연 평창에서 열릴 수 있을까. 강원도의 청정도시 평창이 지구촌 최대의 겨울스포츠 축제인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려 다시금 도전장을 내밀었다. 평창은 이미 두 번의 올림픽 유치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2003년 체코 프라하에서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때는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캐나다 밴쿠버에 53 대 56, 3표 차로 패했다. 이어 2007년 과테말라에서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때는 1차 투표에서 러시아 소치에 36 대 34로 앞섰으나 과반수 확보에 실패해 결선투표에서 4표 차로 뒤지는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동계올림픽 유치의 푸른 꿈은 물거품이 되는 듯했으나 이대로 물러날 대한민국이 아니다. 평창은 2전3기의 뚝심으로 다시 일어나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지난해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대회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번에도 방대한 겨울스포츠 인프라를 가진 유럽과 미주지역 대도시들과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는 상황. 특히 차기 IOC 위원장 물망에 오른 토마스 바흐 부위원장을 포함해 3명의 IOC 위원을 앞세운 독일 뮌헨은 강력한 경쟁자다. 하지만 평창은 이에 굴하지 않고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권은 기필코 따내겠다”는 필승의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국민들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91.4퍼센트가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평창이 두 번째 도전에 나섰던 2007년의 찬성률 84퍼센트보다 7퍼센트 포인트 이상 높은 수치다. 평창군에서는 종이학을 접고 돌탑을 쌓는 등 동계올림픽 개최 성사를 염원하는 주민들의 정성이 이어지고 있다.
밴쿠버에 ‘코리아하우스’ 설치하고 대대적 홍보
사상 첫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막중한 사명을 띠고 지난해 9월 발족한 유치위원회는 과거 두 차례의 유치전에서 얻은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토대로 평창의 이미지를 빙상의 메카로 새롭게 각인시킬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번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밴쿠버에 설치한 코리아하우스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치기로 했다. 메인프레스센터 등지에서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어 해외 주요 언론에도 평창을 적극 알릴 계획이다.
아울러 밴쿠버에 모여들 전 세계 1백12명의 IOC 위원을 상대로 스포츠외교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연말 사면된 이건희 IOC 위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조양호 평창동계올림픽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안정적인 유치 활동을 위해 30억원의 지원금을 내놓기도 했다.
현재 유치위원회는 정·관·재계 인사 17명, IOC 등 국제체육단체 인사 13명, 경기단체장 및 전·현직 선수 20명, 체육단체 임원 9명 등 76명으로 구성됐다. 이건희 IOC 위원과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김영수 전 문화부 장관 등 10명은 고문을 맡고 있다. 유치위원회가 공식 출범함에 따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에 사무국도 개설됐다. 기획처, 홍보협력처, 국제처, 시설준비처 등 4개 파트로 구성된 사무국은 정부와 강원도, 대한체육회(KOC), 한진그룹 등 관련 기관과 함께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12월 11일 제1차 ‘2018평창동계올림픽 유치지원실무위원회’를 개최해 유치 성공전략과 범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실무위원회에는 국무총리실, 국토해양부, 지식경제부 등 14개 부처와 강원도, 대한체육회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유치위원회는 모든 경기장을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상의 편의, 두 번의 유치 과정에서 축적한 경험, 전 국민의 단합된 유치 열망 등 장점을 극대화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전략적 노력을 기울여나가기로 결의했다.
“동계올림픽 유치는 국가적 의제… 총력 지원할 것”
이날 실무위원회에서는 동계올림픽 유치를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경기장 접근이 용이한 교통망 확충 사업을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과 경기장 건설 사업비 지원 방안 등을 협의했다.
강원 평창군 횡계초등학교 학생들은 2018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며 종이학 2천18마리를 접었다(왼쪽). 평창군 미탄면 기화리 주민들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염원하며 쌓은 돌탑. |
실무위원회 위원장인 김대기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는 국가브랜드와 품격을 높이는 국가적 의제인 만큼 정부 역량을 총집중해 유치를 지원할 것”이라며 모든 부처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또한 “수많은 국제기구 대표단과 외신기자단이 모이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를 ‘평창’ 홍보의 기회로 삼아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전에서는 평창을 포함해 독일 뮌헨과 프랑스 안시, 불가리아 소피아, 중국 하얼빈, 미국 덴버, 카자흐스탄 알마티 등의 경합이 예상된다. IOC는 올해 6월 이들 중 공식 후보도시 3곳을 선정하고 내년 2, 3월쯤 후보도시들을 대상으로 현지 실사를 벌일 예정이다. 오랫동안 동계올림픽 개최를 꿈꿔온 평창의 운명은 내년 7월 6일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리는 IOC 총회에서 결정된다. 이날 총회는 IOC 위원을 대상으로 무기명 투표를 실시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한다.
그동안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를 진두지휘해온 김진선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강원도지사)은 “동계올림픽을 열면 약 1조원의 투자액이 들어가겠지만 수천억원의 흑자가 난다. 이와 함께 강원도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알려짐으로써 생기는 지역발전 효과까지 감안하면 국익 차원에서도 동계올림픽은 개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맞는 말이다. 세계 각국이 이미 동계올림픽 개최로 많은 이득을 얻었다. 2002년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치른 후 대회조직위원회는 6천억원 이상의 흑자를 남겼다. 또 199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노르웨이 릴레함메르는 대회 이후 4천억원의 흑자를 거둔 것은 물론 인구 2만여 명의 두메산골에서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상했다. 1998년 대회 개최지인 일본 나가노도 마찬가지. 동계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고속도로망과 고속 정보통신 시설을 정비해 국제 컨벤션시티로 거듭난 나가노는 우리 돈으로 약 56조3천억원이 넘는 경제 파급효과를 거뒀다.
산업연구원의 최근 조사 자료에 따르면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로 우리나라는 20조4천억원 이상의 생산 유발효과와 23만여 명의 고용 유발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우리나라에 막대한 부와 명예를 동시에 안겨줄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 이제 평창이 이뤄낼 차례다.
황보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