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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값 담합 11개 업체 과징금 27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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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2-08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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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정거래위원회는 11개 소주업체들이 2007년 5월과 2008년 12월에 각각 있었던 소주 출고가격 인상 및 경품 지급조건, 판촉활동 기준 등을 합의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272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해당 업체는 금복주, 대선주조, 두산, 무학, 보해양조, 선양, 진로, 충북소주, 하이트주조, 한라산, 롯데주류BG이다.

소주표.jpg

이번 조사는 “2008년 말~ 2009년 초 소주가격 인상과 관련해 인상시기 및 인상율이 유사하고, 인상과정에 담합의혹이 있다”는 언론보도에서 비롯됐다. 소주 제품은 공정위의 2009년도 5대 중점감시 분야에 해당돼 즉시 직권조사를 실시 했다.

소주 출고가격에 대해 11개 업체는 2007년 5월, 2008년 12월에 있었던 2차례 소주 출고가격 인상을 앞두고 사장단 모임인 천우회 등을 통해 가격 인상여부, 인상시기, 인상률 등에 대해 상호 의사연락, 정보교환, 논의하고 이를 실행했다.

천우회는 소주제조사의 대표자, 대한주류공업협회 회장 및 전무, 대한주정판매(주) 대표이사가 참석하는 등 소주 제조업체 사장단의 월례모임으로, 1985년부터 2009년 4월 현재까지 총 212회 개최했다.

가격인상 방식은 소주업체간 가격인상에 대한 공감대 형성 후 가격 인상시기 및 인상율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협의하고, 선도업체인 진로가 먼저 가격을 인상하면 나머지 업체들이 진로의 가격인상후 비슷한 비율로 가격을 인상했다.

거래조건, 판촉활동의 기준 합의는 소주업체들의 수차례에 걸친 임원간담회(워크샵) 및 천우회를 통해 소주 유통과정에서 지역행사 지원 자제에 관한 사항, 페트(PET)병 소주 판매시 경품 등의 제공한도와 병마개 제조업체의 병마개 가격인상요청에 대한 공동대응사항을 합의했다.

예를 들어, 2008년 5월말~6월초 병마개 제조업체인 세왕금속공업(주)이 소주업체들에게 병마개(왕관) 가격 인상을 통보하자, 천우회에서 병마개 가격 인상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합의해 세왕금속공업(주)에게 소주가격 인상시까지 병마개가격 인상 보류를 요청했다.

소주업체들은 “소주업체간 가격합의가 없었으며, 다만 국세청의 행정지도에 따라서 가격을 일제히 인상했기 때문에 외형상 담합과 유사해 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소주 유통과정에서 거래조건, 판촉활동 기준을 정한 행위는 주류거래질서를 위반하지 말자는 내용의 협의일 뿐 경쟁을 제한하기 위한 합의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국세청이 (주)진로의 소주가격 인상요청에 대해 검토후 가격인상을 승인해 준 사실은 있지만, 문제는 행정기관의 행정지도를 빌미로 사전 또는 사후에 사업자들이 별도로 합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금융·통신 등의 분야에서 피심인들이 행정지도에 따른 행위였다고 주장한 사건들도 공정위가 이러한 기준에 따라 조치했고, 법원판례도 공정위와 같았다.

조사결과, 진로가 국세청과 협의하기 이전부터 소주업체들이 사장단모임을 통해 가격인상에 대해 논의·협의하는 등 국세청의 행정지도와는 별개로 담합한 사실이 드러났다.

사장단 모임(천우회)은 생활필수품목에 소주가 포함돼 가격인상이 어렵게 됐으니, 신제품을 출시해 가격을 인상하고 용량을 조정해 가격을 인상하자고 논의했다. 또 소주업체 전체의 가격인상정도는 6~7%가 적정하다는 적정 인상률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2008년의 경우 정부는 물가안정대책의 일환으로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을 지정하고, 이들 품목에 속하는 소주제품의 가격인상 자제를 호소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 3월말부터 사장단 모임(천우회)을 통해 소주가격 인상방안, 인상율, 인상시기 등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소주가격인상 담합건에서 공정위는 국세청 등 관련부처의 의견을 수렴해 행정지도 여부 및 행정지도 내용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에 국내 소주시장에서 출고가격 및 거래조건 등에 대한 담합행위를 적발·시정함으로써 장기간 지속돼 온 주류업계의 고질적인 담합관행을 깬 측면에서 의의가 크고, 향후 경쟁 촉진 및 소비자 후생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황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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