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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하듯 선들선들 우리 가게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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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8-13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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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업형 슈퍼마켓에 밀려났던 동네 구멍가게들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소기업청이 영세 슈퍼마켓 사업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한 ‘나들가게(스마트샵)’ 사업이 결실을 맺고 있다. ‘정이 있어 내 집같이 드나드는, 나들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는 가게’라는 뜻으로 지난 5월 3일부터 문을 연 나들가게는 시작부터 매출액과 고객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정슈퍼’를 운영해온 서현정(37) 씨에게 지난 5월 3일은 평생 잊지 못할 날이다. 한때 유일한 희망이었다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슈퍼마켓에서 다시 희망을 키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8년 전 서 씨는 남편 김선국 씨와 이 동네 주택가의 33제곱미터(약 10평) 남짓한 슈퍼마켓을 인수했다. 이곳은 공덕동 내에서도 가장 낙후된 지역. 높은 오르막길에 다가구주택이 빽빽이 밀집해 있는 데다 길 폭도 좁아 거주자들 말고는 지나치는 행인이 많지 않다. 거주자들도 대부분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장사가 잘되기를 기대하긴 어려웠다. 서 씨는 당시 빚이 있어 좋은 조건을 갖춘 큰길 옆 슈퍼마켓을 인수할 처지가 못 됐다. 그래도 예상보다는 장사가 잘됐다. 슈퍼마켓 공간의 절반을 비디오 대여점으로 활용하면서 매출이 더 늘었다.

“2, 3년간은 매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가게에 앉아서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잘됐어요. ‘왜 미리 시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그렇지만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2007년부터 경기가 침체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줄어든 것. 저소득자가 많은 지역 특성상 경기침체에 따른 지출감소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고급스럽고 깔끔한 시설의 편의점들이 들어서면서 얼마 안 되던 단골손님도 발길을 끊었다. 수입이 급격히 줄자 다시 빚이 늘어난 건 당연지사.
“어지럽던 점포가 편의점처럼 깔끔하게 변했죠”

“윗돌 빼서 아랫돌 괼 수밖에 없었어요. 빚 때문에 신용등급도 9등급까지 떨어졌죠. 더 이상 은행에서 대출도 안 되니 살 길이 막막했어요.”

그렇다고 슈퍼마켓을 정리하기도 어려운 터라 서 씨는 하는 수 없이 다른 돈벌이에 나섰다. 병원의 새벽 근무 간호사로 취업한 것. 서 씨는 낮에는 가게에서,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는 병원에서 꼬박 보내야 했다. 그래도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담배는 판매가 전혀 안 돼 담배회사 영업사원들이 거래를 끊겠다고 할 정도였어요. 남편은 맘고생을 너무 심하게 했는지 얼굴에 백반증까지 왔지요.”

서 씨의 속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기차를 타고 있는데 플랫폼이나 철로가 보이지 않는 듯한 참담한 기분”이었다고 했다. 자살 충동을 느낀 적도 있다.

그러나 죽으란 법은 없었다. 모든 것을 포기하기 직전 상황에 이른 서 씨 부부에게 한 줄기 빛이 보였다. 중소기업청이 지난 3월 종합소매점포의 균형 발전 여건 조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스마트샵(Systematically Managed & Advanced Retail Technique Shop·상호명 땡큐마트)’ 육성 지원 방안을 발표한 것.

서울 1호점 시작으로 전국 1만 개 육성

매장면적 3백 제곱미터 이하인 소매 점포에 시설 현대화 등 경영 혁신에 필요한 융자자금(최고 1억원, 대출금리 4.5퍼센트·5년)을 저리로 빌려주고 간판 교체 및 리모델링 자금 등을 지원한다는 게 골자였다.

자금 여유가 없어 허름한 구멍가게를 그대로 방치해야 했던 서 씨에겐 눈이 번쩍 뜨일 일이었다.

“제가 봐도 죽은 가게였어요. 오죽했으면 주변 사람들이 ‘취미로 장사하는 거 아니냐?’고 물어볼 정도였으니까요.”

중소기업청이 영세 점포 현대화를 위해 추진한 나들가게. 대형 유통회사 계열 편의점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중소기업청이 영세 점포 현대화를 위해 추진한 나들가게. 대형 유통회사 계열 편의점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했다.
서 씨 부부는 3월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협회에 지원신청서를 냈다. 이후 지원선정위원회 심사를 거쳐 신 씨의 가게는 나들가게 대상으로 선정됐고, 5월 3일 서울 1호 나들가게(공덕동점)로 새롭게 문을 열었다. 좁은 공간에 아무렇게나 널려 있던 생필품들은 편의점처럼 품목대로 깔끔하게 진열됐다. 각종 박스가 어지럽게 널려 있던 가게 외부도 손님들이 거부감 없이 드나들 수 있도록 깨끗하게 정리됐다.

곧바로 반응이 왔다. “주인이 바뀌었냐?”며 눈을 크게 뜨고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어났다. 서 씨임을 알아보고는 “축하한다”며 가지런히 진열된 생필품들을 하나라도 더 사간다.

판매와 매출 집계, 회원 관리, 현금 입출금 현황까지 파악할 수 있는 POS기기(1백50만원 상당)도 중소기업청이 지원해줘 가게에서 일하는 재미가 더 쏠쏠해졌다고 한다. 서 씨는 “우리 가게보다 더 사정이 어려운 소형 슈퍼마켓도 많을 것”이라며 나들가게 서울 1호점인 공덕점이 좋은 본보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서 씨는 가게를 새롭게 여는 날 청와대 홈페이지 신문고란에 감사의 글을 남겼다.

“나중에 대통령께서 퇴임하시고 막걸리 한잔 드시러 오셨으면 해요. 희망을 다시 갖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소기업청은 지난 5월 3일 나들가게 개점을 알리면서 2012년까지 전국에 1만 개의 나들가게를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해엔 2천 개 점포가 개장할 예정인데 6월까지 전국에 총 6백 개의 나들가게가 개점했다. 중소기업청이 6월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 1차 개점 2백 개 점포의 성과를 점검한 결과, 98.3퍼센트가 개점 1개월 후 점포의 일일 매출액이 개점 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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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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