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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 부활 ‘마린보이’…“나 원래 이런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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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11-23 10:1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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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점과 바닥을 한 번씩 찍어서일까. 재도약 곡선의 커브와 탄력은 그 상승 강도를 예상치 못한 수준이었다. ‘마린보이’ 박태환.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이후 내리막길을 걷던 그가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주 종목인 자유형 2백미터와 4백미터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했고, 자유형 1백미터에서도 괴력을 과시하며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 이어 또다시 3관왕을 차지했다. 13억 중국인들조차 놀란 수영 황제의 파격적인 ‘재림(再臨)’이었다.

남자 자유형 2백미터(1분44초80) 아시아신기록 금메달, 4백미터(3분41초53)와 1백미터(48초70) 한국신기록 금메달, 1천5백미터와 혼계영 4백미터 은메달, 계영 4백미터와 8백미터 동메달.’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수영은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을 위한 무대였다. 2008 베이징올림픽 자유형 4백미터에서 한국 수영 사상 올림픽 첫 금메달을 안겨주고 지난해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의 자유형 세 종목 모두에서 결선 진출 실패라는 수모를 안은 그가 아시안게임 2연속 3관왕과 2연속 7개 메달 획득으로 화려하게 부활했기 때문이다.

사격과 유도, 사이클 등 다른 종목에서 숱한 금메달이 쏟아졌지만 박태환의 부활은 너무나 극적이었다.

박태환은 서울 대청중에 다니던 2004년 아테네올림픽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천재성을 타고났다. 전문가들은 “물 타는 능력은 1백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박태환은 아테네에서 부정 출발로 헤엄 한번 쳐보지도 못하고 탈락했다. 아픔을 겪은 박태환은 절치부심해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3관왕에 오르며 ‘국민 남동생’으로 떠올랐고, 2007년 멜버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자유형 4백미터에서 세계대회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하는 등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스타덤에 오른 박태환은 넘쳐나는 인기를 주체하지 못했다. CF 촬영과 방송 출연, 각종 행사 참석 등으로 바빠지면서 훈련을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 수영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 기대주였던 박태환의 이런 모습은 수영인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물 타는 능력, 1백 년에 한 명 나올까 말까 하는 수준”

그러나 박태환은 금세 다시 돌아왔다. 2007년 말 전담팀을 꾸려 호주 전지훈련을 떠났던 박태환은 훈련 효과를 얻지 못하자 2008년 2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지도해준 노민상 대표팀 감독 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하루 1만6천 미터의 거리를 소화하는 지옥훈련을 이겨내고 같은 해 4월 동아수영대회에서 아시아신기록 2개를 세우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뒤 베이징에서 한국 수영의 새 역사를 창조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박태환을 다시 흔들리게 했다. 올림픽 이후 미국 로스앤젤레스 등지로 다닌 해외 전지훈련은 결과적으로 안일한 해외여행에 지나지 않았다. 박태환은 “최선을 다해 훈련했다”고 했지만 이어 열린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 3개 종목 모두에서 결선 진출에 실패해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로 정신적으로 무장이 해제된 박태환에겐 정말 새로운 변화가 절실했다. 이때 호주 출신 마이크 볼 코치가 나타났다. 베이징올림픽 때 노민상 감독이 있었다면 이번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볼 코치의 공이 결정적이다.

장거리 버리고 스프린터로 변신 ‘대성공’

박태환은 초등학교 때부터 자신을 지도해준 노 감독도 훌륭한 지도자로 평가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지도를 받고 싶었다. 그래서 후원사인 SK텔레콤과 협의해 올해 1월 호주 대표팀을 이끌었던 볼 코치를 개인 코치로 영입했다. 볼 코치는 베이징올림픽 여자 개인혼영 2백미터와 4백미터, 계영 8백미터에서 3관왕을 차지한 스테피나 라이스를 키워 2008년 호주 ‘올해의 수영 코치상’을 받은 인물.

볼 코치와의 만남 이후 박태환은 다시 연습벌레로 돌아갔다.

“수영을 즐길 수 있게 해주며 강도 높은 훈련을 신나게 할 수 있는 지도철학을 가지고 있다. 동기유발이 잘돼 훈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됐고 자연스레 훈련 성과도 좋았다. 훈련을 하면 때로 힘든 부분도 있는데 그것까지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여성스러움도 있다.”
그만큼 볼 코치가 박태환의 갈증을 잘 채워줬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박태환이 자유형 1천5백미터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체격이 큰 서양 선수들 틈새에서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박태환은 1천5백미터를 뛰길 내심 꺼려했다.

1천5백미터는 4백미터보다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한다. 볼 코치는 박태환의 이런 심리 상태를 잘 파악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에 주 종목인 4백미터와 2백미터에 이어 1백미터에서도 금메달을 딴 것은 1천5백미터를 과감하게 버리고 두 종목에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볼 코치의 예상은 적중했다. 아주 ‘상식적인 선’에서 박태환의 현 위치를 정확하게 진단했다. 이에 박태환은 1천5백미터의 부담을 털어내고 나머지 세 종목에 집중할 수 있었다. 볼 코치의 말이다.

“1천5백미터는 선택사항이다. 박태환이 1천5백미터를 뛰는 것은 육상 1백미터 세계기록 보유자인 우사인 볼트가 3천미터를 달리는 것과 같다. 여러 종목에 출전하다 보면 오히려 평균 기량이 내려갈 수 있다. 박태환의 2백미터와 4백미터는 세계 정상권이지만 1백미터는 20위권, 1천5백미터는 30위권 밖이다.”

볼 코치는 앞으로 4백미터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는 “박태환은 정신력이 아주 훌륭하다. 수영 기술도 좋다. 스타트와 턴만 다듬으면 4백미터에서 세계기록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볼 코치의 지도로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자유형 1백미터까지 제패한 박태환은 2연속 3관왕으로 대회 최우수선수(MVP) 2연패도 가능하게 됐다. 박태환의 이 기세가 2년 뒤 런던올림픽까지 변함없이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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