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도봉산에 불 지르고 도주하던 40대女 현장에서 체포
놀란 주민들 가슴을 쓸어내리며 철저히 수사할 것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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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나연 기자 작성일 23-03-14 00:08본문
▴방화로 추정되는 도봉산 산불현장에서 도봉소방대원들이 긴급히 화재를 진압하고 있는 모습(사진출처=도봉소방서)
지난 3월 11일(토) 오후 11시 16분쯤 도봉경찰서(서장 황영선)로 도봉산 내자사(도봉로 191길 88-106) 인근에 화재가 발생했다는 긴급한 신고가 접수됐다.
늦은 밤 시간에 산불이 자연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적은 관계로 경찰은 서둘러 도봉산 입구의 통행로 상가주변 CCTV를 확인했다. 깜깜한 밤 모자를 쓴 여성이 도봉산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으며, 약 1시간 뒤 소방차와 경찰차가 길을 따라 지나가는 모습도 보였다.
이후 소방대원들이 도착한 산불 현장에서는 시뻘건 불길이 산 능선을 따라 활활 타올랐다. 희뿌연 연기가 산을 가득 메우고, 소방대원들이 연신 물을 뿌렸다. 경찰은 곧바로 산불 현장 근처에서 라이터를 소지한 채 배회하던 용의자 40대 여성 A씨를 발견하고 산림보호법 위반 등 혐의를 적용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의 옷가지 일부가 불에 그을린 점을 토대로 A씨를 방화 용의자로 특정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산불이 난 시각 현장에 접근할 만한 사람은 A씨뿐이었다는 점도 현행범으로 체포하기에 충분했다. 화재진압을 위해 긴급 출동한 도봉소방서(서장 김장군)는 이날 소방차량 23대, 소방 등 인력 172명을 동원해 화재를 접수받은 지 약 1시간 40여분만인 새벽 1시쯤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다.
이번 화재로 도봉산 일대 임야 약 200㎡가 불에 탔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다음날 불이 났던 현장에는 ‘가해자 조사 중’이라는 접근금지 팻말이 보였으며, 산자락은 다 타버린 나뭇가지들만 가득했다. 도봉경찰서 관계자는 “A씨가 계속 경찰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A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동기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내자사 인근에 거주하는 이 아무개(여 58세) 주민은 “방화는 정말 나쁜 행동이다. 한 순간에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재산을 잃을 수 있는 범법행위인데, 다행히 경찰이 붙잡았다고 하니 철저히 수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잘라 말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전국적으로 특정 세력이 악의적으로 산불을 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순분자 등의 동향파악과 함께 방화범의 존재 여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봉산 방화로 화재가 났던 이날 하루만 해도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16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도봉소방서는 봄철 등산객들의 부주의로 산불이 많이 나는 시기에, 등산로 주변에 거동이 수상한 사람은 없는지 세심히 살펴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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