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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

우리동네 지켜주는 전설의 상록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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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02-0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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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많은 동네들에 몇 백년 동안 사시사철 지키고 있는 전설의 상록수가 있다. 우리 동네를 대표하는 나무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나무에 얽힌 사연은 무엇인지 함께 만나본다.

서울시는 지정보호수의 역사적·문화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특별히 보호 및 보존할 가치가 있는 수목 중에서도 사계절 늘 푸른 보호수 24그루에 관한 숨겨진 이야기들을 소개했다. 서울시에서 관리되고 있는 216그루의 보호수중 사계절 늘 푸른 보호수는 총 24그루로 그 중에 소나무 8그루, 향나무 14그루, 측백나무 2그루이며, 최저 수령은 70년이고, 최고 수령 872년이다.

상록교목중 최고 수령, 푸른 청춘으로 지켜온‘872년 6개월’세월을 만나다

서초동에는 이 지역을 상징하는 향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사시사철 푸른 청춘을 상징하는 상록수로서 상록교목 중에서도 872년 6개월이라는 최고 수령을 자랑해 이 지역의 명물이 됐다.

지정번호 “서22-3”인 서초동 향나무는 1968년 7월 3일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당시의 수령이 830년으로 측백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서울시 지정보호수 중에 최고령을 자랑한다. 수고는 16m, 가슴높이(흉고) 둘레는 3.6m에 이르는 보호수로 수많은 차량이 빈번하게 소통하는 서초역 사거리 중앙녹지대에서 모진 비바람과 자동차 배기가스, 산성비 등 각종 환경오염 위협으로부터 오랜 세월을 견디고 있어 그 의의가 더욱 크다.

시인 김소월이 사랑한 배재학당 향나무, 525년 시간 흘러도 여전한 모습

중구 정동에 위치한 배재학당 향나무는 시인 김소월과 하버드대 데이비드 맥캔 교수가 사랑한 나무로 장장 525년의 세월 동안 정동을 지켜왔다. 하버드대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 교수는 1960년대 평화봉사단으로 한국에 와서 안동에 머물다가 우연히 조그만 서점에서 발견한 김소월의 시집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다고 한다. 그는 현재 하버드대학에서 한국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자타가 공인하는 김소월 전문가이다. 배재학당 동관 뒤편의 향나무는 김소월이 좋아했던 나무였는데 오랜 세월로 인해 말라 죽어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했다.

그 향나무는 1972년 보호수로 지정된 이래 다시 푸르름을 되찾게 되었고 맥캔 교수의 제자인 하버드대의 박사 과정생인 웨인(Wayne De Fremery)이 김소월의 시집을 비롯한 일제강점기 한국의 인쇄문화에 대한 박사논문을 쓰기 위해 한국에 체류하면서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 들러 되살아난 향나무의 소식을 스승인 맥캔 교수에게 전달한 에피소드가 있었다.

52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지만, 배재학당 향나무는 여전히 수려한 자태를 뽐내며, 매년 배출해내는 배재 졸업생들의 학창시절의 사진 속에 단골손님으로 등장해왔다.

지정번호 “서2-2”인 배재학당 향나무는 1972년 10월 12일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당시의 수령이 525년으로 측백나무과의 상록교목으로 수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고는 17m, 가슴높이(흉고) 둘레는 2.3m에 이르는 보호수로 수많은 배재중학교 졸업생들의 학창시절 추억을 담고 있는 앨범 속에서도 큰 인기를 간직하고 있는 영원한 청춘의 상징이다.

특히, 향나무 수간 상부에 박힌 못은 임진왜란 때 “가등청정”이 말(馬)을 묶어 놓았던 곳으로 전해오는 역사의 전설을 간직하고 있다.

525년 동안 자라면서 조상들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했을까를 상상해 보니 많은 슬픔과 우여곡절의 세월동안 묵묵히 이 자리를 지켜온 향나무에 대한 경외감을 느끼게 한다.

1940년대 졸업생의 인터뷰에 의하면 “우리 아버지도 배재를 나오셨는데 이 나무에 대해 말씀하시길, 임진왜란 때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이 나무에 쇠못을 박고 말을 묶어 놨다고 합니다. 배재 학교 다니실 때 그렇게 이야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 나무 앞에서 졸업사진도 찍었습니다.”

1940년대 배재중학교 졸업앨범을 보면 교복을 입고 모자를 쓴 7명의 졸업생을 볼 수 있다. 이들의 평균키를 165cm로 가정해서 수간상부에 보이는 쇠못의 위치를 산정해 보면 400여년 동안 향나무의 키는 5m정도 자란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지 않은가 싶다.

흥선대원군의 오랜 벗 석파정 소나무, 푸르른 잎이 만들어내는 그늘 넓이가 무려 67㎡

종로구 부암동에 가면, 권력의 무상함을 간직하며 온갖 세월의 흐름을 간직하고 있는 흥선대원군의 벗! 석파정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웅장한 소나무 잎사귀들이 만들어내는 그늘의 넓이가 무려 67㎡에 달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소나무의 절경과 더불어 역사와 문화를 전한다.

조선말기의 중신(重臣) 김흥근의 별장이었는데 흥선대원군이 집권후 자신의 별장으로 사용하였던 석파정 경내에는 많은 문화유적의 향기와 몸체가 아름답고 고고함을 간직하고 있는 서울시 지정보호수 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정문을 통과하여 정원에 들어서면 인왕산의 자연암각을 이용한 수로가 조성되어 있으며, 인왕산 계곡물이 흘러들어 연못을 이룬 곳에 “소수운렴암”(巢水雲簾菴)이란 권상하(權尙夏)의 글씨를 만나 볼 수 있다. 경내 안양각 건물 뒤 바위 앞면에는 “삼계동(三溪洞)”이란 글씨가 암벽에 새겨져 있어 조상들의 필력과 조각예술을 만날 수 있다.

또한 이곳은 6.25전쟁이후 천주교의 콜롬바고아원이 되기도 하였으며 사랑채로 사용하던 별채 한 동은 1958년 손재형(孫在馨)에 의해 홍지동 125번지로 이전되어 별도의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현재 석파정내에는 안채 · 사랑채 · 별당채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1968.7.3 보호수 지정 당시 수령이 180년이고 수고는 5m, 흉고둘레는 2.8m이고 그 아래 그늘의 넓이만도 67㎡이며 조선후기 흥선대원군과 역사를 함께 한 소나무이다.

우리동네 지켜주는 전설의 보호수, 보호수와 함께 역사와 전통을 느낀다

나무를 훼손하면 재앙이 온다는 설과 함께 나무속에 큰 뱀이 살고 있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구로구 가리봉동의 보호수 측백나무는 이미 지역 주민들의 수호수가 된 지 오래다.

구로구 가리봉 2동에 있는 이 측백나무는 2004. 12. 27 지정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지정당시 수령은 500년이 된다. 이 측백나무는 6.25사변 전까지 주민들이 정월 대보름 및 가을추수기에 고사를 지내는 등 각종 제사를 지내왔으며 2003년부터 매년 10월에 “측백나무 추진위원회 주관”으로 주민화합과 무사안녕을 기원하는 주민 화합 한마당을 개최하고 있다.

수고높이는 15m이고 흉고둘레는 2.5m이며 이 나무를 훼손하면 재앙이 온다는 설과 함께 나무속에 큰 뱀이 살고 있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조선시대 종친의 부정과 비리를 감시하던 종친부 집터 우물자리에 있는 소나무는 선비들의 절개를 간직하며 여전히 종로구 소격동을 지키고 있다. 제도적으로 종친이 정치 참여를 막는 동시에 종친들의 비위까지 규찰하는 기능을 담당하기 위해 종친부가 있었던 이 우물자리에는 선비의 상징 절개를 간직한 소나무가 있다.

1970.11.19 보호수 지정 당시 수령이 100년이고 수관이 전체적으로 번무하고 하향으로 지표면에 가까이 근접되게 뻗어 있는 소나무가 늠름히 서 있다. 이는 외척들의 정치 참여가 활발한 것에 비하면 종친들에 의한 정치부정과 비리가 많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굳은 절개를 상징 하면서 푸름을 간직해 온 이 소나무의 가르침을 깊이 간직한 선조들의 마음이 담아 있지 않아나 싶다.

※ 종친부란
- 형식적으로 최고 서열이였지만 실질적인 권력행사는 할 수 없는 기관으로 세종때인 1428년에는 재내제군소에 종부시를 두었고 1430년 재내제군소가 종친부로 승격되었으며, 종친부는 정1품 아문으로 품계만 있고 실직이 없는 명예직이었다.

순명황후 문씨의 유릉을 모셨던 치성당이 있던 능동 향나무는 광진구 능동에서 450여년의 시간동안 마을 주민들과 함께 해왔다. 지정번호 “서5-3”인 광진구 능동 369-18에 있는 향나무는 2000. 12. 20 지정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지정당시 수령은 450년이 되며 수고높이는 13m이고 흉고둘레는 2.2m가 된다. 이 수목이 위치하고 있는 능동은 광무 8년(1904년) 11월에 순명황후(純明王后) 문씨 릉인 유릉(裕陵)을 모셨다하여 ‘능(陵)말’, ‘능리(陵里)’라 불리어 왔으며, 매년 마을 주민들이 2월 초하루와 10월 초하루 저녁 8시경에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치제를 지내고 있는 신성시 되는 당산목으로 치성당이 위치하던 지역이다.

또한 이곳에 위치하고 있는 알림의 종은 이때에 설치되어 마을에 위급시(화재, 초상 등) 타종하여 마을주민들에게 알리고 다함께 참여하여 우애를 도모하고자 쌀과 현금 등을 거두어 전달함으로서 이웃의 고통을 함께 하였다고 한다.

금천구 시흥동의 향나무는 조선초 사찰이 있었던 곳으로 탑골·탑동의 유래가 지역주민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향나무는 1969년 5월 12일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당시의 수령이 525년으로 수고는 10m, 가슴높이(흉고) 둘레는 2.3m에 이르는 보호수로 주택단지내 소공원 중앙에 있으며 휴게시설도 조성되어 있다. 보호수 위치는 조선 초기에 사찰이 있었던 곳으로 일명 탑동이라 불리어지며, 주위에 약 500년 전 만들어진 삼층석탑이 있고, 마을제를 지내는 곳으로 탑골이나 탑동은 모두 이곳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도심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장엄함과 고요함, 사찰 경내에서 150년 세월을 지낸 반송의 아름다움을 만난다. 지정번호 “서11-11”인 노원구 상계3·4동 153-1에 있는 반송은 2005. 7. 21 지정 보호수로 지정되었고 지정 당시 수령은 150년이 며 수고높이는 9.4m이고 흉고둘레는 3.2m가 된다.

신라 문무왕 때인 671년에 원효대사(617~686)가 창건하여 이후 고려시대 까지 법등이 꾸준히 이어져 공민왕 시기에는 왕사 나옹스님(1320~1376)에 의해 크게 번성하였다고 전하는 학림사 경내에는 오랜 역사를 대변하듯 심장부의 보호수인 노송을 볼 수 있다.

또한 고목의 느티나무 숲이 에워 쌓여 있고 산세가 마치 학이 알을 품고 있는 듯 학포지란(鶴抱之卵)의 형국을 갖추고 있다는 데서 비롯되었으며, 복잡한 서울 도심 속에서도 마치 멀리 떠나 대자연의 숲속에 안겨있는 듯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사계절 빼어난 사찰 경관을 감상할 수 있을 듯 하다.

300년 이상 동네 지켜온 상록수, 우리지역 소통공간으로 주민들 쉼터 역할까지

강서구 방화동 향나무, ‘낮은 울 쉼터’를 만들어 지역사회 소통 공간으로 구성, 동네 주민들에게 깊은 향내를 전한다. 1974년 4월 20일에 보호수로 지정되어 당시의 수령이 530년으로 수고는 22m, 가슴높이(흉고) 둘레는 2.54m에 이르는 보호수다. 2007년에 교회와 정곡초등학교 그리고 강서구청간의 협의를 통해 학교와 돌샘공원과 교회 사이의 담장이 헐리면서 지역사회를 향해 개방된

황보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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