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따라 떠난 남도문화 여행 > 교육/문화

본문 바로가기
    • 흐림 30%
    • 17.0'C
    • 2024.10.06 (일)
  • 로그인

교육/문화

물길따라 떠난 남도문화 여행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09-11-07 08:07

본문

1.

"전라도 사람의 몸속에는 영산강이 흐르고 있다." 소설가 문순태는 영산강과 전라도 사람의 상관관계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만큼 영산강은 전라도 사람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희망까지 품고 있는 존재라는 것. 지난 10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진행된 <물길여행 체험행사> 에서는 영산강의 시원인 담양과 영산강에 인접한 장성을 찾아 남도의 아름다운 풍광과 문화를 오감으로 느끼는 체험여행 시간을 가졌다. 장성 백양사에 깃든 역사와 애기단풍, 담양 특유의 색깔 있는 여행지, 그리고 생오지마을의 남도 소설가 문순태와의 만남 등 영산강 물길을 따라 남도문화를 만난다.
stroke.gif
세월의 흔적이 그린 풍경, 백양사

고즈넉한 풍경과 오랜 세월의 흔적조차도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그 곳, 백양사. 전남 장성 내장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백양사는 그 오르는 길에 줄지어 선 애기단풍으로 유명하다. 제법 쌀쌀해진 가을햇살에 애기 손바닥 같은 앙증맞은 단풍잎들이 붉게 수를 놓고 있다. 애기단풍 이외에도 수백년된 아름드리 갈참나무 거목들과 비자나무 등이 세월의 깊이를 느끼게 한다. 백양사 뒤편으로 병풍처럼 웅장하게 서 있는 백암산과 백양사의 풍경이 어우러져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는다.

img1_1.jpg img1_2.jpg
백양사를 병풍처럼 감싸 안고 있는 백암산의 웅장한 모습 백양사 연못에 드리워진 오색빛 단풍이 아름답다
백양사에서는 그 자체를 둘러보는 것 이외에도 백양사에서 주차장까지 걸어내려 오는 길도 아름답다. 붉은 단풍나무와 흐르는 물을 따라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양사는 그 이름이 지어진 유래가 재밌다. 백제 무왕 632년 창건 당시에 백암사였다가 고려 때 정토사로 이름이 바뀌었었다. 그런데 조선 선조 때 환양조사가 불경을 읽을 때마다 흰양이 설법을 들었다해서 백양사라 불려지게 된 것.
stroke.gif
대나무와 바람의 나라, 죽녹원
하늘로 곧게 뻗어 올라간 푸른 대나무 끝을 보려니 고개가 절로 젖혀진다. 빽빽이 들어찬 대나무들이 초록빛을 간직한 채 청순한 모습으로 여행객을 반긴다. 대나무 숲길을 걷는 동안 귓가에 맴도는 바람소리. 대나무 사이사이를 누비는 바람이 대나무끼리 부딪힘을 일으키기도 하고 댓잎이 사각거리는 소리를 내게 하기도 한다. 대나무와 바람의 청명함이 마음을 씻어주는 듯하다.
img2.jpg
바람과 햇살이 푸른 대나무 사이사이를 파고들어 대나무숲 산책길을 천천히 걷게 만든다, 죽녹원
담양읍 향교리의 죽녹원은 영산강의 시원인 담양천을 끼고 있는 향교 근처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엔 대나무 잎에서 떨어지는 이슬을 먹고 자란다는 죽로차가 자생하고 있기도 하다. 늦은 오후, 노을이 질 무렵엔 대나무 숲 산책로엔 조명등이 켜진다. 시간 차를 두고, 분홍색, 흰색, 연록색 등의 빛깔로 변화하며 산책로를 밝히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img2_1.jpg img2_2.jpg
하늘로 곧게 뻗은 대나무숲 사이를 걷는 여행자들 댓잎이 소복이 쌓인 작은 정자의 모습이 고즈넉하다
죽녹원에서 담양천을 건너면 관방제림 가로수길에 닿을 수 있다. 죽녹원과는 또다른 느낌의 노거수들이 줄지어 있어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죽녹원 근처인 담양읍 운교리에 자리한 죽향문화체험마을도 가 볼만 하다. 이 곳은 담양의 문화를 한 자리에서 보고 느낄 수 있는 한옥 체험마을로 면앙정, 송강정 등 담양의 정자무화를 대표하는 정자와 마주할 수 있다. 또 명창 박동실의 판소리 부대였던 우송당에서는 판소리체험을, 죽로말차연구소에서는 다도체험을 할 수 있다.
stroke.gif
소설가 문순태와 영산강을 이야기하다
큰 도로에서 고불고불한 길을 한참이나 올라가자, 생오지마을에 닿을 수 있었다. 담양출신의 소설가 문순태가 사는 곳이다. 언제부터 기다리고 있었을까. 댁을 방문하겠다는 연락을 받고 바로 나온 듯 문밖에 나와서 환한 미소로 물길여행 체험자들을 맞이하는 문순태 작가. 그는 영산강과 인연이 깊다. 그의 소설 <타오르는 강>은 1886년 노비 세습제가 폐지된 후, 자유의 몸이 된 노비들이 영산강을 건너 새끼내 마을로 터를 잡았지만 홍수 때마다 폐허가 되는 땅을 온전히 되찾기 위해 애쓰는 농민들의 삶을 담은 이야기이다. 이 소설에서 도드라지는 주인공은 찾아보기 힘들다. 무지랭이 농민들, 그 모두가 주인공인 것이다.
img3_1.jpg img3_2.jpg
소설가 문순태는 영산강은 나의 핏줄이라고 비유하며, 영산강은 고통과 희망이 함께 흐르는 곳이라고 말했다
“영산강이 우는 소리를 들어야 영산강을 제대로 알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1930년대 농민들은 영산강에 제방 쌓는 일을 하며 엄청난 고생을 겪었지요. 영산강은 남도의 젖줄인 동시에, 일제시대 수탈의 통로였기 때문입니다.” 영산강은 남도 사람들에게 단지, 농업용수로 이용되는 단순한 강이 아니었다고 그는 말했다. 물길여행 체험자들은 문순태 작가의 한 마디, 한 마디를 경청하며 영산강에 빠져 들었다. 그는 이어 “영산강은 고통과 함께 희망이 함께 흐르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문순태 작가에게, 또 전라도 사람들에게 영산강은 무엇일까. 그는 “영산강은 나의 핏줄”이라고 비유하며 “강이 갖고 있는 원초적인 생명의 소리를 되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stroke.gif
담양의 푸른 통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이른 아침, 해가 뜰 무렵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평화로움 그 자체다. 이제 막 떠오른 설익은 햇살이 질서정연하게 나열되어 있는 가로수 사이사이로 스며든다. 기온 차가 나는 봄, 가을에는 물가 옆에 자리한 가로수 구간에서 종종 물안개를 볼 수도 있다고 하지만, 이 날은 아쉽게도 볼 수 없었다. 꽤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서 산책하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등교하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가로수길이 조용하고 평화로워서였을까, 사람들의 표정도 이 가로수길 안에서만큼은 아무 걱정이 없어 보였다.
img4.jpg
이른 아침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을 통해 자전거로 등교하는 학생의 모습이 평화롭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은 담양군에서 1970년대 초반 전국적인 가로수 조성사업 당시 내무부의 시범가로 지정되면서 3~4년짜리 묘목을 심은 것이 지금의 키 큰 가로수길이 되었다고 한다. 메타세쿼이아는 원래 중국이 그 산지이지만,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개량이 되었는데 물을 많이 먹고, 키가 빨리 자라 수령이 40여년만 되어도 그 키가 하늘을 덮을 정도라고 한다.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 근처에는 대나무의 고장답게 한국대나무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곳에는 대나무로 만든 다양한 죽제품이 전시되어 있어서 자녀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은 곳이다.
stroke.gif
마음 씻어내는 곳, 소쇄원
소쇄원은 조선중기 양산보(1503~1557)가 조성한 대표적인 민간 별서정원이다. 소쇄원으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푸른 대나무와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가 색대비를 이뤄 아름다운 산책길을 만들어낸다. 이 곳은 크게 내원과 외원으로 구분하는데 제월당이 속한 곳은 내원이다.

소쇄원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푸른 대나무와 노랗게 물든 단풍나무가 색대비를 이뤄 아름답다
소쇄라는 뜻은 맑고 깨끗하다라는 의미로 당시 양산보의 청렴한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양산보는 사람됨을 광풍제월에 비유한 것에 유래하여 소쇄원의 대표적 건물을 제월당, 광풍각으로 이름지었다. 소쇄라는 의미가 가진 이름 그대로 자연과 벗하며 마음을 맑게 해주는 정원인 듯하다.
img5_1.jpg img5_2.jpg
맑고 깨끗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소쇄원은 물 소리, 기와에 붙은 초록 이끼 등 자연과 벗하기 좋은 정원이다
stroke.gif
슬로시티 창평삼지천마을
슬로시티, 담양 창평삼지천마을에 들어서자, 구부러진 노거수 위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소녀가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햇살이 나뭇잎을 통과해 소녀의 머리를 비추고, 소녀는 일상인 듯 아무러치도 않게 책을 읽어 내려간다. 도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광경이 삼지천마을에서는 평범한 일이다. 마을 입구 주민센터에서는 주민등록증만 맡기면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할 수도 있다.
img6_1.jpg
돌담길로 유명한 슬로시티 담양 삼지천마을
img6_3.jpg
여러 채의 한옥이 그대로 유지, 보존되고 있는 삼지천 마을의 정겨운 풍경
물길여행 체험자들도 하나, 둘 자전거를 타고 삼지천 마을의 돌담길을 가로지른다. 삼지천마을은 돌담길로 유명한데, 돌과 흙을 번갈아 쌓아 줄눈이 생긴 담장과 막쌓기 형식의 담장이 혼재되어 있다. 담양 고재선가옥을 중심으로 여러 채의 전통한옥이 남아 있어 옛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삼천리 163번지 한옥에서는 삼지천 장아찌 만들기 체험(061-383-3002)이 한창이다. 체험객들이 간이 잘 배게 하기 위해 고추에 이쑤시개로 구멍을 뚫고, 한 편에서는 이미 만들어진 오색의 장아찌 병들이 진열되어 있다. 쌀엿으로도 유명한 이 곳에선 가정집에서 만든 쌀엿을 직접 살 수 있다. 삼지천마을에서 차량으로 1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안복자한과(061-382-8891)에서는 담양에서 유명한 한과 만들기 체험도 가능하다. 슬로시티란, 느린마을 만들기 운동으로 지역이 원래 갖고 있는 고유한 자연환경과 전통을 지키면서 현대적 시설이나 첨단시설투자를 최소화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담양, 신안, 완도, 장흥, 하동, 예산 6개군이 슬로시티로 가입되었다.
img6_2.jpg
나무 위에 앉아 책 읽는 초등학생의 모습이
자연과 하나된 듯 자연스럽다

▶ 장성 백양사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백양사IC- 1번국도 진입-담양방면-북하면 소재지-16번군도-백양사

▶ 담양 소쇄원 가는 길
호남고속도로-동광주IC-광주진입-887번 지방도로-식영정 앞 좌회전-소쇄원

▶ 창평 삼지천마을 가는 길
광주-지방도 826호선-곡성 방면-고서면-창평면 삼천리

황보영기자
      가로등
      광고문의


    영상갤러리

회사소개 |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이용약관 | 청소년보호정책 | 모바일버전
 
등록번호 : 경기아00088 발행인: 김판용 편집인:김판용 취재본부장:이창주 보도본부장:이홍우
경기 성남시 중원구 둔촌대로 83번길 3-3(성남동) 대표전화 010-5281-0007
사업자등록번호 : 129-36-69027 인터넷신문 등록일자 : 2007년 1월30일 웰빙뉴스창간일 : 창간일 2005년 8월
웰빙뉴스 서울지사 주소 변경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287-1 동암빌딩 4층 싸이그룹 02-529-3232

Copyright ⓒ 2014 www.iwellbeing.net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