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다운 교사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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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10-26 16:44본문
올 해 들어서 경기도 관내 초ㆍ중ㆍ고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불미스런 일들이 그 건수 및
내용 면에서 도를 넘어선 것 같다.
이번 달만 해도 J초교, E고교 등 학교 내 폭력 내지는 성폭행 건으로 언론에 접수된 경우가
여러 건 있다.
기자는 이러한 제보와 관련, 사실 확인을 하다 보면 그 원인이나 처리방식에 학부모나 학교측
의 시각차이가 너무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즉 학부모는 자신의 자녀가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사에게 사과하기를 꺼려하며, 교사와
학교는 자신 또는 학교 측의 입장만 강조하여 학생 구제를 위한 특별한 교육적 조치 없이
대체로 퇴출등 편한 방법으로 쉽게 일을 처리한다.
이것이 최근 있었던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추락ㆍ소통부재의 현장 모습이다.
이것은 설사 문제가 된 당사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겉으로 들어나지는 수 많은 학생ㆍ교사ㆍ학부모의 마음도 역시 따로따로인 것은 마찬가지다.
믿음과 신뢰가 깨져버린 교육현장..
학교에 자식을 보내는 학부모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보고 싶지 않은 모습이다.
교육분야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문제들도 단지 사회발전 속도와 구성원들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발생하는 사회지체현상 의 하나일 뿐이다. 라고만 말할 수 있는 것은 분명 아니다.
어렵지만 교육문제는 교육 관계자들이 풀어내야 한다.
십 수년전 참교육을 부르짖고 인성ㆍ창의성을 중시하자던 당시 교육 정책가들의 구호가 허망하게
느껴진다.
학생이 잘못하면 훼초리를 들고 가르치던 교사의 모습이 그립고, 아주 먼 옛날 책 한권 떼고
나면 떡을 정성스레 보자기에 담아 선생님께 전하던 어느 학부모의 책보심이 그립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교사들이 용기를 가지고 먼저 나서야한다.
학부모가 무서워 생활지도가 어렵다는 말은 교사가 해서는 안될 말이다.
학생과의 기싸움에서 지는 교사도 말이 안된다.
필요하다면 신교권회복운동 이라도 벌여서 스스로 교사의 권위와 존경을 되찾아야 한다.
대다수의 많은 학부모가 교사다운 교사를 그리워 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야한다.
지난 5일 공포된 경기도학생인권 조례가 내년 3월이면 발효된다.
학교 내 체벌 금지, 강제 야간자율학습ㆍ보충수업 금지, 두발ㆍ복장의 개성 존중 및 두발길이
규제 금지, 학생 동의 아래 소지품 검사, 휴대전화 소지의 부분적 허용, 특정 종교행사 참여 및
대체과목 없는 과목 수강 강요 금지, 인권 교육 의무화 및 학생인권 옹호관 설치 등이 주요 내용
이다.
이 내용을 보면 내년 학기부터는 학생 생활지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워 질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교사에겐 내년이 또 다른 도전의 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선생님 똥은 개도 안 먹는다. 는 속담이 있다.
얼마나 학생지도에 속을 썩었으면 이런 속담까지 나왔겠는가?
현실의 학교 시스템 및 학습 프로그램이 앞서가는 교육정책 이론에 맞춰갈 수 없다는 것..
이것은 물론 일선 교사의 책임은 아니다.
학부모의 왜곡된 자식 사랑과 이기심으로 버릇없이 자라나는 아이들.. 이 역시 교사의 책임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교사가 교사로서 해야 할 의무를 면제케 하진 못한다.
만약 이러한 것을 구실로 자신에게 주어진 교권을 올곧게 행사하지 못하는 교사가 있다면
그것은 교사 의무의 해태 다.
생활지도를 외면한 학교..그 곳은 더 이상 학교가 아니라 교사에게 그냥 좋은 직장일 뿐이다.
주변의 여러 환경ㆍ여건이 어렵다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잘못한 것은 꾸짖고, 잘한 것은
칭찬해주는 참 교사의 모습을 앞으로 많이 봤으면 좋겠다.
* 유광식 기자 (yukwsi@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