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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2011년 10월 31일, 특별한 그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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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11-04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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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남 통계청 사회통계국장 

 


만추다. 한해를 마무리해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인지 매년 10월 31일은 저마다의 스토리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맞는 날인 듯 하다.

2011년 10월 31일.
UN 인구기금은 유독 그 날을 “세계인구 70억의 날”이라 명명했다.
해 저물어 가는 그날, 지구가 풀어가야 할 “새로운” 과제를 제안하고 해법을 독려한다.
건강, 빈곤, 정의... 모두가 지구의 문제이자 우리의 문제이다.

그런데, 세계인구가 70억이라는 사실은 어떻게 알았을까? 게다가 70억번째 탄생한 아기가 모처의 누구라는 것까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세계인구 70억은 어떻게 세었을까?

70억번째 아기가 태어나기 전 세계인구 6,999,999,999명을 한날 한시에 빠짐없이 줄을 세워 번호를 붙여 알게 된 걸까, 동사무소에 가서 출생 신고하는 서울 특별시민 부터 먼 밀림의 오지에 사는 부족민의 출생 사망 등록자료까지 찾아내어 헤아린 걸까.

인구를 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가가호호 방문해 조사하는 센서스를 통해서도 쉽지 않다. 어떤 대학생은 대답을 거절해서 숫자에서 제외되고, 장성한 아들딸 두셋 둔 어머니는 자녀들 모두가 그 어머니를 자기 가족이라고 대답해서 여러번 포함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주민등록자료나 외국인등록자료가 그 사람이 현재 이곳에 실제로 살고 있는지의 정답이 되는 것도 아니다.

UN인구기금에서 발표한 70억이란 인구는 UN 인구국에서 추정한 세계인구의 합산이다. 이 추정값이란 것은, 국가별 경제사회발전수준과 과거 인구추세를 반영, 2100년까지의 인구를 UN이 자체적으로 전망한 값이다. 그래서 국가별로 공식적으로 발표하는 인구와는 다르고, 물론 현재의 실제값과도 다를 수 있다.

UN의 추계 인구수가 알려 주는 것

UN에서 셈한 2011년 우리나라 인구는 4,840만명으로 제시되어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는 장래인구추계로는 2010년에 이미 4,887만명, 센서스자료로는 4,858만명으로, 차이가 있다.

또, UN인구기금은 2011년 10월 31일 세계인구가 70억이 되고, 2050년에는 93억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연 그 예측은 정확할까? 아무도 알 수 없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우리는 UN인구기금의 전망이 2050년에 족집게처럼 정확하게 들어맞을 것이냐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UN인구기금의 발표는, 이제까지의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이라는 전제하에서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데 그 방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추계 인구

UN인구기금에서 세계인구가 70억이 된다면서, 우리가 앞으로 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던 그날, 우리나라 통계청에서는 2006년에 2005년을 기준으로 향후 50년을 전망했던 장래인구추계 결과가 그간 인구변동 결과를 빗겨났다는 데 대해 문제제기를 받았다.

사실, 그러한 비판은 인구추계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미래를 전망한 장래인구추계의 인구수는 실제로 일어난 출생아수, 사망자수, 국제이동자수와 다르다. 그것은 앞서 말했듯, “과거 추세가 앞으로도 지속된다면”이라는 전제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출산율 저하가 지금까지와 같이 계속된다면 인구가 OO년 후 부터 감소할 것이다”를 경고하는 것이고, “경제활동에 기여도가 높은 생산가능연령이 OO년 이후 노인층에 비해 급감하므로 해외인력도입 등 정책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인구추계에 의한 제안과 경고에 의해, 혹은 별개의 환경변화에 의해 사회는 변화할 수 있다. 그러면 미리 전망한 인구 추계 값은 현실 값과 더 차이가 나게 될 것이다.

새로운 추계인구와의 만남

다가오는 12월, 통계청은 2010년 조사된 센서스 결과에 기반한 새로운 장래인구추계를 내 놓는다. 장래인구추계의 객관성과 투명성, 예측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인구학, 보건학, 사회학, 경제학, 통계학 등 분야별 전문가를 참여시켰고, 미국, 호주, 일본, 중국의 석학 및 추계기관과의 논의도 거친 결과이다.

그 결과는 5년 전 추계 당시와 비교할 때 그간 우리나라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지표가 될 수도 있으니, 기대 되는 바다.

이번 추계가 발표되면, 통계청이 미래 값을 족집게처럼 맞출 수 있을 것인지를 두고 보기 보다는, 앞으로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무엇을 변화시킬 것인지를 가려내는 데 더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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