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차 유럽 간 슈퍼주니어에 “꺅~” > 사설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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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차 유럽 간 슈퍼주니어에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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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06-29 19:2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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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특히 어른들은 의문을 품고 더러 의심한다. 우리 대중가수들이 프랑스에 도착하자 드골 공항에서 1000여명의 프랑스 젊은이들이 열광하고 르제니트 공연장은 열광의 도가니였다는 보도에 대한 이야기다. 기성세대들은 늘 외국가수에 우리가 환호하는 장면만을 봐왔기에 이런 천지개벽을 믿지 못할 수 있다. 의문의 첫 번째는 “정말 이게 사실이냐?”는 것이다. 행여 프랑스 열기가 조금이나마 ‘기획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다.

답을 하자면 이 열풍은 결코 조작된 것이거나 과장된 게 아니다. 이런 광경을 작위적으로 꾸려내는 것은 무모할 뿐 아니라 설령 그렇게 되었어도 곧 진실이 밝혀지게 마련이다. 3년 전 에스엠(SM) 소속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몇 명이 프랑스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저 휴가차 간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알았는지 70여명의 프랑스 팬들이 공항에 나와 진을 쳤다는 것이다. 슈퍼주니어 멤버들은 깜짝 놀랐고 그때 이번 열풍을 감지했다고 한다. 이것은 가수가 외국에 직접 가지 않아도 현지인들이 얼마든지 활동을 생생하게 볼 수 있는 유투브 동영상, 이른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다.

다음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가?” 하는 의문이다. 우리는 아이돌 그룹들의 음악을 설익은 애들의 댄스로 간주하고 그것의 시장독점을 우려한다. 그 음악이 세계성을 지닌 수준의 콘텐츠라는 걸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아직 장르 다양화를 이룩하지 못한 게 약점이지만 적어도 아이돌 댄스음악만큼은 세계 최고 수준임은 분명하다. 프로듀싱과 사운드 등 기술적 측면에서도 압권이다.

우리 댄스가수들은 현대 연예퍼포먼스의 3대 조건 이를테면 노래(Singing), 춤(Dancing) 그리고 외모(Looks)를 잘 구비하고 있다. 아시아정복이 증명하듯 노래도 잘하고 춤이 힘차며 비주얼 또한 매력적이다. 춤과 외모는 그렇다 쳐도 이 대목에서 가창력은 의문의 여지를 남기는 게 사실이다. 세계 최고는 아닐지라도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권의 어떤 가수들에 비해 국내 가수들의 가창 역량이 압권임은 아시아 각국이 인정한다.

프랑스에서 소동이 일어나고 ‘비틀스의 나라’ 영국에서도 케이팝 모임과 팬 사이트가 개설되는 이례적 열풍에는 한국가수라는 점이 긍정 작용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잘 몰랐던 저 극동의 한국 가수가 빼어난 기량을 보이는 것에 유럽인들이 경이감을 품는다는 것이다. 미국가수도 영국가수도 일본가수도 아닌 한국가수라는 점이 도리어 어필한다고 할까. 한국 출신이 불리한 게 아니라 현재로는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오늘날 미국의 대중음악이 세계를 석권하게 된 것은 전통과 역사가 풍부하고, 콘텐츠의 신선도와 질적 파괴력이 없으면서 타문화에 대해 배타적인 1세계 유럽을 정복한데서 비롯한다. ‘로큰롤의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가 20세기 미국의 문화영웅인 이유가 이 때문이다. 우리 대중가요가 다름 아닌 유럽에 깃대를 꽂았다는 것은 이 점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의문은 또 있다. 열풍이 얼마나 가겠느냐는 것이다. 혹시 잠깐 불다가 마는 용두사미는 아닌지. 이런 단발, 일회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은 일리가 있다. 여기서 기획사의 홍보 마케팅을 비롯한 현지화 노력의 중요성이 대두된다. 신선함을 놓치지 않는 기획사들의 질서 있는 진출은 필수적이다. 바람을 탔다고 마구 진출해서 물을 흐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가 업적 형 국사(國事)라고 이런저런 식으로 나서는 것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그저 격려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들이 의심에서 벗어나 자긍으로 한류를 응원하는 자세일 것이다. 케이팝의 세계적 확산은 아직 아니지만 의미 있는 도약은 시작되었다. 국민들의 지지는 한류 바람을 ‘신바람’으로 만들 것이다. 
                                                      임진모 음악평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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