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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칼럼

명품생태도로 우이령길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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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11-07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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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종/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

 

우이령은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와 서울특별시 강북구 우이동 사이에 위치한 고개다. 조선시대부터 계곡을 감아도는 길 모양이 쇠귀를 닮았다는 우이령길은 경기북부 주민들이 생존을 위해 한양으로 오가던 지름길이었다고 한다.

원래 1~2m 폭의 오솔길이었지만 6.25 때 미군 공병대에 의해 4~6m 작전도로로 넓혀졌고, 전쟁이 끝난 후 다시 우마차길로 애용되었으나 68년 1.21사태로 우리 기억 속에 사라진 통금(通禁)의 길이 되어 양주시민들은 서울로 가기 위해 의정부를 거쳐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후 40년이 지난 2008년에 와서 우이령길 통행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하였으나 환경훼손을 이유로 반대하는 단체도 많았고, 우여곡절 속에 2009년 7월10일 탐방객수를 제한하는 조건으로 우이령이 재개방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양주시민들은 서울북부로 이동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북부 교통축은 북한산으로 인하여 간선도로가 단절돼 있으며 6.8㎞의 거리를 20㎞ 우회하게 되어 국도3호선과 도봉로의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있다. 더군다나 경기북부지역은 대규모 개발계획에 따른 교통수요 증가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경기 양주권과 서울 강북권을 직결하는 지역간 간선도로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이전부터 우리 양주시민들은 우이령길을 차량통행이 가능한 도로로 개통해줄 것을 요구했었다. 우이령길이 개통될 경우 양주시와 서울간 이동을 약 30여분 단축시킬 수 있고, 이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연간 4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양주시민들의 절박한 입장에 비해 서울 강북구와 환경단체, 불교계 등은 여러 가지 이유로 반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 강북구는 우이령길 개통으로 인한 유동량만큼의 연결도로를 서울시내에 건설해야 하고 강북지역의 교통체증이 발생한다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무분별한 개방으로 인한 자연생태계 파괴’를 이유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게다가 불교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다. 우이령 포장도로 개설은 절대 있을 수 없고, 아예 이참에 우이령을 자연보존지구로 지정·보존해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다.

어찌 예전에 많이 보던 상황이다. 과거 대형 국책사업들이 이해당사자들의 무조건적인 반대 등으로 갈팡질팡하며 큰 혼선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했던 상황과 비슷한 모습이다.

지난 정권 시절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대형 국책사업의 시행착오와 교훈’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 국책사업인 경부고속철도와 새만금, 방사성 폐기장, 인천공항, 월드컵 경기장 등의 건설은 ‘죄수의 딜레마’와 유사해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쉽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죄수의 딜레마(prisoner’s dilemma)란 2명 이상의 공범이 각각 분리돼 경찰 취조를 받게 되면 끝까지 범행을 부인해야 가장 유리하지만 결국 자백할 수밖에 없는 심리적 모순상태를 나타내는 용어로, 대부분의 국책사업도 이해당사자들의 무조건적인 반대 등에 걸려 큰 혼선과 사회적 비용을 유발함으로써 비슷한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었다.

경부고속철도의 경우 ‘도룡뇽과 지율스님의 단식’으로 대표되는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운동 등으로 최초 사업비보다 무려 3배 이상 초과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천성산에는 원효터널이 뚫리고 작년 11월부터 KTX 열차가 하루 60여회까지 운행되고 있지만 천성산 늪은 도롱뇽 및 그밖에 동식물들이 잘 보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결국 지난 2009년 대법원은 천성산구간의 공사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지율스님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새만금 간척사업은 시민사회단체와 학계, 종교계, 노동계, 문화예술계 등 사회 각계의 인사 1천400여명이 서명한 새만금사업 중단촉구 시국선언문을 발표하는 등의 반대운동으로 공사는 중단되었고 오랜 법정 공방 속에 결국 대법원 판결로 공사가 진행되어 지난 2010년 4월에서야 완공되었다.

또한 우리 이웃인 의정부의 사패산 터널구간도 환경단체와 불교계의 반대로 인해 송추에서 의정부를 잇는 공사가 약 2년간 중단되면서 약 5천억원대의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 하지만 오랜 공방 속에 공사재개로 일산~퇴계원구간이 완전 개통됨에 따라 기존 국도인 39호선 및 43호선을 이용하는 것보다 운행거리는 10.9㎞, 주행시간은 50분이나 단축됨으로써 연간 7천600억원의 물류비 절감효과가 있다고 한다.

필자는 이 같은 시행착오를 볼 때 우이령 개통사업은 ‘지속가능한 개발’의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의사결정 단계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사업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인 등을 사전에 해결하고, 각종 시뮬레이션을 통해 개발로 인해 자연환경이 훼손될 지역을 미리 예측하여 개발지역과 전체 환경과의 조화가 이루어지도록 명확한 사업결과를 예측하여 공사기간과 투자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스위스의 라티셰 철도의 경우 개발과 환경이 공존하고 병행하는 개발로 수백개의 터널과 교량이 자연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2년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터널 13개와 다리 52개를 지나는 굽이굽이 61㎞의 베르니나 라인은 빨간색 파노라마 열차가 지나가는 만년설로 뒤덮인 흰색의 거봉들과 진한 초록의 알프스 산지와의 조화는 실로 신의 솜씨라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우리도 자연에 대한 완벽한 개발과 철저한 보존이 공존하고 병행하는 우이령 도로를 만들어 보자.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로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명확한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도로공사로 우이령 산지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인지 사전조사를 충분히 해보는 것이다. 우리 조상들의 걸작인 전통 한옥의 채광과 통풍을 고려한 설계를 볼 때, 자동차 매연가스 배출과 바람의 진행방향을 고려한 도로를 설계하면 어떨까? 오봉산의 빼어난 경치와 자연휴양림으로 둘러싸인 우이령과 자연친화적인 도로만 추가한다면 ‘지속가능한 생태도로’인 우이령길이 될 것이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갈등은 시간과의 싸움”이며 “시간이 걸린다해도 토론하고 결론을 내려야 피해를 입는 쪽의 고통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우리가 결과만 중시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우이령 도로 개통사업에 대한 철저한 사전조사와 평가, 반대측과 상생을 위한 합의의 과정을 거친다면 새로운 개발사업의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43년간 우리 양주시민들에게 잊혀진 도로 ‘우이령길’을 지속가능한 개발로 ‘명품생태도로’를 만드는 것이 과거 조상들이 한양으로 가던 지름길을 ‘우리 양주발전의 지름길’로 되찾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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