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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성남시장 이재명 송 년 사 (送年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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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5-12-29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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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한 마리가 서있습니다.

화창한 햇살을 받으며 힘차게 달렸고,

몰아치는 비바람에 맞서며 질기게 견뎠습니다.

 

양은 몰랐습니다.

들판이 기울어진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앞으로 나가고 또 나아갔지만

기울어진 들판이 가리키는 곳은

앞이 아닌 아래였습니다.

 

모두가 양을 향해 말합니다.

더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고쳐야 할 것은 양이 아니라

기울어진 들판입니다.

 

높아진 흙무덤을 깎아야 하고

낮아진 웅덩이를 메워야 합니다.

수평선과 나란히 뻗은 들판에 서야

비로소

힘껏 뛰어 내달릴수록

더 많은 풀을 뜯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이제 을미년의 태양은 저물어갑니다.

내일은 새로운 태양이 떠오릅니다.

기울어진 들판은 이 밤에 묻고

광활한 대평원(大平原)의 찬란한 새 아침을 만납시다.

밤이 아무리 깊어도 새벽은 반드시 옵니다.

 

 

 

 

2015. 12. 31

성남시장 이 재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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