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 2막의 문, 문화로 열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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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3-10-01 07:11본문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목전에 둔 요즘, 고령자의 이미지가 바뀌었다. 그 어느 때보다 뚜렷한 목표의식과 열정을 보이며 은퇴 후 남는 시간을 활용해 여가 및 사회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지난 2007년 서울 동대문문화원에서 시작된 실버공연단 ‘왕언니클럽’은 할머니들의 평균연령은 65살이다. 이들은 1년간의 연습을 거친 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공연을 시작해 그간 200회가 넘는 공연 실적을 쌓은 베테랑이다.
문화예술 교육 통해 어르신들의 사회참여 유도
20대의 열정을 불사르는 ‘왕언니클럽’은 양로원이나 복지시설 등에 찾아가 웃음과 활력을 주는 공연을 펼친다. 이들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라며 아이돌 음악에 맞춰 화려한 댄스까지 선보인다.
‘왕언니 클럽’의 목표는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지역 사회의 소외계층에게 웃음과 활력을 전달하는 것이다.
‘왕언니 클럽’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노년 문화 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지원 중인 ‘어르신문화나눔봉사단’ 중 하나다.
‘지방문화원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문화에서 소외되기 쉬운 어르신들 스스로가 문화를 이끌어가는 주체가 되도록 하고 문화를 통해 나눔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것이 주된 취지이다.
‘지방문화원 어르신문화프로그램’에서는 전국 229개 지방문화원을 대상으로 374개의 맞춤형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어르신들은 음악, 미술, 연극 등 다채로운 문화예술 장르의 교육을 통해 아마추어 예술인으로 거듭나며, 교육 후에는 ‘문화나눔봉사단’과 각종 문화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왕언니클럽’과 같은 ‘어르신문화나눔봉사단’은 ‘어르신문화학교’ 수강생으로 구성된 봉사단이 복지시설 등 소외지역 주민을 방문해 문화봉사활동을 하며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화활동의 주체로 ‘지역사회 발전’ 도모
정부는 이같이 어르신들이 문화예술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어르신들의 행복한 인생 2막을 위해 문화사업 예산을 지난해 20억원에서 올해 47억3000만원으로 늘리고 어르신들이 자립해 지속적으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첫 실시하는 사업인 ‘어르신문화프로그램 교류활성화’사업은 현재 운영 중인 프로그램의 지역 간 교류를 통해 상호발전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올해 연말까지 전국 각지에서 공동발표회 및 전시회, 지역행사 공동참여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54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어르신문화프로그램 활동의 최종 단계는 어르신들이 자립해 지속적으로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 5월 진도의 실버예술단이 사회적기업인 진도민속문화예술단으로 정식 발족했고 2개 단체가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지정돼 활동 중이다. 생활문화 전승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던 진도의 ‘해창 뱃놀이 체험마을’은 마을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체부는 다양한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문화나눔봉사단’과 문화동아리의 인지도를 높이고, 자립이 가능한
‘문화나눔봉사단’과 문화동아리를 사회적기업 또는 문화법인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문화예술 활동으로 노년을 ‘풍성하게’
아울러 문체부는 일정한 소양을 갖춘 여성 고령인력을 선발해 교육 후 전국의 유아교육기관에 파견해 유아들에게 선현들의 미담과 전통 설화를 구연하도록 돕는 ‘이야기 할머니 양성 및 활동 지원 사업’에도 전년보다 265% 증액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892명의 이야기할머니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의 2600여 개의 유아교육기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올해 제5기 이야기할머니 모집에는 2600여 명의 어르신이 지원했으며 720명이 선발돼 양성교육을 받고 있다. 선발된 할머니들은 교육을 받고 유치원 등에 찾아가 아이들에게 전래동화 등을 들려준다.
이야기할머니 사업 1기에 활동한 임희자 할머니는 “아이들은 화초와 같아서 우리가 정성을 들인 만큼 좋은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사업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북 안동 함백어린이집 김상연 아동의 어머니 박주현 씨는 “일주일에 한 번 우리 아들을 수다쟁이로 만드는 날은 바로 어린이집에 이야기할머니께서 다녀가신 날”이라며 “이야기할머니께서 들려주신 이야기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상상이 돼 너무 흐뭇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어르신세대의 문화예술활동은 세대 간 소통을 이어주는 지역 내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고령화 시대를 맞이해 어르신들에게 바람직한 사회적 역할 정립 및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하고 어르신들이 주체적인 문화 활동을 통해 인생의 황금기를 누릴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