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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신격호 회장, 40년째 둔기리에서 고향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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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5-0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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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辛格浩 롯데그룹 회장은 5월 2일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마을잔치를 열었다. 이날로 辛 회장이 지난 71년 이래 매년 열어왔던 귀향잔치는 40주년을 맞이했다. 고향 사람들을 불러 옛정을 나누는 이 행사는 시작한지 마흔 해가 지났지만 퇴색하기보다는 오히려 세월의 두께만큼 더욱 돈독해지고 즐거운 모임으로 자리 잡았다.

辛格浩 회장의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는 1969년 대암댐 건설로 인해 수몰되었다. 댐 건설로 사라질 뻔 했던 고향이 주민들의 소통의 공간으로 되살아난 계기는 바로 이곳이 고향인 辛格浩 회장의 남다른 고향 사랑 덕분이다.

청년시절 맨손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지금의 롯데그룹을 일궜던 辛 회장은 고향사람들이 수몰로 흩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마을 이름을 딴 ‘둔기회’를 조직해 고향인 둔기리에서 매년 5월이면 잔치를 벌여왔다. 고향은 수몰되어 사라졌지만 그리운 사람들은 해마다 잊지 않고 한자리에 모일 수 있도록 40여 년간 한결같은 자리를 마련해 온 것이다.

주민들의 참여도와 호응도도 여전히 높아 주민들은 수몰된 마을을 떠난 이듬해부터 지금까지 한해도 거르지 않고 1년에 한번 씩은 고향을 찾는다. 전국 곳곳에 흩어져 살고 있던 동네 주민들이 이날 하루만큼은 ‘둔기리’라는 지명 하에 하나가 되어 모인다. 둔기리 주민들의 ‘고향 잃은 슬픔’이 40년이 지나는 동안 누구보다 각별한 ‘고향 사랑’으로 바뀐 것이다.

마흔 해를 지나는 동안 바뀐 것도 있다. 처음에는 수십 명밖에 안 되던 ‘둔기회’ 회원이 어느새 천여 명으로 늘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아들, 손자, 며느리 등 세대가 더해져 모임의 규모도 커졌다. 한 동네 살던 이웃들의 간단한 친목 모임에서 이제는 아들 딸, 손자 손녀를 포함해 가족 친지들까지 두루두루 모이게 되어 ‘명절’의 분위기도 난다.

잔치 당일,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 마을회관 잔디밭은 이른 아침부터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남녀노소 수백 명으로 붐볐다. ‘둔기회원 여러분 환영합니다’라고 쓰여진 플래카드를 중심으로 초로의 노인부터 아장거리며 걷는 아이에 이르기까지 오순도순 모여 앉아 근황을 나누며 정겨운 이야기들이 오간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한판 거하게 노래자랑이 벌어지기도 한다. 투박하고 서투른 솜씨지만 흥겹기는 전국노래자랑 못 지 않다. 辛 회장의 친인척들도 모두 잔치에 참석하며 한식과 중식 등이 푸짐하게 차려진 뷔페와 소주 등 마실거리도 풍성하게 내놓고 있다. 참석한 주민들을 위해 선물세트와 여비 등을 준비하기도 한다. 풍족한 음식을 나누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야기하고 즐기니 흡사 가족 나들이 온 것처럼 부담이 없다.

辛회장의 남다른 고향 사랑은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에는 사재 570억원을 출연해 고향인 울산의 발전을 위해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삼동복지재단은 울산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회복지법인으로 향후 사회복지시설 및 소외계층 지원, 지역주민 복지사업 등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辛회장은 이전에도 롯데장학재단을 통해 1999년 울산자연과학고에 전산교육관을 지어 기증하기도 했고, 울산시 교육청이 울산 남구 옥동 교육연구단지(4만1427㎡) 안에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중인 울산과학관 건립사업에도 240억원을 기부하는 등 남다른 고향사랑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명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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