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 이달의 기능한국인 선정 > 명사칼럼

고용노동부(장관 박재완)와 한국산업인력공단(이사장 유재섭)은 10월 ‘이달의 기능한국인’으로 (주)영광피엠에스 정호순(42)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국가경제발전의 숨은 주역을 선정하는 ‘이달의 기능한국인’ 마흔 여섯번째 수상자 정호순 대표는 국내 최초의 수제(手製) 스포츠카인 ‘스피라(SPIRRA)’ 차체를 개발, 관련 산업의 발전과 시장 확대를 이룩한 장본인이다.

1968년, 충남 당진에서 태어난 정 대표는 중·고교 시절, 성적이 줄곧 전교 10등 안에 들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대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신문광고에서 ‘직업훈련원 입학 시 학비·기숙사비 무료, 실습비 제공’이라는 문구를 보게 된다.

“한가닥 희망이랄까요? 마치 저를 위해 만들어진 학교같았어요. 생각할 것도 없이 그 자리에서 바로 지원했죠”

아무런 정보도 기술도 없이 부푼 꿈만 가지고 들어간 인천직업훈련원(현 폴리텍Ⅱ대학)은 자신이 상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훈련도 고되고 규율도 엄격했다. 하지만 빨리 기술을 배워야 겠다는 각오로 공부와 기술습득에 매진했다.

배워서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따라주니 기술이 재미있었다. 입학 한 달 만에 다듬질기능사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2학년 때는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1989년에는 제30회 영국 국제기능올림픽대회 정밀기기제작 직종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획득했다.

“큰 대회를 앞두고 영양실조에 압박감과 스트레스 때문에 학교에서 도망을 쳤습니다. 며칠을 노숙자처럼 공원벤치에서 잤죠. 그런데 고향에서 아버지가 올라오셔서 해준게 없어 미안하다고 하시더라구요. 그 모습에 울컥 눈물이 났습니다. 아버지께서 제가 다시 도전할 수 있게 힘을 주셨죠”

현대자동차에 취직한 그는 금형부 가공관리업무와 금형설계 업무를 하며 ‘사업’에 대한 꿈을 키워갔다. 이후 8년간의 대기업 생활을 접고 중소기업에 취업, 경영 전반에 걸친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리고 2000년, 2평짜리 무허가 건물에서 컴퓨터 한 대를 놓고 ‘영광엔지니어링’을 창업했다.

설계, 영업, 수금을 혼자 다했고 자금난에 허덕이기 일쑤였지만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묵묵히 버텼다. 결국 창업 6년 만에 울산달천농공단지에 공장을 마련할 만큼 발전했고 설계부터 완제품까지 납품하는 토탈 엔지니어링 업체로 거듭났다.

지난 2007년, 상호를 ‘영광피엠에스’로 바꾼 회사는 극심한 금융위기로 경영실적이 좋지 않았던 작년에도 직원 40명에 연매출 50억 원을 내는 제조업체로 성장했고 올해는 7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자동차 연료 주입 필러튜브에 관한 연구를 통해 자동차 생산 원가와 차량 유지비를 절감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양산형 방식의 시작차(시범으로 제작하는 차) 개발로 일본을 비롯, 중국과 유럽까지 수출 영역을 확대했다. 그리고 2005년부터는 국내 최초의 수제 스포츠카인 ‘스피라’의 차체를 제작하기 시작, 지금은 양산체제도 갖췄다.

독보적인 아이디어로 차별화된 아이템 개발을 무기로 세계 업체들과 경쟁하며 자동차 부품업계의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있는 정호순 대표. 그는 자신의 경험을 살려 울산광역시 전문계고교 기능 멘토로 활동 중이며 울산 컴퓨터과학고 기능경기 출전 선수도 후원하고 있다.

“잠잘 시간도 없이 몇 배로 노력하며 살았던 저의 20대 청춘은 치열하고 혹독했죠. 그래도 돌이켜보면 그 때가 참 즐겁고 행복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겪었던 많은 경험들을 토대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싶습니다”

2006년에 처음 도입된‘이 달의 기능한국인’은 10년 이상 산업체 근무경력이 있는 전문기능인 중 사회적으로 성공한 기능인을 매월 1명씩 선정 포상하는 제도다.

‘이 달의 기능한국인’대상자 추천은 연중 수시로 받고 있으며 한국산업인력공단 6개 지역본부 및 18개 지사에 구비서류를 갖춰 제출하면 된다.

대상자 추천 방법 및 기타사항은 한국 산업인력공단 홈페이지(www.hrdkorea.or.kr) 또는 전문기능인력 Pool시스템 홈페이지(http//pool.hrdkorea.or.kr)에서 자세히 안내 받을 수 있다.

김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