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온 가족이 함께하는 병 ′치매′ 치료는 원인에 따라 완치도 예방도 가능하다″
* 글쓴이, 의정부을지대병원 신경과 김형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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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옮긴이, 유광식 기자 작성일 23-04-06 14:07본문
* 김형지 교수
치매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병’이란 인식이 있다. 치매 환자 자신은 치매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증상을 부정하지만, 증상이 진행될수록 가족들의 고통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매라는 증상과 치매를 겪는 환자를 이해하는 것은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은 물론이고, 초고령화 사회를 맞아 이들과 생활하는 사회 구성원들의 덕목이 됐다. 나이가 들면 제일 두려워 한다는 병, 치매에 대해 알아 보자.
- 다양한 치매의 원인
치매는 정상적으로 생활하던 사람이 여러 질환으로 인해 만성적으로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증상이다.
치매는 하나의 질병을 일컫는 용어가 아니고, 기억력, 언어능력, 시공간능력 등 인지기능의 저하와 함께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의 소실을 말하며, 일상생활에 장애를 가져올 정도로 충분히 심한 상태를 의미한다.
치매를 유발하는 질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병, 루이소체 치매, 전두측두 치매 △혈관성 치매 △이차적 원인에 의한 치매 등으로 다양하다. 이 중 알츠하이머병이 가장 흔하며, 베타 아밀로이드라고 부르는 단백질이 뇌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성 치매는 두 번째로 흔하며, 원인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이들 질환은 뇌를 공급하는 혈관들이 막히거나 좁아진 것이 원인이 되어 나타나거나, 반복되는 뇌졸중에 의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한 가지 원인 질환이 인지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보다 여러 질환에 의해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는 일이 더 흔하다.
- 정확한 진단의 중요성
치매의 진단은 환자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가족들의 보고를 통한 정확한 병력 청취가 매우 중요하다.
이를 통해 치매가 의심되면, 기본적인 신체검진과 신경학적 검진이 진행되고, 신경심리검사 (서울신경심리검사, 언어검사), 구조적 영상 검사 (뇌 MRI검사), 및 혈액검사를 실시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PET 검사가 추가로 필요할 수 있다. 이는 치매가 여러 원인 질환에 의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지장애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복용하는 치매약을 먹었는데, 나중에 뇌영상 검사를 해보면 알츠하이머가 아니고 뇌종양 혹은 뇌출혈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퇴행성 뇌질환이 아닌 간경화 환자들에게도 파킨슨 증세나 인지장애 증세가 동반될 수 있다.
인지장애를 호소하는 경우 무조건 퇴행성 뇌질환으로 여기지 말고 가능한 다른 원인 질환들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뇌 MRI 검사를 하면 치매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고 기대한다. 하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뇌 MRI 검사는 뇌 조직 검사가 아니므로 질환의 단계에 따라 검사의 한계가 있다.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를 뜻하기 때문에 자세한 인지기능 평가를 통해 치매, 경도인지장애 혹은 정상인지를 구별하고 이차적인 원인에 의한 치매를 감별하기 위해 뇌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 치매의 치료와 예방
최근 치매 치료의 판도를 바꿀만한 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이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에 근거해 여러 가지 약물들이 개발되고 있으므로, 조기 진단을 통해 치매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 뇌질환이 아닌 수두증, 뇌 양성종양, 갑상선 질환, 신경계 감염, 비타민 부족증에 의한 인지장애는 전체 치매의 약 15%를 차지하며 이들은 치료를 통해 증상의 호전뿐만 아니라 일부에서는 완치가 가능한 만큼 정확한 검사 및 진단이 필수적이다.
그렇다면 치매는 일상생활에서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마치 주름을 예방하거나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뇌를 잘 관리해 그 기능을 오랫동안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뇌에 해를 주는 술이나 담배는 피하고, 운동을 하거나 사람들과 모임을 자주 갖고 의견을 교환하며, 열심히 무엇인가를 배우는 등 뇌 기능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일들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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