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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칼럼

【기고2】 정. 반. 합 정치 발전을 꿈꾸며..

글쓴이, 김정겸 전) 외대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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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옮긴이, 유광식 기자 작성일 22-11-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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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겸 교수


여의도가 시끄럽다. 여의도 정가는 매일이 전쟁이다. 시민들은 정치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짜증을 내기 시작한다. 입으로는 민생 민생 하면서 몸으로는 당리당략에 몰두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무식해서 그럴까? 그럼 그들은 깡패인가? 매번 막말에 몸싸움을 벌이기 일쑤이니...


인류의 역사가 엘리트 지식인들의 헤게모니 싸움인 것 같다. 봉건시대는 국가를 경영하던 소수 귀족들이 지식인이었다면 농민은 무식하였다. 자본주의 시대에 들어와서는 부르조아( bourgeoisie)가 지식 겸비를 토대로 막강한 부를 축적함으써 지배계층으로 올라서게 된다. 산업사회에 들어서서 지배. 피지배의 개념을 넘어서기 시작한다. 즉, 노동자와 사용자 모두 교육을 받은 주체로서 정권 탄생에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21세기 지식기반의 사회에서는 소수 계급이나 계층의 전유물이었던 지식이 모든 국민들도 갖추게 됨에 따라서 촛불시위와 같은 형태를 통해 변화를 주도하는 주체가 되고 국정에 참여하게 된다.  


이제는 전 국민의 정치적 참여가 보장되는 시대이다. 그러나 여의도 정치는 아직도 헤게모니싸움에 전착하고있는가를 살펴봄으로써 정치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당리당략 때문이다. 국민은 안중도 없다. 오로지 자신 소속의 정당 전략에 따라서 의사결정을 내린다. 올바른 견해가 있더라도 피력할 수 없다. 오로지 의총을 통해 결정된 것만이 참이다.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해당 행위로 규정하여 다음 공천에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편과의 정강 정책에서 헤게모니(hegemony)를 장악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울 수 밖에 없다. 역사적으로 붕당(朋黨)정치가 그러하다. 붕당정치는 자신들이 소속해 있는 계파의 당론을 중심으로 국정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정치 체제이다. 결국 붕당 간의 치열한 정권 다툼으로 각종 사화(士禍)와 옥사(獄事) 즉, 오늘날로 치면 보복 정치의 연속이 형성되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사회적 위기의 시기이다.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은 변화를 이끌게 된다. 따라서 지금은 변화의 시기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의 시장 만능주의에 대한 맹신이 무너졌다. 동시에 코로나19 pandemic 방어 실패에 대한 국가 역할에 강한 의구심으로 인해 새로운 국가를 요청하고 있다. 


이제는 이런 위기 극복을 위한 논의가 시작되어야 하며 그것이 새로운 변화와 대안을 줄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정치는 위기 극복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어두운 그림자 중의 하나인 포퓰리즘(populism)에 의해 양 당간의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이는 결국 보수와 진보라는 계층 간의 사회적 블록(block)을 형성함으써 헤게모니 장악을 위한 싸움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정치가 사회를 하나로 통합하려는 노력보다는 사회적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 그러므로 새로운 정치의 탄생을 위해서는 헤게모니 장악이 아니라 세계화, 능력주의, 공정을 토대로 하는 정치적 담론을 형성하여 하나 된 국민을 만들어가는데 기여해야 한다. 


그 해결책은 원효의 일심 사상에 있다. 헤게모니 장악이라는 정강 정책적 대립은 당과 당이 서로 다른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해결 방법은 홀리스틱(holistic)적 사고를 해야한다. 우리나라 원효의 생각대로라면 ‘한마음(일심=一心)’을 갖게 되면 싸우지 않고 평화(화쟁=和諍)로워 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통일 문제도 ‘한 마음’의 문제이다. 따라서 서로 만나 국민만 생각하는 타협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치적 대타협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문제점은 헤겔의 변증법적인 발전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대서 나타난다. 다수를 ‘정(正)’이라하고 소수를 ‘반(反)’이라고 하자. 다수결에 다르면 ’정‘의 승리이다. 따라서 정과 반의 대립적 구도만 있을 뿐이다. 투쟁만이 존재한다. 이런 대립적 구도는 J.S Mill의 자유론에서의 자유와 상반된다. 즉, 소수에 대한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 것처럼 정과 반의 만남을 통해 합일점(합=合)을 찾아야 한다. 합이 되었다고 그 합이 항상 올바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또 다른 ’반‘을 인정하고 토론을 통해 보다 나은 합일점을 찾아 나가야 한다. 이것이 Hegel의 정반합의 변증법이다. 


해결책은 정반합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우리나라 정치행태는 여당과 야당의 반대만 있다. 정부가 수립된 이래로 오로지 정과 반의 대립적 투쟁만 있을 뿐이다. 이 오랜 세월에 많은 것이 발전하고 변화되어 왔다. 그런데 오로지 정치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은 불안하다. 위기 시 정치적 안정은 국민의 안전을 보장한다. 국민은 그런 지도자를 참다운 정치자로 본다. 김구 선생처럼 말이다.


진짜와 가짜의 구별은 쉽다. 진짜는 자연스럽다는 것이고 가짜는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온갖 수식을 다 한다. 그래서 가짜는 부자연스럽다. 진짜 정치인은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자이다. 자연이란 어떤 인위적 행위를 가하지 아니하고 자연의 법칙에 따라가는 것이다. 자연은 투쟁과 대립이 없다. 가짜 정치인은 국민을 혼란 속으로 이끌고 가는 존재이다.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자연을 이용하여 위장한다. 따라서 진짜에 대드는 것이다.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정치는 만남과 대화를 통해 합의 길을 도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정치인은 무식한 것이 아니라 철학에 무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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