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보조사업평가방식‘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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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8-01-04 13:02본문
* 유광식 기자
최근 검찰이 수사 중인 옛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의 보조사업이 경기도로부터 ‘매우 우수’나 ‘우수’ 평가를 받았던 사실이 확인됐다.
3일 감사원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가 지난 2013~2016년까지 경기도경제단체연합회(경경련)에 지원한 보조사업은 모두 43건 120억원에 달한다. 경경련이 도를 거쳐 받은 국비도 39억원에 달한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2일부터 3개월간 도와 경경련을 상대로 감사를 벌인 결과 경경련 관계자들이 도(道)의 보조금6억5600여 만원을 횡령·유용하거나 부당지출한 사실을 적발했다.
수원지검 특수부는 전(前) 경경련 고위 간부 등 3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경련 관계자들이 수년간 조직적으로 보조금을 횡령, 유용했고 담당 간부 공무원이 금품 등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그런데 도가 ‘수박 겉핥기식’ 평가를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도는 100억원이 넘는 예산을 지원하고도 ‘까막눈’이었다.
경기도의회 자료를 보면 도는 지난 2015~2016년에 진행한 사업 10건을 분석해 8건에 대해 ‘매우 우수’나 ‘우수’ 평가를 내렸다.
해외 취업을 시켜주겠다며, 도내 청년을 선발해 캐나다로 보내 식당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게 했던 ‘경기청년해외진출사업’은 91점으로 ‘매우 우수’ 등급이었다.
외부 강사비, 사업전담자 인건비 허위·과다 지급 사실이 드러난 ‘4050 재취업 지원 사업’은 2년 연속 ‘매우 우수(91점)’ 평가를 받았다.
4050 재취업사업은 민선 6기 들어 시작한 사업이지만 매년 반복된 사업비 부당사용, 강사비·인건비 허위 지급 등이 적발됐다.
사업비 부당지출 등이 확인된 고용유지를 위한 취업근로자 지원사업은 ‘우수(81점)’ 평가를 받았다. 저소득층 취업지원프로그램 운영, 4050 원스톱서비스 상담사 교육도 ‘우수’ 등급을 받았다.
더욱이 지난 2015~2016년 경경련이 진행한 보조사업은 31건이었고 감사원은 모든 사업에서 강사비·인건비·계약 대금 허위·과다지급 등 규정에 맞지 않는 사업 진행을 적발했다.
경기도의 성과평가에 구멍이 뚫렸던 셈이다.
적극적인 관리·감독이 있었다면 경경련의 보조금 비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는 반성이 나온다.
수년간 보조사업을 담당했던 복수의 공무원들은 “분명히 문제가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가능성이 높다”며, “수동적이고 무사안일한 업무 처리를 막기 위한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관계자는 “직원들이 많이 바뀐 탓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일정한 기준에 따라 서류로 성과평가한 것으로 파악했다”며 “몇몇의 직원들이 수많은 영수증을 대조하는 등 세밀한 검토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