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60시간 넘게 일하면 ‘만성과로’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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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3-07-01 08:08본문
산재보상을 받을 수 있는 업무상 질병의 인정기준 범위가 넓어지고 질병 분류체계도 근로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개편된다.
고용노동부는 이 같은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안이 25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다음달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복잡해진 산업구조와 작업환경의 변화속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유해요인과 질병을 고려해 인정 범위가 대폭 늘어난 것이 특징이다.
◆ 산업구조와 작업환경 변화 따라 유해요인 35종 추가
먼저, 사회적인 관심이 높았던 직업성 암을 유발하는 유해요인 14종을 포함해 직업적으로 노출 가능성이 높고 근로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큰 유해요인 총 35종이 추가되는 등 업무상질병의 인정기준 범위가 대폭 확대됐다.
직업성 암을 유발하는 유해요인은, 현행 9종(검댕, 콜타르, 콜타르피치, 정제되지 않은 광물유, 염화비닐, 6가 크롬 또는 그 화합물, 벤젠, 석면, 간염바이러스)에서 엑스선 및 감마선, 비소 또는 그 무기화합물, 니켈 화합물, 카드뮴 또는 그 화합물, 베릴륨 또는 그 화합물, 목재 분진, 벤지딘, 베타나프탈아민, 결정형 유리규산, 포름알데히드, 1,3-부타디엔, 라돈-222 또는 그 붕괴물질, 산화에틸렌, 스프레이 도장 업무 등 14종이 추가돼 모두 23종으로 늘어난다.
호흡기계 질병의 유해요인으로 아연, 구리, 불소수지 등 현행 19종에서 반응성염료, 니켈, 코발트, 밀가루, 곡물 분진, 포름알데히드, 산무수물, 에폭시수지, 석탄 분진, 암석 분진, 알루미늄, 염소, 염화수소(염산), 아황산가스 등 14종이 추가됐다.
아울러, 급성중독을 일으키는 화학물질로 최근 잇따른 누출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불산을 비롯해 유기주석, 일산화탄소, 메틸브로마이드, 황화수소, 이산화질소, 시안화수소 등 8종이 포함됐다.
◆ 직업성 암 종류 확대
직업성 암 유발 유해요인 확대에 맞춰 직업성 암의 종류도 현행 9종에서 21종으로 늘어난다.
현 행(9종) |
추가 12종 직업성 암 |
원발성상피암(피부암), 폐암, 후두암, 비강 및 부비강암, 백혈병, 다발성 골수종, 악성중피종, 간혈관육종, 간암(9종) |
난소암, 침샘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뼈암, 유방암, 신장암, 방광암, 갑상선암, 뇌 및 중추신경계암, 비인두암 |
◆ 신규 질병 추가
새로운 질병으로 ‘장기간·고농도의 석탄·암석 분진, 카드뮴흄 등의 분진에 노출돼 발생한 만성폐쇄성폐질환’이 명문화돼 진폐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라도 적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정신질병 중 ‘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 업무와 관련해 정신적 충격을 유발할 수 있는 사건에 의해 발생될 수 있음이 확인돼 인정기준에 포함됐다.
◆ 근골격계 질병에 대한 업무관련성 평가기준 보완
근골격계 질병은 퇴행성이 수반된 경우에도 업무관련성을 평가해 판정하도록 했다. 즉, ‘신체에 부담을 주는 업무로 인해 연령 증가에 따른 자연경과적 변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된 것이 의학적으로 인정되면 업무상질병으로 본다’고 명문화됐다.
◆ 포괄규정 신설
또한, 인정기준에 명시되지 않은 유해물질 및 질병이라도 개별적인 업무 관련성 평가를 거쳐 업무상질병으로 인정할 수 있도록 근거규정(포괄조항)이 명시됐다.
◆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인정기준에 업무시간 개념 도입
현행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인정기준에 만성과로는 ‘발병 전 3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일상적인 업무에 비해 과중한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을 발생시켰다고 인정되는 경우’로만 명시되어 있는 등 계량적 기준이 없어 객관성 확보에 논란도 있었다.
개정안은, ‘발병 전 12주 동안의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했을 때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보고 이를 바탕으로 만성과로 여부를 판단했다.
또, ‘업무시간이 60시간을 넘지않은 경우라도 ▲업무시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서서히 증가하며, ▲야간 근무는 주간 근무보다 더 많은 육체적·정신적인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판단하기로 했다.
◆ 분류체계 개편
산재보험법 시행령에 있는 업무상질병 인정기준 분류방식도 개편된다.
종전에는 유해요인을 중심으로 질병과 증상이 혼재돼 있던 것을 뇌심혈관계 질병, 근골격계 질병, 호흡기계 질병 등 질병계통별로 구분해 좀 더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업무상질병 인정기준 개정은 지난 한 해 동안 노사정 논의(21회)와 전문가 연구 및 자문 등을 거쳐 정비한 것으로 재해근로자들을 보호하는데 커다란 진전이 될 것으로 고용노동부는 기대하고 있다.
박종길 고용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이번 개정은 산재를 당한 근로자들이 산재보상을 받기까지의 어려움을 줄일 수 있도록 산재근로자의 눈높이에 맞춰 추진됐다”고 강조하며 “개정안이 시행된 후에도 또다른 불편함이나 어려움은 없는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제도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