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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현대중공업 노조, 兆단위 적자인데 파업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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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4-11-22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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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왕이 맹자를 만나 “선생께서 천 리길을 멀다 않고 찾아오셨으니 장차 우리나라에 이로움이 있겠습니까?”

 

맹자가 답했다. “왕께서는 무엇 때문에 이(利)를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오직 仁 과 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하시면 대부(大夫)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하며 선비나 일반 백성들은 ‘어떻게 하면 내 한 몸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하여 웃사람이나 아랫사람이 서로 利 만을 취하게 된다면, 나라는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중략)

 

어진 사람으로서 그 어버이를 버리는 이는 없으며 의로운 사람으로서 그 임금을 뒤로 하는 자는 없습니다. 왕께선 오직 仁과 義를 말씀하실 뿐인데 무엇 때문에 굳이 이를 말씀하는 것입니까?”

 

이 이야기는 임금이 利를 생각하게 되면 신하와 백성 모두 利를 쫓게 돼 부정부패가 만연해 민생경제가 파탄에 빠지고 국가가 붕괴될 수 있음을 경고한 내용이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21일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현대중공업은 3·4분기까지 3조2,272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했다. 최악의 경영위기 상황이다. 하지만 노조 측은 "영업적자의 책임은 회사에 있지 노동자의 책임은 아니다"라는 해괴한 논리로 파업을 강행키로 했다.

 

비록 노조가 27일 오후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결정했지만 현재 회사가 처한 상황을 외면한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순 없을 듯하다. 노조는 최근 투쟁방향을 설명하면서 "회사는 2·4분기에 이어 3·4분기까지 천문학적인 적자 수치를 발표하며 이를 핑계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며 "적자로 말미암은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는 임금 13만2,013원 인상을 비롯해 성과금 250%+α, 호봉 승급분 5만원으로 인상(현 2만3,000원)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중공업은 2·4분기 1조1,37억원, 3·4분기 1조9,346억원이라는 기록적인 영업손실을 기록 중인데,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하루 1,030억원의 매출 손실과 160억원의 고정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하고 있다.

 

회사와 노조는 한 몸이다. 회사가 있어야 노조가 활동할 수 있고, 노조가 있어야 노동자의 권리가 보장돼 생산성 향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노사 모두 利 보다는 ‘우리 회사’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 파업까지 아직 시간이 남았다. 현대중공업 노사 모두의 지혜가 필요할 시기다. 파국은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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