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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대통령의 와병과 경흥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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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5-05-03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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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왕 대의 대덕 경흥은 성이 수(水)씨이고 웅천주 사람이다. 열여덟 살에 출가하여 삼장에 통달하여 명망이 높았다. 개요(당나라 고종의 연호) 원년(681년) 문무왕이 세상을 떠나려 할 즈음에 신문왕에게 뒷일을 부탁하며 당부의 말을 남겼다. "경흥 법사는 국사(國師)로 삼을 만하니 짐의 명을 잊지 마라."

신문왕은 즉위하자 경흥 법사를 국로(國老)로 삼아 삼랑사에 있게 했다. 경흥이 갑자기 병이 나서 한 달이나 앓았다. 한 여승이 찾아와서 문안을 드리고는 화엄경 가운데 '착한 벗이 병을 치료해 준다는 이야기'로 말했다.

"지금 국사의 병은 근심으로 생긴 것이니 즐겁게 웃으면 나을 것입니다." 그러고는 11가지 모습의 탈을 만들어 저마다 우스꽝스러운 춤을 추니 뾰족하기도 하고 깎은 듯하기도 하여 그 변하는 모습이 이루 말할 수 없고, 모두 우습기가 턱이 빠질 지경이었다. 여승의 말대로 경흥 국사의 병은 자기도 모르게 씻은 듯이 완쾌됐다.

여승은 문을 나가 남행사로 들어가 숨었는데, 여승이 짚던 지팡이만 십일면원통상(얼굴이 11개인 관음상) 그림 앞에 있었다. 여승은 다름 아닌 관음보살이었던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와병 중이다. 산적한 국정현안에 심신이 지쳐 위경련과 인두염 등으로 절대 안정이 필요하다는 청와대의 설명이다. 현재 ‘와병 중’인 박 대통령이 이르면 4일 공식 업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관음보살의 말처럼 대통령의 병은 근심으로 생긴 것이다. 근심은 물론 즐겁게 웃는 일도 스스로 만들 수 있다. 국정 최고 책임자가 웃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다.

<윤명철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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