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가 몸에 좋은 세 가지 이유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10-11-12 07:33본문
막걸리 열풍이 불면서, 그 원인이 무엇일까 분석하는 기사들이 많았다. 언론과 방송의 지속적인 관심이다, 일본인들의 관심이다, 등산인구의 증가다 하는 분석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반응들을 가능케 한 것은 막걸리 품질 향상과 막걸리가 몸에 좋다 사실의 재인식이다.
그렇다면 막걸리의 어떤 요인이 몸에 좋을까? 내가 막걸리 학교를 운영하면서 관찰하게 된 것은 막걸리의 가장 든든한 지지층이 40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추억 속의 막걸리도 가지고 있지만, 젊은 날 폭음의 후유증으로 음식과 술을 절제해야 되겠다는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는 세대다. 비즈니스와 네트워크를 위해서는 술자리를 피할 수 없는데, 어떻게 하면 몸에 덜 해로운 술을 마실까 궁리하는 세대라는 것이다.
풍부한 유산균과 살아있는 효모
생막걸리에는 효모와 유산균이 들어 있다. 효모는 단백질과 식이섬유소와 미네랄로 구성되어 있고 그 자체가 영양덩어리다. 이런 특성 때문에 효모추출물로 건강식품이나 환자식을 만들기도 한다.
막걸리에는 유산균이 풍부하게 들어있는데, 이 또한 큰 매력이다. 소주 같은 증류주나 살균 유통되는 청주나 와인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유산균의 숫자는 막걸리 제품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요구르트에 들어있는 유산균과 엇비슷하게 들어있다.
생막걸리 100㎖에 유산균이 1억~100억 마리가 존재하고, 요구르트 100㎖에는 10억 마리가 있다. 유산균이 장속으로 들어가 자라게 되면 장내의 수소이온농도(?)가 떨어져 잡균의 번식을 막아준다. 그러나 술 속에 유산균이 많은 것은 좋지만, 술맛을 고려할 때는 긍정적인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술이 시어져서 제 맛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막걸리 속에 필수 아미노산이 들어있다
막걸리에 들어있는 단백질의 함량은 1.6~1.9%이다. 우유의 단백질 함량이 3%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많은 양이다. 다른 술의 단백질 함량을 보면 청주 0.5%, 맥주 0.4%이고 소주는 0%다. 이 단백질이 발효 과정에서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분해된다. 이렇게 해서 막걸리에 생성된 아미노산이 성인 몸에 꼭 필요한 8대 아미노산 중에 7가지나 된다. 이 필수 아미노산이 몸의 질병 특히 바이러스를 막아내는 면역력을 높여주는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알코올 도수가 낮아 열량도 낮다
우리 민족이 마셨던 술 중에서 알코올 도수가 가장 낮은 술이 막걸리다. 막걸리의 평균 알코올 도수는 6~8%다. 막걸리는 어지간히 먹어도 사람을 지치게 만들지 않는다. 일하면서 한두 잔 마시고, 광장에서 여럿이 어울려 마셔도, 하던 일이나 놀이를 계속할 수 있다. 저알코올 술이기 때문이다.
저알코올이라는 말은 저칼로리란 말과 통한다. 저알코올인 막걸리는 이 때문에 다이어트 술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칼로리를 비교해보면 술 100ml에 막걸리는 50~63.9kcal, 맥주는 36kcal, 포도주는 70~74kcal, 소주는 141kcal, 위스키 250kcal가 들어있다. 마시는 양이 다르긴 하지만, 막걸리는 열량이 낮다.
막걸리를 두고 알코올 중독자가 최후까지 마실 수 있는 술이라는 말을 한다. 이게 무슨 말이냐 하면, 독주를 마시면 명을 재촉하지만, 쌀의 영양분을 많이 담고 있고 저도주인 막걸리를 마시면 몸에 충격이 덜해 좀더 삶을 연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막걸리도 술이다. 술도 약을 닮아서, 몸이 받아들이기 좋은 용량이 있다. 적당한 양은 약이 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되고 마니, 막걸리를 마실 때도 경계의 마음은 가져야 한다.
글 : 허시명은?
허시명은 대한민국 1호 술평론가이자, 술 기행가, 막걸리 감별사다. 현재 ‘막걸리학교’ 교장이자 (사)한국여행작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문화부 전통가양주실태조사사업 책임연구원,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주품평회 심사위원, 국세청 주류질인증 심사위원 등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