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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아이디어 하나로 나도 1인 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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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9-09-21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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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문기술이나 경력, 자본금이 없어도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독특한 콘텐츠만 있으면 창업을 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콘텐츠 분야의 1인 창조기업 육성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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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전주의 서예가 김두경(50) 씨는 오래전부터 작품 활동과 후진 양성을 하면서 ‘서예’와 ‘한글’을 대중과 좀 더 밀접한 예술로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었다. 실제 그는 ‘한글 서체를 이용한 장식타일’을 구상했다.


서예가 김두경 씨.
서예가 김두경 씨.

“한글 서체를 이용한 장식타일은 건축시장에서 얼마든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사업 아이템입니다. 예를 들면, 교훈이 새겨진 타일로 학교를 장식할 수도 있고 기업의 이념이 새겨진 타일로 회사의 내·외벽을 장식할 수도 있죠.”


하지만 사업화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무엇보다도 ‘한글 서체를 이용한 장식타일’의 가능성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업화할 수 있는지를 몰랐다. 한글 서체를 이용한 건축용 장식타일은 건축 회사들이 써주지 않는 한 무용지물에 가깝다. 김 씨는 건축 회사들과 접촉할 수 있는 방법은 물론 마케팅이나 유통방법을 모르기에 막막하기만 했다.


그러던 중 그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찾아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김 씨는 5천만원의 개발 지원금을 받아 샘플용 장식타일을 생산하는 기계를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디자인 출원에서 저작권 등록, 기술 개발과 마케팅 및 유통 등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그는 “앞으로 건축의 특징까지 살려낼 수 있는 한글 서체를 개발해 서예의 산업적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지은(31) 씨도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꿈을 현실화할 수 있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예를 전공한 송 씨는 세상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백수’였다. 식기 회사에 디자이너로 지원하기도 했지만 취업의 관문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취업에 실패했다고 꿈마저 포기할 수는 없었다. 자신의 재능을 인정받을 수 있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나섰다.


“비싸서 사기 힘든 장식용 도자기가 아니라 사람들이 쉽게 쓸 수 있는 저렴한 도자 제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남들이 잘 만들지 않지만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고민하다 ‘도자를 이용한 커피 드리퍼’를 만들게 되었죠.”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꿈을 현실화 시킨 송지은 씨.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을 통해 꿈을 현실화 시킨 송지은 씨.

도자기 커피 드리퍼는 이미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대부분 단색에 밋밋한 제품들이다. 반면 송 씨가 만든 커피 드리퍼는 우리 전통 문양 등 창의적 디자인을 도입해 품격을 높였다. 그는 도자 드리퍼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동안 재료비는 아르바이트비로 충당해나갔다. 언젠가는 반드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힘든 줄도 몰랐다.


확고한 신념이 있었기에 송 씨의 ‘도자를 이용한 커피 드리퍼’ 아이디어는 콘텐츠 개발 분야에서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으로 선정될 수 있었다. 덕분에 이제 그는 재료비나 사업비에 대한 부담 없이 맛있는 커피를 만들어내는 실용성과 함께 미적 감각까지 갖춘 다양한 커피 드리퍼 디자인 개발에 전념할 생각이다.


김 씨와 송 씨처럼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전문기술, 지식 등을 바탕으로 창업해 경제적 가치로 전환할 수 있는 1인 창조기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개인의 창의성과 감성을 기반으로 하는 콘텐츠 분야야말로 1인 창조기업 특성에 부합하고 실제로 다양한 성공 사례가 나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지난 4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을 위한 참신한 아이디어 모집에 나섰다. 출판기획, 문화기술(CT) 콘텐츠 및 관련 기술 개발,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 멀티유즈를 고려한 사업 아이디어가 전문 심사단의 꼼꼼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김 씨의 ‘한글 서체를 이용한 장식타일’ 개발과 송 씨의 ‘도자를 이용한 커피 드리퍼’ 외에도 캐릭터 콘텐츠 개발, 동화책, 개인 맞춤형 동영상, 보드게임, 의료정보 등 다양한 분야의 아이디어 37개가 채택됐다.


대상 선정되면 개발금 5천만원·유통 등 실질적 지원

이 아이디어들은 콘텐츠 제작 및 기술 개발, 저작권 등록 및 거래, 시장조사, 창업교육, 마케팅 및 유통 등 일련의 사업화를 지원받게 된다. 지원 결과 시장성과 사업성이 인정된 결과물에 대해서는 저작권 등록 및 관련 기업과의 거래, 유통, 마케팅도 지원받게 된다.

이 같은 ‘콘텐츠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은 전문기술이나 경력이 부족한 개인, 특히 상상력과 재능이 풍부한 청년층은 물론 오랫동안 자신만의 꿈을 간직해온 장년층에게 자신의 아이디어와 재능을 평가받고 사업화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예전에는 창업 지원정책이 정보기술(IT) 또는 신기술 등 일부 분야에 한정되었고, 지원대상도 사업자나 법적인 기업이 주를 이루었다. 하지만 이제 ‘콘텐츠 1인 창조기업’을 통해 누구든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갖고 있다면 그 아이디어를 고부가가치 콘텐츠 상품으로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받을 수 있다. 이 사업은 앞으로 일자리 창출과 청장년 실업 해소 등으로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명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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