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은행 문턱, 함께 넘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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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9-09-09 07:40본문
서민 지원을 위한 금융제도가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급전이 필요할 때 사채나 대부업체 등을 통해 긴급자금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 저신용 서민이나 영세자영업자들에게 은행 문을 두드려볼 수 있다는 것은 또 하나의 대안이 되는 셈이다. 서민들을 위한 신용대출, 잘 살펴보면 내게 맞는 제도를 찾을 수 있다.
“보통 담보 없이 창업자금을 빌리려면 사업운영계획서에 13시간 교육까지 절차가 까다로워요. 그런데 신용보증재단 보증으로 수월하게 대출받았죠.”
중소기업청의 ‘소상공인 창업 및 경영개선자금’ 제도를 이용해 1천만원의 창업자금을 지원받은 남상돈(45) 씨. 그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있는 그의 식당을 찾은 기자에게 그간 준비했던 대출 서류뭉치들을 보여줬다. 남 씨는 12남매의 아버지로 언론을 통해 이미 많이 알려진 유명 인사이기도 하다.
동대문구 제기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다 지난해 10월 영등포로 이사한 남 씨는 영등포시장에 식당을 열면서 운영자금이 추가로 필요했다. 그는 영등포 신용보증재단을 찾아 교육을 받고 사업운영계획서도 작성했다. “잔뜩 준비한 서류들이 쓸모가 없었다”는 그는 신용보증재단의 보증으로 은행을 찾았을 때 대출받기가 쉬웠고, 그 돈이 식당 운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물론 누구나 다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0) 씨는 몇 달 전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를 발급받은 다음 금융기관을 방문했으나 재단에서 듣고 알던 내용과 다른 점이 많아 당황했다고 한다. 이 씨는 결국 은행 측이 제시하는 요건에 충족되지 못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남 씨는 저(低)신용 서민이나 영세자영업자에게 절실한 이 제도가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데 대해 아쉬움을 나타내며 “상환 실적이나 창업 후 운영 등을 고려해서 대출금도 좀 더 올리고 분야도 세분화해 지원한다면 좋을 것 같다”며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남 씨가 이용한 소상공인 창업자금 외에도 정부가 운영 중인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이나 ‘근로자 생계 신용보증대출’ 등은 정부가 기금을 마련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위탁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는 국가가 보증하고 운영하는 제도다.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최고 500만원까지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은 신용도가 낮거나 사업자등록증이 없어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었던 중소상인들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 등 정부 보증을 받아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대출 가능금액은 신용등급에 따라 3백만~5백만원.
그동안 자영업자는 부동산 담보를 제공하거나 매출 범위 내소액신용 대출에서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등 대출 조건이 까다로웠다. 그러나 지난해 세계적 금융위기 여파로 자영업자의 경제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담보가 없고 매출 실적이 마이너스라도 5백만원까지는 대출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점포 없이 장사를 하는 노점상 등에게도 3백만원까지 대출 문은 열려 있다.
대출 및 보증 기간은 최대 5년. 상환 방법은 은행마다 다르지만 1년 거치 4년 상환으로 상환 방법은 일시 또는 수시 모두 가능하다. 매월 납부 또는 정기 분납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출 금리는 7.3퍼센트 이내로 다른 대출이나 사채 이용과 상관없이 가능하다. 하지만 소비 향락 등 일부 유흥업종과 신용관리 정보 보유자, 신용회복 지원자,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 대출금을 연체 중인 사람은 이용할 수 없다.
농협중앙회, 신용협동조합, 새마을금고와 6개 지방은행(경남, 광주, 대구, 부산, 전북, 제주) 등을 통해 서류를 제출한 뒤 현장 실사를 통해 곧바로 대출받을 수 있다.
근로자 생계 신용보증대출 신청 다음 날 입금
사업자등록증이 없는 시장 상인들은 시장상인회의 확인서를 제출하면 된다. 또 노점 행상 등은 인근의 상인과 아파트 부녀회, 통·반장의 사업사실 확인서를 첨부해야 한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작했으며, 지원 규모는 5천억원으로 한도 소진 시까지 운영된다.
‘근로자 생계 신용보증대출’은 제도권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어려워 사채나 대부업체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던 신용도가 낮은 근로자의 생계안정을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 중인 제도다. 신용보증재단이 보증하고 금융기관이 대출을 맡고 있다.
자격은 신용 6등급 이하로 보증신청일 현재 3개월 이상 재직 중인 근로소득자로 비정규직도 포함된다. 다만 신용 10등급과 급여 소득증명이 불가능한 비정규직, 신용관리정보 보유자, 신용회복 지원자, 개인회생 및 파산 신청자, 대출금을 연체 중인 사람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한도는 신용등급 6, 7등급 5백만원, 8등급 4백만원이며 9등급은 3백만원이다.
무담보로 가능하며 신용협동조합, 농협중앙회(지역농협 포함), 우리은행, 국민은행, 새마을금고 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신청 시 필요한 서류는 신용보증신청서와 주민등록등본, 소득증빙 서류(소득금액 증명, 건강보험자격득실 확인서, 급여 통장) 등이다.
발급 시 수수료에 해당하는 보증료는 타 보증의 절반 수준(대출금의 0.5퍼센트)이며 대출 금리는 연 8.4~8.9퍼센트 정도다. 상환 기간은 3년 또는 5년을 선택할 수 있으나 자영업자와 달리 매월 원리금 균등분할 상환 방식이다.
“보증 신청 당일이나 다음 날까지 신속히 대출을 해줘 긴급자금이 필요한 저신용 근로자들에게 편리한 제도”라는 것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 대출 희망자들의 금융지식이 부족한 점을 악용해 보증서 발급 업무를 대행해주는 불법 브로커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신용등급은 신용평가회사 홈페이지나 금융기관에서 대출 상담 시 확인할 수 있으며 전국 신협 지점이나 중소기업청 콜센터, 신용보증재단중앙회로 문의하면 된다. ‘한국이지론’이나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신용보증해드림’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대출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중소기업청 Tel 1357
신용보증재단중앙회 Tel 1588 -7936 www.신용보증해드림.kr
한국이지론 www.egloan.co.kr
황보영기자
이명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