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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김시무 박사, 미술치료의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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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3-12-14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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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사진 : 김시무 박사(영화평론가, 미술심리상담사) 논설위원 


요즘 직업의 하나로 미술치료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미술치료사가 되려면 국내외의 미술치료 전공 대학원을 졸업하거나 미술치료 관련 단체에서 개설한 소정의 교육과정을 밟아 자격을 인정받는 방법이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국가에서 인정하는 미술치료사 자격이 없는 실정이다. 

그런 탓인지 인터넷 강좌를 통하여 미술심리상담사 자격증을 수여하는 교육원들이 상당히 많다. 

필자도 미술치료에 관심을 갖고 한국평생학습진흥원, 한국심리교육협회, 한국직업능력원격평생교육원 등 3곳에서 미술치료에 대해 집중적으로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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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술치료(Art Therapy)란 무엇인가? 일반사람들도 한두 번쯤은 들어본 표현이지만 막상 “미술치료란 무엇인가?”하는 구체적인 질문을 받으면 대답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무엇보다도 미술치료는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행해진다는 것이다. 어린이, 청소년, 성인뿐만 아니라 약물중독자, 중증 말기 환자, 그리고 재소자들에게 미술치료가 행해지고 있다. 그렇다고 미술치료가 환자들에게만 행해지는 것은 아니다. 건강한 정신생활을 영위하기를 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미술치료는 필요한 것이다. 여러 가지 형태로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모두 2차적인 예방이 된다. 또한 미술치료는 정신건강을 촉진하는 일차적인 예방을 위하여 매우 적합한 방법이다.

 또한 미술치료가 낯선 이유는 그것이 미술활동을 수반하는 치료행위이기 때문이다. 미술(art)과 치료(therapy)라는 이질적 두 단어의 합성이 혼란을 초래하는 것이다. 미술치료는 기본적으로 미술과 심리학 두 가지 분야의 결합이다. 

미술치료사이며 심리학자인 주디트 루빈(Judith Rubin)은 오늘날 논의되고 있는 신조어인 ‘미술+치료=미술치료’를 만들어 냈다. 

미술치료사들은 미술치료에 대해 여러 가지 정의를 내리고 있다. 그중 두 가지가 특히 중요한데, 첫 번째는 미술활동의 창작과정에 내재하는 치유력에 대한 믿음이다. 이런 시각에는 미술활동 과정이 치료적이라는 생각이 내포되어 있다. 여기에서 제작 과정은 ‘치료로서의 미술(Art as Therapy)’이라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미술이 상징적인 의사소통의 도구라는 기본적인 생각이다. ‘치료에서의 미술(Art in Therapy)’인 셈이다. 이러한 접근법은 미술 심리치료(art psychotherapy)라고도 하는데, 미술표현 전체가 갈등이나 감정, 주제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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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내담자가 그린 그림의 이미지가 직관력을 통해서 내담자와 치료자 간의 언어적 소통능력을 증진시킨다는 것이다. 

미술을 치료모형으로 처음 소개한 사람은 1940년대 마가렛 나움버그(Margaret Naumburg)인데, 그녀는 미술치료를 심리치료의 독특한 형태로 기술한 사람들 가운데 하나이다. 그녀는 『역동적 미술치료』(Dynamically Oriented Art Therapy)라는 저서에서 “미술표현을 무의식의 이미지를 드러내기 위한 방법”으로 제시하였다. 

1950년대 미술치료사인 이디스 크레이머(Edith Kramer)는 『치료로서의 미술』(Art as Therapy)이라는 저서에서 “미술작품 제작의 치유 가능성은 특정한 심리적 과정들을 이끌어내는 창조적 작업능력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오늘날 미술치료사들은 ‘치료로서의 미술’과 ‘미술 심리치료’를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즉 미술활동이 곧 치유의 과정이라는 입장과 미술작품이 치료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입장 모두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술치료가 왜, 어떻게 도움이 되는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내담자들이 자신이 그린 미술표현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미술치료의 한 부분이지만, 미술활동의 제작과정 자체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부분임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우리말 속담에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는 말이 있듯이, 서양에서도 “한 장의 그림은 천 마디 말과 같은 가치가 있다(A picture is worth a thousand words)”는 속담이 있다. 이처럼 우리는 말보다는 시각적 표현으로 주변 세상을 표현하고 특징을 나타내며, 시각 이미지를 사용하여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기도 한다. 

 이런 맥락에서 미술치료는 특히 아동에게 유용할 수 있다. 아동들은 자신의 느낌이나 경험을 포괄적으로 언어화하는 데는 서툴지만, 의사소통을 위한 자연스런 방법의 하나로 그림 그리기에는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일련의 연구들도 아동이 자기가 겪은 어려운 사건이나 경험을 말로만 전달하는 경우보다는 그림을 통해서 이야기할 때 더욱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기억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말로 할 수 없는 것을 그림은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의 유명한 화가이자 미술치료사인 캐시 말키오디(Cathy A. Malchiodi)는 자기의 주저 『미술치료』(The Art Therapy Sourcebook)에서 “미술치료는 아마도 형태가 있는 작품을 창조하는 몇 안 되는 치료 중 하나일 것”이라고 말한다. 

미술작품이 느낌이나 경험 혹은 의미들을 기록해서 남길 수 있는 것들을 제작할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녀에 따르면, “미술활동은 자아개념을 형성하고 위험한 상황과 실험을 이겨낼 용기를 주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자신의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본다. 미술활동이 모든 이의 건강과 행복을 증진시키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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