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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식 隨想】한 여름 비오는 날, 시원한 막걸리와 두루치기 안주 하나면.. ″아.. 이 맛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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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유광식 기자 작성일 23-08-2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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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말 많고 탈 많은 세상사.. 다들 뭐가 그리 잘났는지.. 


나는 이제 그럭저럭 두루뭉술하게 살고 싶다. 


혹자는 피해의식에 젖어 그런 생각 하느냐고 하겠지만, 뭐.. 상관없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잦은 비와 이어지는 솥 가마 더위 속에서는 그저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 담겨 있는 차가운 막걸리 한 잔이 간절하다. 


막걸리는 고두밥(찐 쌀)과 누룩을 섞어 물을 적당히 붓고 일정한 온도에서 발효시킨 뒤 다시 물을 붓고 그대로 막 걸러냈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걸러낸 술이 소주나 청주처럼 맑지 않고 뜨물처럼 탁하다고 해서 ′탁주′. 밥풀이 그대로 동동 떠있는 상태로 하여 채로 걸러내면 ′동동주′. 채로 거르기 전에 곧바로 떠내면 맑은 ′청주′가 된다. 


이처럼 막걸리는 순수한 미생물을 자연 발효시켜 만든 건강식품이다. 


예로부터 술은 백약지장(百藥之長)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백독지원(百毒之源)이라고 했다. 


이는 술을 마시면 여러 가지 스트레스를 풀 수는 있지만 알코올 도수가 높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시게 되면 위나 간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도 막걸리는 우리 몸에 좋은 효모가 듬뿍 살아 있고, 곡주이기 때문에 그다지 건강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 것 같다. 그렇지 않을까(?)..


이제는 안주 얘기도 해야겠다.


최근 대전에 사는 지인의 개업식이 있어서 갔었는데, 뒤풀이로 같이 인근 막걸리집을 찾았다. 


그 집의 대표 안주가 바로 ′두부두루치기′였다. 


지금은 대전의 향토음식으로 자리매김한 ′두부두루치기′는 먼저 두부를 팬에 노릇하게 지져내고 돼지고기와 김치를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해서 만드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물론 가격도 아주 저렴해 인근 대학의 학생들이 먹걸리 안주로 많이 찾는다. 


내가 생각해봐도 막걸리와는 잘 어울리는 안주다.


나는 이전까지 두루치기라는 단어는 한 가지 물건을 이리저리 돌려쓰는 것, 그래서 두루치기라는 음식은 대충 음식을 한데 섞어 휘휘 저으면서 볶아먹는 음식의 조리 방법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 전해 들으니 그 의미가 전혀 달랐다. 


우선 두루치기는 옛날 경상북도 안동의 양반가에서 유래되었는데, 갑자기 귀한 손님이 왔을 때 신속하게 조리해서 음식을 차리기 위해 온갖 채소를 채 썰고 육회 모양의 쇠고기를 섞어 뜨거운 불에 빠르게 익히는 음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야기는 전라도 지방의 전통음식이라는데, 여기서도 마찬가지로 손님이 왔을 때 음식을 빨리 내놓기 위해 이것저것 볶아 내놓은 음식이 두루치기였다고 한다. 


재료종류에 따라 ′두부두루치기′ㆍ′삼겹살두루치기′ㆍ′쭈꾸미두루치기′ 등이 있다. 


또 있다. 


경남지방의 두루치기는 전골과 비슷하게 여러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다. 


콩나물ㆍ무채ㆍ배추 속 줄기ㆍ박고지 등의 채소와 쇠고기ㆍ간ㆍ천엽 등의 육류, 표고ㆍ송이버섯 등 재료를 채 썰어 따로따로 볶아서 모은 다음 양념장을 만들어 간을 맞춘다. 


여기에 물을 부어 고기국물이 다른 재료에 밸 정도로 끓이다가 쑥갓을 넣고 미리 풀어 놓은 달걀을 끼얹는다. 


이것이 익으면 실고추ㆍ잣ㆍ볶은 은행 등을 고명으로 이용한다. 


그리고 경북지방은 주로 돼지고기와 김치를 이용한다. 


돼지고기는 잘게 썰어 볶다가 여기에 김치를 넣고, 다시 김칫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인다. 


이것이 거의 익어 가면 마늘과 파를 다져 넣고 설탕을 약간 뿌려 만들면 된다. 


경북지방의 두루치기는 김치볶음과 거의 비슷하다. 


이렇듯 두루치기는 지방마다 만드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비슷한 것은 여기에는 막걸 리가 곁들여 진다는 것이다. 


한 여름, 특히 비오는 날.. 


좋은 친구와 함께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 들이 키고, 새콤하면서 매운 두루치기 한 젓가락 입에 넣으면, 아.. 카~소리가 절로 나오지 않겠는가(?).. 


여기에 트림 한번 시원하게 하면, ″아.. 이 맛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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