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지법, 병역법 위반 성소수자에게 실형 선고한 원심 깨고 무죄 선고 > 실시간/인물/동정

법원이 자신을 ‘퀴어 페미니스트’로 규정한 병역법 위반 성소수자에 대해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의정부지법 형사4-1부(이영환 부장판사)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이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기 전인 지난 2018년 병역법 위반이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았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획일적인 입시교육과 남성성을 강요하는 또래집단 문화에 성소수자로서 반감을 느끼며 사회의 기존 가치체계에 의문을 품게 됐다.

또 대학교에 입학한 이후에는 여러 선교단체에 가입해 △이스라엘의 무력침공에 반대하고 팔레스타인 평화를 염원하는 긴급기도회 △한국전쟁 60주년 평화기도회 반대 시위 △제주도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 △수요시위 등에 참여했다.

이로 인해 A씨가 사회적 약자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기는 전쟁과 타인에 폭력을 가할 것을 전제로 존재하는 군대가 약자를 포용하며 생명을 존중하는 기독교의 교리와 양립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재판부의 설명이다.

즉 재판부는 ″피고인의 병역거부 이유를 살펴보면 피고인은 기독교인 및 퀴어 페미니스트로서의 가치관이 폭력과 전쟁에 반하므로 그에 따라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시 말해 비폭력주의나 반전주의 사상만을 독립적으로 주장하기 보다는 사랑과 평화를 강조하는 기독교 신앙과 소수자를 존중하는 페미니즘의 연장선상에서 비폭력주의와 반전주의를 옹호하게 됐고, 그에 따라 병역의무 이행을 거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이번 공판과정에서 최근 제정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36개월간의 교도소 또는 구치소 합숙 대체복무 이행 의사를 밝혔다. 유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