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오란 꽃멀미,아찔한 봄날 ‘구례 산수유꽃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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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4-03-25 08:42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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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봄날이다. 두꺼운 겨울옷 훌훌 벗어던지고 몸도 마음도 날아갈 듯 가벼운 봄이 왔다. 봄은 몇 날 며칠 잠 못 드는 그리움처럼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이런 봄날에는 첫사랑처럼 아찔한 구례 산수유마을로 떠나보자. 지리산을 병풍처럼 두른 마을마다 산수유꽃그늘 드리운 풍경이 최고의 봄날을 선사한다. 신명나는 축제와 더불어 즐거운 봄날이다.
꽃구름 피어나는 산수유마을
"산수유는 꽃이 아니라 나무가 꾸는 꿈처럼 보인다." 김훈의 《자전거 여행》에 나오는 이 한 문장은 산수유꽃을 묘사한 수많은 글 중 으뜸으로 꼽힌다.
산수유꽃 한 송이는 매화나 동백처럼 마음을 흔들지 못하지만 무리지어 서 있는 산수유나무는 아찔한 꽃멀미를 안겨준다.
산수유마을로 불리는 구례 산동면에는 무려 11만 7,000그루가 넘는 산수유나무가 있다. 우리나라 최대 산수유 생산지인 이곳은 산수유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는 3월 중순부터 4월 초순까지 마을마다 노란 물결로 뒤덮인다.
산동(山洞)면은 ´산동네´라는 의미다. 지리산 노고단 아래 자리 잡고 있는 이 마을은 산비탈에서 잘 자라는 산수유나무가 살기 좋은 환경을 갖추었다. 지리산에서 흘러온 물이 산수유마을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섬진강으로 달려간다.
산수유마을은 지리산온천관광단지에서 시작된다. 온천단지를 지나면 노오란 산수유꽃이 반기고, 본격적으로 마을들이 이어진다.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산수유사랑공원이다.
커다란 산수유꽃 조형물이 서 있는 공원에 오르면 몽실몽실 노란 구름에 둘러싸인 산수유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산수유사랑공원을 내려오면 작년에 문을 연 산수유문화관이 자리 잡고 있다. 산수유문화관에서 산수유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나서면 커다란 무대가 마련된 행사장이 있다. 산수유꽃축제가 열리는 동안 이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펼쳐진다.
산수유축제 행사장에서부터 대평마을, 반곡마을, 하위마을 그리고 상위마을까지 거리는 약 2km 남짓, 산수유꽃이 화려하게 줄을 잇는다.
마을과 마을 사이에는 계곡을 따라 꽃담길이 이어진다. 꽃담길은 산수유꽃 터널이다. 사람들 머리 위로 산수유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꽃그늘 아래로 지리산 맑은 물이 도란도란 흐른다.
산수유마을 가장 위에 자리 잡은 상위마을은 3만여 그루 산수유가 빼곡한 대표적인 산수유마을이다. 산수유꽃과 어우러진 돌담길에 서정적인 멋이 그윽하다. 굽이굽이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 사람조차 노랗게 물들어 꽃이 된다.
조금 더 한적하게 산수유꽃을 즐기고 싶다면 현천마을을 추천한다. 현천마을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산수유 시목(始木)이 있는 계척마을이다. 중국 산둥성에서 가져와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심었다는 시조 산수유나무가 그곳에 있다.
짧은 봄날에 누리는 신명나는 축제
해마다 산수유마을이 노랗게 물드는 때가 되면 산수유꽃축제가 열린다. 1999년부터 시작되어 15회째를 맞이한 올해는 3월 22일부터 3월 30일까지 9일간 이어진다.
개막일인 22일에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걸스데이가 출연하는 k-pop 콘서트가 열리고, 마당극과 풍물한마당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전국어린이·학생사생대회와 궁도대회가 개최되고 구례관광사진도 전시된다.
그 외에 산수유초콜릿 만들기와 산수유비누 만들기를 비롯해 산수유 압화체험과 산수유차 시음회 그리고 산수유 웰빙족욕체험 등 산수유를 이용한 갖가지 체험행사도 마련되어 있어 축제장을 찾는 사람들에게 재미와 추억을 선사한다.
축제와 함께 산수유수제비, 쑥부쟁이비빔밥, 수구레국밥 등 향토음식을 맛보고 산수유와 지리산 산나물, 고로쇠물을 사는 재미도 누려보자.
산수유꽃축제의 주제는 '영원한 사랑을 찾아서'다. 산수유는 사랑을 뜻한다. 산수유의 꽃말이 영원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산수유 열매에서 씨를 뺄 때 입에 넣고 앞니를 사용했는데, 그 덕분에 옛날 산동면 처녀들은 어릴 때부터 입에 산수유 열매를 달고 살았다. 그런 산동 처녀와 입을 맞추면 보약을 먹는 것과 같다 해서 일등 신붓감으로 손꼽혔다 한다.
구례 젊은이들은 프러포즈의 뜻으로 산수유꽃과 열매를 주며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다고 하니 산수유꽃 만발한 봄날의 기회를 놓치지 말자.
꽃처럼 빛나는 구례의 명소들
꽃만 보고 돌아서기 아쉽다면 구례의 명소들을 함께 둘러보자. 노고단로를 따라 자동차로 40여 분을 오르면 성삼재주차장에 닿는다. 주차장에서 노고단 정상까지 1시간 남짓. 비교적 완만한 길이 이어져 아이들과 함께 가도 좋다. 지리산을 만나는 가장 쉬운 길이기도 하다.
세월의 빛이 진득하니 묻어나는 화엄사와 99칸 양반집 운조루, 절벽에 기대선 사성암 등 볼 만한 명소들이 30~40분 거리에 있다.
화엄사는 각황전, 석등, 사사자삼층석탑, 동오층석탑과 서오층석탑 등 국보와 보물이 즐비하며 울퉁불퉁한 모과나무를 기둥으로 삼은 구층암의 멋을 살펴볼 수 있다.
'타인능해(他人能解)', 즉 '아무나 열어서 쌀을 가져갈 수 있다'라고 새겨진 뒤주가 있는 운조루에서는 나누는 삶이 넉넉히 전해진다. 절벽 끝에 아스라이 자리 잡은 사성암에 오르면 구례와 곡성의 넓은 평야를 가로지르는 섬진강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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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구례산수유꽃축제
기간 : 2014년 3월 22일(토)~3월 30(일)
장소 :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 관광지 일원
문의 : 061-780-2726~7(구례군 축제추진위원회) , http://sansuyu.gurye.go.kr
1. 찾아가는길
* 자가운전
호남고속도로 전주IC → 남원 방면 17번 국도 → 남원 춘향터널 지나자마자 우회전 → 고가도로 → 밤재터널 → 지리산온천 교차로에서 좌회전 → 지리산온천
* 대중교통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10회 운행(06:30-22:00), 3시간 10분 소요. 구례공용터미널에서 산동면 상위마을행 마을버스 하루 14회 운행(08:10~20:10)
2.주변음식점
청기와뜰 : 백세나물정식 /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로 157 / 061-781-6060
평화식당 : 육회비빔밥 / 구례군 구례읍 로터리골목길 16 / 061-782-2034
이대순두부 : 순두부찌개 /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로 257 / 061-783-0481 / korean.visitkorea.or.kr
부부식당 : 다슬기수제비 / 구례군 구례읍 북교길 5-12 / 061-782-9113
3.숙소
상아파크호텔 :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온천로 261 / 061-783-7770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화엄각펜션 : 구례군 마산면 화엄사로 386-13 / 061-782-9911 / 굿스테이 / korean.visitkorea.or.kr
곡전재 : 구례군 토지면 곡전재길 15-2 / 061-781-8080 / korean.visitkorea.or.kr
/ 유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