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과 남한강이 만나 단양팔경의 절경을 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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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1-07-26 09:01본문
단양은 서울에서 1박 2일 코스로 여행하기에 알맞은 곳이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라면 단양만 한 여행지가 없다. 일단 수도권에서 가깝다. 넉넉잡아 3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볼거리도 풍성하다. 도담삼봉, 석문, 사인암 등 단양팔경과 천태종 총본산인 구인사 등은 가족 답사여행코스로 손색없다. 대명콘도 아쿠아월드도 있어 신나는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단양시내에서 고수대교를 지나 59번 국도를 타고 가다 595번 도로로 갈아타면 온달관광지다. 온달산성, 드라마세트장 등이 모여 있다. 드라마세트장에 들어서면 TV에서 자주 접하던 익숙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연개소문’ ‘태왕사신기’ ‘바람의 나라’ ‘천추태후’ ‘근초고왕’ 등을 촬영했다. 영화 ‘쌍화점’도 이곳에서 찍었다.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아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며 사진 찍기에 좋다.
세트장 구경 후에는 온달산성으로 가보자. 온달산성까지의 거리는 약 1킬로미터, 왕복 1시간 남짓 걸린다. 온달산성은 고구려가 남한강 유역을 탈환하기 위해 성산(4백27미터)에 쌓은 길이 6백82미터의 반월형 석성으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로 잘 알려진 고구려 명장 온달 장군의 이야기가 깃든 곳이기도 하다.
‘온달관광지’ 세트장. 드라마 ‘연개소문’ 등을 촬영했던 곳이다. |
<삼국사기> 온달전에 따르면 평원왕의 사위였던 온달은 신라에 빼앗긴 남한강 유역을 되찾기 위해 590년(영양왕 1년) ‘계립령과 죽령 서쪽 땅을 되찾지 못한다면 돌아오지 않겠다’며 나섰지만 안타깝게도 아단성에서 신라군의 화살에 목숨을 잃는다.
남한강 상류와 절벽을 끼고 해발 4백27미터의 산 정상에 축조된 성벽은 원형이 잘 보존돼 있다. 지형을 따라 완만하게 휜 곡선 부분의 조형미도 뛰어나다.
고구려 온달 장군의 숨결이 담긴 온달산성
성은 납작하고 반듯한 돌을 수직으로 쌓아올렸다. 나무계단을 거쳐 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성에 서면 빼어난 주위 풍광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밑으로 동강과 서강으로 나뉘었다가 단양에서 합쳐진 남한강이 꿈틀거리는 용 모양으로 굽이쳐 흐른다. 첩첩이 이어진 소백산맥 능선이 물결친다.
단양 가서 단양팔경 구경을 빼놓을 수 없는 일. 가장 잘 알려진 곳은 도담삼봉이다. 단양팔경 중 제1경으로 일컬어진다. 강 가운데 조각배처럼 떠 있는 3개의 암봉 중 가운데 봉우리에 정자 하나가 걸터앉아 있다.
온달산성. 멀리 굽이쳐 흐르는 남한강이 보인다. |
새벽이면 어부들이 그물을 건져 올리는 모습이 서정적이다. 봉우리에 앉아 물고기를 노리는 백로와 왜가리의 모습도 평화롭다. “강원도 정선의 삼봉산이 홍수 때 떠 내려와 지금의 도담삼봉이 됐다”는 전설도 전하는데 개국공신 정도전은 자신의 호인 삼봉을 여기서 따왔을 정도로 도담삼봉을 좋아했다고 한다.
퇴계 선생도 도담삼봉에 들렀다가 ‘산은 단풍잎 붉고 물은 옥같이 맑은데/석양의 도담삼봉엔 저녁놀 드리웠네/신선의 뗏목을 취벽에 기대고 잘 적에/별빛 달빛 아래 금빛파도 너울지더라’라는 시를 남기기도 했다.
도담삼봉 관광지 왼편에는 팔각정으로 오르는 길이 있는데 팔각정에서 등산로를 따라 2백 미터 정도 가면 웅장한 석문을 만날 수 있다.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산속의 육교’다. 석문 역시 단양팔경의 하나다. 단양팔경 제5경인 사인암도 접근하기가 쉽다.
명경지수 위로 솟아오른 70미터 높이의 깎아지른 듯한 바위는 2백여 년이 지났는데도 그 위엄 그대로다. 조선 최고의 화원으로 불리는 단원 김홍도도 사인암을 화폭에 담으려 붓을 잡았다가 1년여를 고민했다고 한다.
장회나루에서 바라다본 충주호. 유람선을 타면 보다 가까이에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
사인암 앞 계곡은 물이 맑고 수심이 얕아 여름철이면 물놀이를 즐기러 온 피서객들로 붐빈다. 옛사람들은 이 계곡을 일러 운선구곡 혹은 운암구곡이라고 했는데 깎아지른 듯한 바위 아래에서 즐기는 물놀이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
충주호 드라이브·구인사 순례도 매력적
도담삼봉 위쪽에 자리한 석문. 가운데가 뻥 뚫려 있는 ‘산속의 육교’다. |
제4경인 옥순봉은 희고 푸른빛을 띤 바위들이 힘차게 솟아 마치 대나무싹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두향은 퇴계에게 옥순봉을 단양에 속하게 해달라는 청을 넣었다. 하지만 청풍부사가 거절하자 퇴계는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는 글을 새겨 단양의 관문으로 정했다는 사연이 전해진다.
구인사는 천태종의 총본산. 전국에 1백40개나 되는 절을 관장하는 대찰이다. 소백산 국망봉을 중심으로 장엄하게 늘어선 봉우리 가운데 하나인 연화봉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상월원각 스님이 1945년에 이곳에 손수 칡덩굴을 얽어 삼간초암을 지은 것이 시작이다.
구인사에 처음 들어선 여행객은 가람의 웅대함에 놀란다. 3~5층의 현대식 건물의 대가람이 길 양편으로 늘어서 있다. 국내 최대규모인 5층 대법당을 비롯해 설선당, 인광당, 장문실, 향적당, 도향당 등 50여 동의 건물들이 경내를 꽉 메우고 있다. 1만여 명이 취사할 수 있는 규모다.
단양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타 지역과의 연계 관광 코스를 짜기 쉽다는 것. 충주, 제천과 지척이라 충주호 드라이브, 청풍문화재단지 등을 일정에 넣어 코스를 구성할 수도 있고 풍기·영주의 부석사, 희방사, 소수서원, 선비촌 등과 함께 일정을 구성해도 된다. 두 곳 모두 단양을 기점으로 삼을 때 1시간 내에 접근이 가능하다.
워터파크ㆍ동굴관람도 가족나들이의 즐거움
아이들과 함께라면 단양 대명리조트 아쿠아월드가 있다. 지중해풍 워터파크로 대규모 바데풀이 있다. 채광이 잘 되는 유리천장 아래, 풀장을 가로지르는 구름다리와 야자수나무 장식들이 이국적이다.
지하 7백50미터 암반에서 끌어올리는 천연탄산수를 사용한다. 한번 들어간 아이들은 물놀이하는 재미에 좀처럼 나올 줄 모른다. 시간이 난다면 동굴에도 가보자.
천동동굴은 걷는 동안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이 곳곳에 있다 (왼쪽). 워터파크 대명리조트 아쿠아월드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오른쪽) |
단양에는 온달, 노동, 천동, 고수 등 동굴이 많다. 천동동굴의 총 관람 소요시간은 20여 분. 길이 비좁고 때로는 오리걸음으로 걸어야 하는 구간도 있어 아기자기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글과 사진·최갑수 (시인ㆍ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