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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관 출신 8순 작가의 꿈, 소설집 ′문경의 새벽′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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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1-06-14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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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숙제를 한 것 같아 홀가분합니다″, ″나이 들어도 하는 일이 있어서 좋았습니다″

백발의 작가는 자신의 책을 보며 소년처럼 웃었다.

전 노동부 장관 출신인 김호진 작가가 소설집을 출간했다.

2004년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한 작가는 동화처럼 산 소년시절과, 보고 싶어도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살면서 겪은 일들을 작품으로 남겼다.

이 책에는 ′궁합′, ′씨' 등 아홉 편의 중ㆍ단편을 실었다.

옛날 사범학교를 나온 작가는 스무 살도 안 돼 문경에서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시작했다. 이 때의 ′서툰 연애 행각′을 소재로 한 세 편의 연작은 읽는 이가 마치 마주앉아 추억담을 듣는 듯한 느낌을 건넨다.

교장과 학생의 충돌을 다룬 ′변명′은 의외의 반전이 놀랍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가 빨치산에게 변을 당한 슬픈 가족사를 지닌 작가는 그 일을 세월에 묻어버리기 보다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이를 다룬 작품이 ′그해 여름′이다.

1950년 전후의 결혼 풍속을 다룬 ′궁합′과 남아선호 사상을 다룬 ′씨′는 묵은지 찌개처럼 구수하다.

6·25로 거덜난 신혼부부의 삶을 다룬 ′먼 귀로′는 애틋하다.

작가는 이번 작품과 관련 ″저문 날 길 떠나는 나그네처럼 쫓기는 마음으로 작품을 썼다″고 했다.

집에서도 카페에서도 쓰고, 산길에서는 메모를 했다. 적절한 낱말을 고를 수 없어 불면의 밤을 새울 때도 많았다.

그것은 나이와의 싸움이고 시간과의 경쟁이었다. 시간은 흐르는데.. 글이 되지 않을 때면 저절로 마음이 급해지더라고 했다.

그러나 서두르지는 않고 하루 한 줄이라도 꾸준히 썼다.

작가는 이렇게 밀린 숙제를 마쳤다.

고려대를 정년 퇴직한 후 등단 한 김호진 작가는 2015년 ′문학과 의식′ 신인상을 받았고, 현재는 ′서울강북문협회장′을 맡고 있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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