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세계 최초로 ‘한국좀뱀잠자리’(신칭)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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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3-01-22 05:04본문
뱀의 해 계사년에 국내에서 세계적 희귀 곤충인 좀뱀잠자리의 신종이 발굴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발표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관장 이상팔, 이하 ‘자원관’)은 22일 2012년도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곤충 분야)’ 사업(2012.5.∼2012.12.)을 통해 세계적으로 처음 기록되는 희귀 곤충인 신종인 ‘한국좀뱀잠자리(Sialis koreana n. sp.)’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한국좀뱀잠자리’는 날개가 큰 대형 곤충인 뱀잠자리목’(Megaloptera)에 속하며, 1,100m 이상의 고층습원인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용늪에서만 발견된 희귀종이다.
뱀잠자리(snakefly)라는 이름은 길고 둥근 머리와 긴 앞가슴 모양이 마치 뱀이 머리를 곧추세우고 있는 모습과 유사해 지어졌다.
여기에 자원관은 한국에서 최초로 발견한 한국고유종임을 강조해 ‘시알리스 코리아나’(Sialis koreana n. sp.)라는 학명과 ‘한국좀뱀잠자리’라는 신칭으로 명명했다.
‘한국좀뱀자리’가 속한 뱀잠자리목’(Megaloptera)은 전 세계적으로 300여종만이 기록돼있고 우리나라에서는 8종만이 보고돼있는 신종 및 미기록종 발굴이 매우 어려운 분류군이다.
이중 좀뱀잠자리속(Sialis)은 전 세계적으로 54종이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32년 처음으로 북한에서 ‘시베리아좀뱀잠자리’ 한 종만이 기록됐고, 남한에서는 1988년 동정(Identification, 同定)이 되지 않은 어린개체인 유충의 추가 보고만이 있었다.
자원관은 지속적으로 실시 중인 채집 중 지난 3월 고려대학교 배연재 교수 연구팀에 의해 강원도 인제군 대암산 용늪의 습지와 주변 식물에서 ‘한국좀뱀잠자리’의 유충과 성충을 처음으로 발견하고, 이번 연구 사업을 통해 확인했다.
그 결과, 유충은 육식성으로 담수지역의 정체된 차가운 물에 주로 서식하는 수서곤충이지만, 성충은 습지의 주변 식물에서 발견됐다.
성충은 크기가 보통 3~4cm인 뱀잠자리류에 비해 1~2cm로 비교적 작고, 날카로운 큰 턱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먹이를 먹지 않는다.
보통 3월말에서 6월초 즈음에 출현하는 성충은 1~2주 정도 살면서 짝짓기를 통해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하며, 알에게 깨어난 유충은 수서동물을 먹이로 긴 겨울을 물속에서 월동한다.
또한 확인 결과, 이번에 새롭게 발굴된 ‘한국좀뱀잠자리’가 속한 좀뱀잠자리 분류군은 환경적으로 매우 깨끗한 곳에서 살아가며 온도변화와 인위적인 환경변화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인 곤충으로 드러났다.
‘한국좀뱀잠자리’가 발견된 대암산 용늪은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돼있으며 1997년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학문적으로 중요한 고층습원으로, 연평균 기온이 4.4℃로 매우 낮고 많은 희귀 동식물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원관은 신종의 발견을 통해 대암산 용늪이 깨끗한 생태환경을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용늪의 습원형성 과정과 연계해 좀뱀잠자리류의 분포, 진화, 계통 연구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원관은 이와 같은 연구내용을 2012년 곤충연구지(Entomological Research Bulletin) 12월호에 게재해 학술적으로 공식 인정받았다.
※ Entomological Research Bulletin은 한국곤충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로 곤충의 다양성, 분류, 생태 등을 주제로 하는 곤충 전문 학술지임
또한, ‘한국좀뱀잠자리’ 발굴 외에도 2012년도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곤충분야) 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자생 곤충 신종 61종과 미기록종 139종을 밝혀냈으며, 연구사업의 결과물들을 11편의 SCI급 논문을 포함한 총 20편의 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이번에 기록된 ‘한국좀뱀잠자리’에 대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암산 용늪의 수서곤충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활발히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자생생물 조사·발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그간 밝혀지지 않은 새로운 한반도 곤충을 신속히 밝혀내 우리나라 생물주권의 영역을 더욱 확대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