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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흥해·송라 길에 파도보며 시한편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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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4-26 07:56

본문

1.

'동해 바다 바로 비단결 같이 고와져
다시 태양을 받아 청명해지며
이무기·용·새우·게 그 생리를 즐기노라
임의 성스러운 덕택 속에 놀아 헤엄치게 할꼬'

고려시대의 문신인 석재 박효수(石齋 朴孝修)의 한시인 ‘흥해송라 길에 파도를 보며’에 나오는 구절이다.

포항시는 22일 흥해와 송라를 최초로 표현한 작품으로 영일만의 풍광을 노래한 한시 흥해송라도중관해도(興海松蘿途中觀海濤) 시비를 흥해읍 오도리 사방기념공원 관해루 옆에 건립해 지역의 해안 풍경을 알리는 중요한 관광자원화 하기로 했다.

석재 박효수(石齋 朴孝修)는 약 칠백여 년 전 고려말의 문신이며 시인으로, 흥해송라도중관해도(興海松蘿途中觀海濤)는 박효수공이 직접 이곳을 지나다가 영일만의 풍광에 지나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읊은 한시이다.

동문선 제7집에 수록된 이번 한시에는 영일만을 물이 맑고 깨끗해 아침 해가 떠오르면 바다와 하늘 그름과 파도가 함께 어우려져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되어 무아지경에 이르며 울창한 송림과 반짝이는 백사장, 은빛 파도, 떼지어 나르는 갈매기와 바닷속을 노니는 고기떼가 한 폭의 그림이 된다고 묘사했다.

권태흠 문화예술과 문화정책담당은 “이번 시비는 흥해읍 오도리 사방기념공원 내에서도 영일만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설치된 만큼, 옛 시인의 발걸음을 붙잡은 영일만의 멋진 풍경과 함께 시 한편 감상하는 여유를 느껴보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興海松羅途中觀海濤(흥해 송라 길에 바다의 파도를 보며)>

박효수(朴孝修)

세찬 바람 갑자기 일어 바다를 뒤집으니 / 颶風欻起飜滄溟
하늘과 물이 서로 붙어 캄캄해지다 / 天水相兼晦且冥
만 송이 은산은 낮아졌다 다시 일어서고 / 銀山萬朶低復屹
백 가지 천 가지 우레 북은 한 소리로 어울린다 / 百千雷鼓同一聲
부상 떠나갈 듯 지축이 흔들려 / 扶桑將漂地軸動
용왕은 궁전이 무너질까 걱정이리 / 龍王坐愁宮殿傾
파신이 흩어지고 수족이 어지러워지니 / 波臣搖蕩水族亂
이는 누구의 소위냐 곤어와 고래일테다 / 誰之所爲鯤與鯨
어떻게 해서 나의 의천검 뽑아 / 安得杖我倚天劍
한 번 휘둘러 그 비늘을 눈처럼 찍으랴 / 一揮鱗甲雪碎輕
동해 바다 바로 비단결 같이 고와져 / 直敎東海淨如練
다시 태양을 받아 청명해지며 / 復瞻白日涵淸明
이무기 용 새우 게 그 생리를 즐기노라 / 蛟螭蝦蠏樂得所
임의 성스러운 덕택 속에 놀아 헤엄치게 할꼬 / 游泳聖澤之泠泠

이명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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