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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정취 살리며 새롭게 태어나는 ‘피맛(避馬)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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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05-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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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맛길은 주머니가 가벼웠던 우리 서민들의 삶과 애환을 위로해주던 멋의 길이자, 추억의 길. 늘 지나다니는 사람들로 북적였던 이 ‘피맛(避馬)길’이 대규모 철거형 개발로 인해 고유의 멋을 잃고 점차 낙후·침체되어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서울시는 이런 피맛길을 보전하여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기 위해 가로환경개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맛길은 종로 시전거리에서 일반 백성이 고관대작의 말을 피해 다닌다는 피마(避馬)에서 유래한 종로와 돈화문로 총 3.1㎞ 구간에 걸쳐 길게 형성된 폭 2~3m의 좁은 뒷골목으로 서민의 애환과 추억이 서린, 옛길의 선형이 비교적 잘 보존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현재의 피맛길은 종로1가~6가 및 돈화문로에 이르는 폭 2~3m의 음식점 위주의 뒷골목으로서, 현재는 철거재개발 구간 내 피맛길과 수복재개발 구간 내 피맛길로 나눌 수 있다.

<민선4기 이전에 계획, 완료된 구간은 고유의 골목길 분위기 사라져>

민선4기(2006년) 이전에 계획된 철거재개발 구간은 종로1가~2가에 위치한 청진, 공평 2개 구역. 그러나 당시에는 피맛길 보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상태로 개발이 진행되어 이 구역 내에 사업완료 구간은 고유의 골목길 분위기가 사라지고 있으며, 미시행 구간은 노후되어 도심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다.

피맛길의 시점부인 청진구역과 공평구역은 이미 ‘79년경에 재개발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 중 사업이 완료된 지구는 3개소(르미에르, 제일은행, 종로타워)로서 현 민선4기 이전에 사업시행 인가되어 건물이 완공되었다.

이 중 현 민선4기 이전에 완공된 제일은행과 종로타워는 사업시행 당시 피맛길에 대한 보전개념이 없어 피맛길 자체가 없어졌고, 르미에르의 경우 부지 내 피맛길은 살려놓았으나 점포 규모가 크고 전통 분위기에 맞지 않는 문제가 있어 철거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시행될 구간에 대한 보존·개선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미시행구간은 선술집, 생선구이, 해장국집 등 전형적인 형태를 일부 유지하고 있으나 가로환경이 열악하고, 시설물 등이 노후되어 도심 슬럼화가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민선4기 이전에 철거재개발로 결정되어 현재 철거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시행될 철거재개발구간에 대해서는 전문가 자문회의와 시민아이디어 현상설계 공모를 통해 피맛길 고유 분위기를 살리는 방향으로 디자인가이드라인 및 유지관리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사업 인·허가를 통하여 새로 조성되는 상가 1층 부분은 규모를 제한하고 이 중 일부는 전통용도로 공공에서 관리하고 나머지는 전통분위기에 맞는 건물용도로 지정할 것이며 또한 주민협의체를 구성하여 사라진 맛집의 재입점을 유도 하게 될 것이다.

<수복재개발 구간도 가로환경이 낙후되고 상권이 침체되고 있어>

수복재개발 구간은 종로3가~6가 및 돈화문로에 이르는 2.2km구간으로 해장국집, 보석가게, 주점 등으로 구간별 특색있게 이용되고 있으나, 가로환경이 낙후되고, 일부 건물은 후면부가 위치하여 골목상권이 침체하는 등으로 전통적인 피맛길 분위기가 상실되어 유동인구의 감소로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이에 시울시는 수복재개발구간 피맛길에 대해 피맛길을 원형대로 보존하면서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가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용역을 수행했고 여기에는 보도, 하수도, 전선, 광고물, 실외기 정비 등 적극적인 공공지원방안과 환경개선방안을 포함시켰다.

계획수립과정에서 서울시는 지역주민과 전문가 및 관련 공무원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운영하였고, 현장에서 수시로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피맛길 보전 및 환경개선방안을 마련했다.

향후 이 계획에 따라 올 6월부터는 단계별로 본격적인 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10년에 1단계 구간인 종로3가~종로4가 750m에 대하여 27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11년에 2단계 구간인 종묘~종로6가 750m와 돈화문로 750m에 대하여 5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피맛길은 그 고유의 선형을 그대로 보전하면서 구간별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있는 특화된 거리로 시대상황에 맞게 조성되어 다양한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서 시민 누구나 즐겨 찾는 장소와 공간으로 탈바꿈하게 될 것이다.

또한 피맛길 조성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고유 분위기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방안을 마련해 최근 조성된 광화문광장과 인사동을 잇는 문화·관광벨트를 조성함으로써,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는 피맛길이 이제는 ‘전통을 회고하고 즐길 수 있는 피맛길’로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서울의 도시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시는 밝혔다.

이명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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