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제도 내년부터 폐지 > 지역뉴스

교육부문에서 연고나 온정주의로 집행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특별교육재정수요 지원금에 대해 국민권익위원회(ACRC)가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을 상대로 집행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고, 내년부터는 지원제도 자체를 폐지하기로 했다.

특별교육재정수요 지원비는 재해대책, 응급보전 등 예측하지 못한 특별한 재정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1993년도에 도입된 예산제도이지만, 지원대상이 구체적이지 않고 기준없이 총액으로만 편성되기 때문에 집행과정에서 지방의회 등으로부터 공정성과 투명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 2010년 시·도 교육청의 특별교육재정수요 지원금은 교육청 총예산의 0.3% 이내에서 계상되었으며, 총 945억 4천 9백만원이 편성되어 집행중임

국민권익위의 실태조사 결과 매년 1천억원 내외의 특별교육재정 예산 대부분이 제도 취지와는 달리 사전예측이 가능하거나 특별하지 않은 기재자 구입 등에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복지비로 부당사용 사례>

심지어 일부는 직원복지비(음악회, 단합회, 체육행사, 퇴직교원 기념품구입 등)로 사용되는 등 예산낭비와 도덕적 해이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 부산교육청은 부서간 벽허물기 명목으로 단합회, 영화감상 등 문화행사에 1천1백만원을, 대전교육청은 교육감 소속 지방공무원 사기 진작을 위한 음악회에 2천만원을, 서울 ㅇㅇ교육청은 관내 교직원 빅밴드 운영비로 2천백만원, 서울 ㅇㅇ교육청은 체육행사 비용으로 4백만원 사용

※ 서울 ㅇㅇ교육청은 직원식당 설치에 1억2천만원, 울산교육청은 교육청 직장보육시설 설치 및 설계비로 6천6백만원을 사용

※ 광주교육청은 퇴직교원 기념품 구입에 약 6백만원과 직원 자율연수 지원을 위한 휴대악기 구입에 4백만원을 사용하고, 제주교육청은 직원 자기계발용 도서구입에 4백만원과 직원용 업무수첩에 8백만원을 집행

<외유성 국외연수로 부당사용 사례>

소년체전 관계자에 대한 외유성 해외연수 명목으로 6천3백만원 사용 등 국외연수 비용으로 총 11개 교육청에서 6억4천7백만원을 집행하였다.

※ 광주교육청은 해외체험연수 비용으로 추경에서 8천만원을 편성하였으나, 의회심의로 3천백만원이 삭감되자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금으로 1천백만원을 지원하고, 서울교육청은 교육위원 국외연수 수행직원 여비 부족분 1천4백만원을 특별교육재정수요 지원비로 집행

※ 충남교육청은 전국과학대회 우수실적 지도교사 해외연수를 추진하면서 추경예산 3천만원,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금 2천4백만원을 집행

※ 경남교육청은 대부분 일정이 관광인 소년체전 관계자 해외연수비에 6천3백만원을 사용하고, 부산교육청은 중국문화유산 답사 등의 명목으로 논술교육지원단 국외연수에 3천만원을 사용

<법령 근거없이 민간단체에 지원한 사례>

민간단체에 대한 지원은 법령에 근거가 있어야 하나, 삼락회·금빛평생봉사단 등 퇴직교원단체, 사설학원 관계자 단체 등에 법령상 근거없이 지원하거나, 교육과 무관한 민간행사에 예산을 선심성으로 지원해 재정낭비를 초래한 경우도 있었다.

※ 부산교육청은 퇴직교원단체인 금빛봉사단 운영비로 1천1백만원을 지원하였고, 광주교육청은 퇴직교원단체인 삼락회 회지 제작비로 5백만원을 지원

※ 서울교육청과 전북교육청은 학원강사 연수비로 각각 1억원, 3천만원을 지원하였으며, 경북교육청은 학원관계자 나라사랑 운동지원 명목으로 울릉도·독도 탐방비용 등에 1천5백만원을 지원

※ 교육과 무관한 사업(예시) : 3.1절 마라톤대회 지원금(전남·광주교육청, 각 1천만원), 한일여자배구대회 지원금(광주교육청, 1천만원), 도민생활체육대회 용품지원(제주교육청, 5백만원), 생활체육 배드민턴 대회 지원금(광주교육청, 5백만원) 등

<유력인사 방문학교 등에 선심·편중지원 사례>

교육감이나 교육위원 등 유력인사가 방문한 학교에 비품·기자재 구입, 격려금·포상금, 업무추진 등의 명목으로 선심지원하거나 특정학교에 편중지원 되는 사례도 빈발하고 있었다.

이와 같이 16개 시·도 교육청이 예산을 쌈짓돈처럼 무분별하게 집행하는 원인에 대해 국민권익위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일반적으로 예산은 세부사업별로 편성해 지방의회의 타당성 심의를 거쳐 집행되지만, 특별교육재정수요 지원비는 세부사업 없이 총액으로만 편성되어 시·도 교육청의 교육감이 재량으로 집행이 가능해 선심성 행정의 원인이 되며, 결과적으로 의회의 예산심의권을 침해할 소지도 있다.

또한, 예측하지 못한 사업에 사용되는 예비비는 총액으로 편성되지만 지방의회의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어 대부분 불용되고(’08년도는 0.3%만 집행), 특별한 교육수요에 집행되는 특별교부금 제도가 있는데도 굳이 유사성격의 제도를 통해 예산을 중복 편성함으로써 재정의 비효율적 운영과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교육현장에서 연고·온정주의와 부정한 청탁 등을 차단하고 교육예산의 낭비를 방지하기 위해 ▲ 특별교육재정수요지원제도 폐지, ▲ 시·도 교육청의 예산편성·집행에 대한 감독 강화, ▲ 선심성 예산집행 등 부당 사례 발생시 16개 시·도 교육청에 대한 보통교부금 감액 등의 개선안을 마련해 교육과학기술부와 시·도 교육청이 내년부터 시행토록 할 계획이다.

황보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