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 컸으면”…그럼 성장판부터 검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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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2-03-16 11:53 댓글 0본문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을 둔 김희선(가명)씨는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걱정이 태산이다. 아이의 키는 1백10센티미터. 같은 반 여학생들보다 작다. 김씨는 “할아버지도 키가 작았다는 말을 듣고 더 초조해졌다”고 말한다. 김씨는 요즘 종합병원을 찾아 성장요법과 성장호르몬 주사에 대해 알아보고 있다.
아이들의 키는 약간씩 개인차가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성장 패턴을 가지고 있다. 평균 키는 출생 시 약 50센티미터로 생후 1년간 25센티미터쯤 성장하고 그 후 2년까지 12.5센티미터 정도 더 자란다. 그 뒤로 1년에 6센티미터씩 자라고 급성장기인 사춘기가 찾아오면 연간 8~10센티미터 정도 큰다.
그렇다면 아이의 키가 자라는 원리는 무엇일까. 성장기 아이들의 키는 성장판(成長板·골단연골)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보통 “성장판이 닫히면 키 성장이 멈춘다”는 말을 자주 하는데, 이는 전혀 근거 없는 말이 아니다.
성장판은 관절과 직접 연결되는 뼈의 끝 부분에 있는 연골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이 연골 부분이 뼈와 같은 골질로 변하면서 뼈가 자라고 키가 커지는 것. 따라서 성장판이 닫혀 활동을 멈추면 자연히 키 성장도 멈출 수밖에 없다.
성장호르몬 치료 필요한 경우는 극히 일부
신촌세브란스병원 소아내분비과 김호성(53) 교수는 “최근 몇 년 사이 키가 작다는 이유로 아이를 데리고 상담을 받으러 오는 부모들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성장호르몬 주사로 저신장을 치료한다’ 는 뉴스를 접하고는 직접 호르몬제에 대해 묻는 부모도 많다.
하지만 이들 중 성장호르몬 치료가 꼭 필요한 경우는 극히 일부분이다. 김 교수는 “진찰을 받으러 온 아이 중에는 유전병이나 염색체 이상 등 질병이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정상 범위에 포함돼 있다”며 “단지 키가 작을 뿐”이라고 말했다.
의학적으로 ‘저신장’이란 ‘같은 민족, 나이, 성별의 집단 표준 성장 분포에서 1백명 중 앞에서 세 번째 미만인 경우’를 말한다. 상대적인 개념이기 때문에 ‘키가 몇 센티미터 이하는 저신장’이라는 구분은 맞지 않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또래 친구들보다 10센티미터 이상 키가 작거나, 1년 사이 평균 성장이 4센티미터에 미치지 못한다면 저신장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저신장으로 판정받은 아이들은 먼저 원인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으로 운동요법이나 호르몬 주사 등을 통해 성장에 필요한 자극을 줘야 한다. 이때 성장판 검사를 통해 키를 예측한다.
김 교수는 “성장판의 개폐 여부는 엑스레이(X-ray) 촬영으로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면서 “10세 이전인 아이는 손과 손목뼈를 촬영하며 10세 이후인 아이는 발뒤꿈치를 촬영해 판독한다”고 설명했다. 검사 결과 예측키가 너무 작으면 부모와 상의해 호르몬제를 투여해야 한다. 최근에는 투약용량이 자동으로 조절되는 전자식 주사기가 보급돼 많이 사용되고 있다. 특히 바늘이 안 보이게 숨겨져 있어 주삿바늘을 무서워하는 어린이에게도 쉽게 투약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균형 있는 영양섭취가 우선이라고 했다. 편식은 절대로 금물, 비만도 조심해야 한다. 운동은 뛰거나 걷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다. 과도한 중량 운동이나 무리한 다이어트는 성장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키 성장을 위해서는 수면 습관의 중요성도 빼놓을 수 없다. 성장호르몬은 깊이 잠들었을 때 활발하게 분비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