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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암+방사선+표적치료’ 3종 세트로 진행성 간암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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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0-07-1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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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명 병기 낮아져 수술 및 이식 가능해져

-- 2015년 신 모 씨(당시 64세)는 복부에 묵직한 불편감이 있어 병원을 찾았다. 검사를 통해 간암이 발견되었고, 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인 ‘간문맥’까지 퍼져 있었다. 간암 지표인 알파태아단백(AFP) 지수는 기준치 9의 2,300배가 넘는 21,462, 비타민K결핍유도단백(PIVKA-Ⅱ) 수치는 기준치 35의 225배가 넘는 7,878을 기록했다. 그러나 ‘항암제 방사선 복합치료(CCRT)’를 받았더니 수치가 떨어졌고, 암 크기가 줄어들었으며, 이후 수술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현재까지 완치 상태가 잘 유지되고 있으며 AFP는 5.9, PIVKA-Ⅱ는 30으로 정상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연세암병원간암센터가 수술 등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 치료와 동시에 간에 항암약물을 직접 투여해, 생존율을 높이고 일부 환자는 병기가 낮아져 간 절제 및 간 이식까지도 가능해졌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방사선·항암 병행 치료 후 표적치료제를 사용한 경우 환자 절반 이상이 암세포가 30% 이상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

진행성 간암의 표준치료법은 근본적 치료가 아닌, 증상 개선을 목적으로 하는 ‘완화적 치료’다. 진료 현장에서는 이들 환자에게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sorafenib)이 주로 권고되고 있으나, 생존 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2~3개월에 그친다.

이는 표적치료제의 특성상 종양이 치료제에 반응해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유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소라페닙의 경우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정도가 약 3% 정도다.

종양 자체가 줄어들지 않으면 이후 완치를 목표로 하는 치료 자체가 불가능하며, 생존 기간을 추가로 늘리기 어렵다. 종양 크기가 축소돼야 종양을 수술로 절제하거나, 간 이식을 통해 장기간 생존을 기대할 수 있다.

연세암병원 간암센터 연구진은 47명의 진행성 간암 환자를 대상으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이들 환자는 진행성 간암 중에서도 종양의 크기가 크거나, 간문맥(간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침범이 있거나, 높은 종양표지자 수치로 인해 항암치료만으로는 안 좋은 예후를 보일 것으로 생각되는 환자들로 구성됐다.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은 간동맥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한다. 방사선 효과를 증진해 종양축소 효과를 높이고, 동시에 간 내 전이를 억제한다.

또한 간동맥으로 항암제를 주입해, 오심, 구토, 식은땀, 어지럼, 호흡곤란 등 항암제 전신독성 반응이 나타날 가능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해,  한 달이 지난 후,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종양 반응을 보인 환자)는 44.7%였다.

이후 47명 중 34명은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 치료를 받았다.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한 환자는 53.2%로 약 8.5%의 환자가 추가로 호전됐다.

특히 전체 47명 중 9명(19.1%)은 치료 후 병기가 낮아져 완치를 위한 간 절제술 또는 간 이식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진행성 간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이 약 12개월인 것에 비해, 실험군 47명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24.6개월로 생존율이 향상됐다.

특히 간문맥에 암세포 침범이 있는 환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13개월로 높게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이 환자들의 생존 기간은 ▲항암치료를 받지 않고 보존적 치료를 받았을 때 2~4개월 ▲소라페닙으로 치료를 받은 경우 6~8개월이다.

전체 47명 환자 중 부작용은 설사(36.2%), 항암치료 후 손과 발이 붓고 저리거나, 감각이 이상해지면서 붉어지고, 가려워지는 수족증후군(34%)이었으며,  증상 개선을 위한 대증적 치료로 부작용은 효과적으로 관리됐다.

논문의 제1저자인 소화기내과 김범경 교수는 “진행성 간암 환자들의 생존 기간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우수한 치료 결과를 얻었다”며, “소라페닙 단독 요법은 종양이 줄어드는 비율이 3% 정도로 보고되나, 이번 연구에서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을 받은 후 표적치료제인 ‘소라페닙’으로 유지 치료를 받은 경우 절반이 넘는 53.2%의 환자들이 종양 크기가 30% 이상 감소해, 이 방법이 진행성 간암 환자에서 우수한 생존율을 얻을 수 있는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행성 간암에서 간 대상 동시항암화학방사선요법과 소라페닙의 효용성과 안정성: 전향적 2상 임상연구’라는 제목으로 방사선종양학 분야에서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International Journal of Radiation Oncology, Biology, Physics’(IF 6.203)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연세암병원 간암센터에서 국내 최초로 고안한 간암 치료법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LD-CCRT)’은 2002년에 처음 논문으로 ‘대한간학회’지에 발표됐고, 2008년에 처음 파일럿 시험(pilot trial)으로국제 학술지 ‘Cancer’에 보고했다.

현재 일본, 동남아 등 여러 나라에서 적용되고 있으며,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고 부작용을 줄이고자 여러 고도화 작업을 거쳤다.

방사선종양학과 성진실 교수는 “방사선-간동맥항암화학 병용요법은 적합한 환자를 잘 선별할 소화기내과 의사가 중심이 되어, 방사선종양학과, 항암제 투입 도관을 잘 넣을 수 있는 영상의학과가 모두 있어야 가능하다”며, “실제 임상에서 이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LD-CCRT를 적용하고, 이후 수술 또는 이식까지 가서 완치를 경험하는 환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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