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의 ‘르네상스 시대’ 열린다 > 경제/포커스

분당서울대병원(원장 이철희) 척추센터가 지난 12월 10~11일, 양일간 국내 최초로 로봇을 이용한 척추 유합술을 각각 척추관 협착증 환자와 흉추 전이성 척추 종양 환자에게 시행, 성공리에 마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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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술에 사용된 로봇은 마조 로보틱스(Mazor Robotics)사의 ‘르네상스(Renaissance)’다. 정형외과 김호중, 염진섭 교수팀이 시행한 로봇을 이용한 척추 유합술은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동시에 척추 마디 사이로 흘러나온 디스크를 제거하고, 빈 공간에 케이지(일종의 고정물)를 삽입 한 후 나사못으로 고정시키는 수술이다.

환자는 수술을 받은 후 허리 통증이나 다리의 여러 복합적인 신경 증세가 호전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나사못이 정확한 위치에 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르네상스 로봇시스템은 환자의 CT 영상을 프리-플래닝(Pre Planning) 소프트웨어를 통해 3차원 영상으로 재현시켜 수술을 위한 절개를 시행하기 전, 나사못을 삽입할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수술 중에는 베드에 미리 설치된 수술 마운팅 플래폼을 이용하여 계획된 위치에 정확하고 안전하게 나사못을 삽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신경외과 현승재 교수는 “이제까지 로봇 수술은 섬세함이 요구되는 비뇨기과 수술 등에 주로 사용되어 왔지만, 그 못지 않게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고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증가하고 있는 척추 수술에도 로봇이 도입됨으로써, 앞으로 환자들이 보다 더 안전하고 질 높은 수술을 받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에 주목해야하는 이유는 로봇 수술의 도입으로 향상된 수술의 정확성 뿐 만이 아니다. 르네상스 로봇시스템은 수술 중 C-Arm으로 나사 삽입 위치를 수시로 확인해야했던 기존 수술과는 달리, 미리 정확한 삽입 위치를 파악한 후 수술을 시작하기 때문에 수술 중 환자가 필수적으로 노출되어야만 했던 방사선량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데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감소함에 따라 추후 재수술의 가능성 또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르네상스 로봇시스템을 국내보다 먼저 도입해 척추 수술에 사용하고 있는 미국 및 유럽 소재 병원들의 연구 논문에 따르면, 로봇을 이용한 635건의 척추유합술에 사용된 3,271개의 나사 삽입 정확도는 최소 침습 수술에서의 경우 98.3%에 달했으며(Spine J. 2010.35(24):2109-2115), 수술 중 노출된 방사선 정량은 약 56% 줄어들었고, 부작용의 위험과 재수술 건수가 각각 48%, 46% 가량 감소했다.(Eur Spine J. 2011;20(6):860-868)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김호중, 염진섭 교수팀은 “국내 환자에서의 로봇 수술 도입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향후 르네상스 로봇 수술시스템을 활용한 척추 수술을 무작위 배정 임상 시험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광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