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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3시간 이상 일하면 뇌출혈 발생 위험 94%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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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4-04-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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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근로자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2천92시간으로, OECD 국가 중 2번째로 근로시간이 길고, 평균 치 보다도 420시간 더 오래 일한다.(2012년 기준) 최근에는 해외에서 ‘주말에도 일하는 나라’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장시간 근로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경기 불황이 지속되고 양극화가 심화된 현실 속에서 실제 노동자들은 여전히 근로 조건의 개선을 체감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주위에서 만성피로증후군에 시달리는 직장인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런데 이렇게 긴 근무 시간이 뇌출혈(출혈성 뇌출혈) 발생 위험 또한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루 평균 13시간 일하는 사람은 4시간 일하는 사람보다 뇌출혈 발생 위험이 무려 94%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김범준 교수는 최근 ‘과로와 출혈성 뇌졸중의 위험성’을 주제로 우리나라 근로자의 노동 조건과 출혈성 뇌출혈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이 같이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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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준 교수팀은 출혈성 뇌졸중 환자 940명과 정상인 대조군 1,880명의 직업, 근무시간, 근무 강도 및 교대 근무 여부를 수집하여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뇌출혈 발생 위험은 하루 평균 노동시간, 노동 강도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하루 평균 노동시간이 13시간을 넘는 노동자는 하루 4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사람보다 뇌출혈이 발생할 위험이 94%나 높았으며, 우리나라 직장인의 대부분이 해당하는 9-12시간 노동자의 경우에도 그 위험이 38%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무 강도도 뇌출혈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육체적으로 격한 근무를 1주일에 8시간 이상 지속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뇌출혈 발생 위험이 77% 높았다. 이 경우 격한 근무를 1시간만 줄여도 위험도가 30%로 떨어졌다.

 

또 사무직(화이트 칼라) 종사자에 비해 신체 움직임이 많은 생산직(블루 칼라) 종사자는 뇌출혈 발생 위험이 약 33% 더 높았다. 반면, 주야 교대 근무의 여부와는 특별한 관련이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신경과) 김범준 교수는 “과도한 업무로 인한 과로가 사망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은 이전부터 잘 알려있었으나, 이번 연구는 노동 조건이 출혈성 뇌졸중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보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물론 이번 연구에서 노동자의 근무 조건이 직접적으로 뇌출혈의 위험성을 높이는 메커니즘은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노동 강도가 증가하면서 스트레스가 가중 되고, 혈압이 상승되는 등 생물학적 요인의 일부가 관여했을 것으로 추측된다”며 “또 격무에 시달리는 노동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이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고, 고혈압 등의 문제가 생기더라도 시간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이를 치료하기 쉽지 않다는 점도 관련되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근로개정법에 명시된 법정근로시간은 주 5일, 40시간이다. 최근에는 초과 근무를 포함한 법정근로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려는 법안도 발의됐다. 고용노동부는 2013년 업무보고를 통해 장기간 근로를 개선할 목적으로 ‘휴일근로를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 ‘근로시간 특례업종 조정(26->10개)’ 등의 방안을 마련했다.

 

긴 노동 시간이 오히려 생산성을 저하시키고, 근로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대두되면서, 국가 차원에서도 이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김범준 교수는 “건강을 위해서도 퇴근 후 적당한 운동과 휴식 등으로 에너지를 충전하고,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특히 평소 혈압이 높은 사람은 과로하지 않는 것이 뇌출혈을 예방하는데 있어 최선의 방법이며, 장시간 근로가 불가피한 상황일수록 혈압관리와 함께 금주와 금연 등 생활습관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뇌졸중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troke) 최근호에 실렸다.  유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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